이진형 스탠퍼드대 교수 "10년 후엔 치매·뇌전증 극복될 것"

이춘희 2024. 3. 15. 06:01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앞으로 10년 후면 치매·뇌전증(간질)·파킨슨병·자폐·수면 등의 뇌 질환은 다 극복돼 있을 것이다."

한인 여성 최초의 스탠퍼드대 종신교수로 세계적 뇌과학자인 이진형 스탠퍼드대 신경학·생명공학과 종신교수는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해 열린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 '메디컬 코리아'에서 'AI와 뇌 건강의 미래: 뇌 디지털 트윈 생성'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과 이어진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스탠퍼드대 신경생명공학 종신 교수
'디지털 트윈'으로 뇌질환 진단·치료 매진
엘비스, 올해 뇌전증 진단 솔루션 출시
치료제 개발도…2035년 치매藥 출시 목표

"앞으로 10년 후면 치매·뇌전증(간질)·파킨슨병·자폐·수면 등의 뇌 질환은 다 극복돼 있을 것이다."

이진형 스탠퍼드대 교수가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메디컬코리아에서 기자들과 인터뷰하고 있다.[사진=이춘희 기자]

한인 여성 최초의 스탠퍼드대 종신교수로 세계적 뇌과학자인 이진형 스탠퍼드대 신경학·생명공학과 종신교수는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보건복지부가 주최하고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주관해 열린 글로벌 헬스케어 콘퍼런스 '메디컬 코리아'에서 'AI와 뇌 건강의 미래: 뇌 디지털 트윈 생성'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과 이어진 인터뷰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이 교수는 "뇌 질환 치료의 기본적인 목표는 뇌 기능의 정상화"라며 "체중 관리를 위해 체중을 재듯이, 이를 위해서는 뇌 기능을 측정할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의 기술 수준은 전혀 이 같은 수준에 다다르지 못한, 마치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것 같다고 짚었다. "의사와 문답하거나 설문지 작성을 통해 뇌 기능을 측정하는 게 최첨단 치매 검사"라며 "무릎이 까졌는지 팔꿈치가 까졌는지도 모르고 치료하는 게 뇌 질환의 현주소"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가 찾아낸 해답은 '디지털 트윈'이다. 실제 세계에 있는 사물 등을 가상 환경에 정교하게 재현해 마치 '디지털 쌍둥이'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뇌가 어떻게 동작하는지를 파악하고, 병이 있다면 진단과 함께 치료제의 효과도 예측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진형 스탠퍼드대 교수가 1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메디컬코리아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사진제공=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이 교수는 2013년 이 같은 연구를 바탕으로 한 스타트업 엘비스(LVIS)를 창업한 기업가이기도 하다. '뇌 속 회로를 생생히 시각화한다(Live Visualization of Brain Circuits)'는 뜻이 담긴 이름이다.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두고 한국에서도 서울에 이어 최근 대구 지사를 마련했다.

2026년 나스닥 상장을 목표로 하는 엘비스의 주력 상품은 두뇌 회로 분석 플랫폼 뉴로매치다. 올해 중으로 한국과 미국 등 전 세계에 뇌전증 진단 솔루션을 출시한다. 이를 시작으로 2025년 알츠하이머성 치매와 수면, 2027년 파킨슨병과 자폐 진단 솔루션을 선보일 계획이다. 뇌전증을 첫 대상으로 삼은 데 대해서는 "모든 환자의 질환이 똑같지 않아 단순히 한 개의 질환으로 볼 수 없다고 보고 첫 솔루션으로 잡았다"며 "치매나 자폐 환자에게서도 많이 나타나는 만큼 다양하면서도 중요한 질환이라고 봤다"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진단을 시작하니 치료도 어떻게 하는지 알게 됐다"며 한 발 더 나가 치료제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약물 위주 치료법을 구상하고 있는 치매의 경우 2030년께에 치료제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외 다른 4개 주요 질환도 각 질환의 특성에 맞는 약물, 전자약 등 다양한 치료법을 구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 교수는 의사들도 뉴로매치 솔루션에 대해 호의적인 반응을 보일 것으로 기대했다. 그는 "미국은 일반 신경과 전문의가 인구 2만3259명당 1명밖에 없어 환자가 의사를 만나기도 굉장히 어렵고, 한국은 훨씬 더 적다"며 "의사들도 업무 부담을 감당할 수 없는 상황인 만큼 뉴로매치가 굉장히 일을 잘하는 조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 단계로 주력하고자 하는 연구로는 인공지능(AI)을 꼽았다. 이 교수는 "뇌가 어떻게 동작하는지를 알아내는 과정에서 'AI도 이렇게 하면 되겠다'는 걸 알게 돼서 빠르게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세끼 밥만 먹고도 뇌의 활동을 다 하는데 AI 서버는 엄청난 에너지를 쓴다"며 "이러한 차이는 계산 방식이 다르기 때문이고, 좀 더 지성에 가까운 AI를 만드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춘희 기자 spring@asiae.co.kr

Copyright © 아시아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