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힘내라! 대한민국] 첨단산업에 AI·빅데이터 입혀 미래 먹거리로 키운다
악화된 경영 환경 속에서도 성장동력 확보에 나선 국내 기업들
성장 분야 기술 확보 위해 집중 투자
초거대 AI 개발해 분야별 맞춤 활용
매 분기 디지털 강의·혁신사례 발표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경쟁력 강화
지난해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이 전년 대비 1.4% 증가하는 데 그치며 팬데믹 이후 3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소비와 수출, 수입 증가세까지 둔화하면서 국내 경제의 저성장 기조가 장기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상황 속에서도 국내 기업들은 연구개발(R&D)를 확대하고 설비투자를 강화하는 등 악화된 경영 환경을 극복하기 위해 힘쓰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시설 투자에 약 53조원을 투입하고 4분기 연구개발비로 7조5500억원을 투입하는 등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시장이 커짐에 따라 첨단공정 생산 능력 확대에 집중하는 등 AI 반도체 생태계를 확장할 다양한 메모리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또한 가전 전반에 AI 기술 적용을 확대해 고객 맞춤형 초연결 생성AI 경험을 제공하고, 디지털 헬스 등 미래 성장 분야의 기반 기술을 확보하기 위해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SK그룹도 앞선 기술로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연구개발에 한창이다. SK온의 어드밴스드 SF 배터리는 지난 6일 한국배터리산업협회가 주관하는 ‘2024 인터배터리 어워즈’에서 ‘급속충전 최고혁신상’을 수상하는 성과를 거뒀다. SK이노베이션의 계열사인 SK엔무브는 지난 2022년 국내 최초로 데이터센터 열관리를 위한 냉각 플루이드 개발에 뛰어들며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퓨처마켓인사이트에 따르면 냉각 플루이드를 활용한 열관리 시장 규모는 2022년 약 3억3000만 달러(약 4400억원)에서 2032년 약 21억 달러(약 2조8000억원)까지 늘어날 전망이다.
구광모 ㈜LG 대표 취임 후 AI를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LG그룹은 오는 2026년까지 AI·데이터 분야 연구개발에 3조 6,000억원을 투입할 계획이다. 미래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2020년 설립한 LG AI연구원은 지난해 7월 초거대 멀티모달 AI ‘엑사원 2.0’을 공개하고 이를 활용한 화학, 바이오, 제약, 의료, 금융 등 분야별 특화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LG전자는 기존 가전사업에 AI를 접목하는 온디바이스 AI 구현에 속도를 내고 있다. 빅테크뿐 아니라 혁신 기술과 아이디어를 보유한 유망 스타트업과 협업하며 새로운 고객경험 창출에 힘쓰고 있다.
GS그룹은 IT 전문가 중심으로 추진해 온 디지털전환(DX) 활동을 사업 현장 중심으로 추진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사장단이 모두 참여하는 ‘AI 디지털 협의체’를 분기마다 개최하고 외부 강의와 사내 혁신사례 발표 등을 통해 사장단이 직접 생성AI 사용법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롯데그룹도 전사적인 AI 도입을 통해 혁신에 나서고 있다. 지난 7일 그룹의 AI 역량 강화를 위해 ‘2024 롯데 CEO AI 컨퍼런스’를 개최하고 커머스, 디자인, 제품 개발, 의료, 에너지 등 다양한 분야의 AI 활용 방안을 논의했다. CEO가 먼저 AI에 대한 이해도를 높이고 비즈니스 적용 방안을 논의하고자 하는 취지다.
LS그룹도 디지털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춰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에 AI, 빅데이터, 스마트에너지 기술 등을 접목하고 있다. LS전선은 올해부터 스마트팩토리 구축을 본격 추진하기 위해 강원도 동해시 해저케이블 공장에 제조운영관리(MOM) 시스템을 도입했다. MOM은 원료 입고부터 제품 출하까지 모든 공정 데이터를 디지털로 기록·관리하는 시스템이다. LS일렉트릭은 정보기술(IT) 전문기업 LS ITC의 기술을 활용해 전력·자동화 사업을 고도화하고 디지털 제품과 관련 사업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친환경 모빌리티 경쟁력을 강화하고 미래 모빌리티 비전을 구체화하기 위한 혁신을 지속하고 있다. 내년에 완공될 울산 전기차(EV) 전용공장에는 ‘싱가포르 글로벌 혁신센터(HMGICS)’에서 실증 개발한 제조 혁신 플랫폼을 적용해 스마트 물류 시스템을 구축하고 글로벌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해 생산 차종을 다양화할 수 있도록 조립 설비 자동화를 추진할 예정이다.
올해 포스코그룹은 밸류체인의 시작점인 원료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리튬과 니켈을 상업 생산하는 원년으로 삼았다. 지난해 전남 율촌산업단지에 광석리튬 기반 수산화리튬공장을 준공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에는 아르헨티나 현지 염수리튬 기반 수산화리튬공장을 준공할 예정이다. 한화그룹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해 항공우주, 친환경에너지, 디지털 금융 사업을 육성하고 있다. 국내에서 유일하게 우주 발사체부터 관측·통신 위성, 탐사 등 전반을 다루는 ‘우주 밸류체인’을 구축 중이며 우수 인재 영입을 위한 투자 규모도 확대하고 있다.
두산그룹은 성장 가능성이 높은 친환경 에너지 사업과 기계·자동화 사업, 반도체와 첨단소재 사업을 중심으로 미래를 준비하고 있다. 효성그룹은 국내 대표 소재기업으로서 쌓아온 원천기술력을 바탕으로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혁신적 소재에 대거 투자하며 성장 동력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효성티앤씨는 세계 최초로 옥수수 추출 원료를 가공해 바이오 스판덱스를 상용화한데 이어 바이오 스판덱스 생산량을 늘리고 친환경 의류 소재시장 저변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동국제강그룹의 지주사 동국홀딩스는 기업형 벤처캐피탈(CVC)을 설립해 철강 관련 소재·부품·장비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물류·IT 등 그룹의 기존 사업과 연관된 신수종 사업 발굴에 힘쓸 계획이다. 에쓰오일은 2050년 넷제로 달성을 목표로 탄소경영 시스템을 고도화하고 있으며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한 중장기 투자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특히 수소의 생산, 유통, 판매에 이르는 수소 산업 전반에 진출해 새로운 먹거리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김경미 기자 gaem@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재용 오늘도 신고 나왔다” 나이키 굴욕 준 ‘9만원 신발’ | 중앙일보
- "혼인신고 하면 바보"…연봉 1.3억 부부, 차라리 미혼모로 산다 왜 | 중앙일보
- 국영수 1등 엄마만 안다…숨겨진 '대치동 학원' 다 깠다 | 중앙일보
- 김창완, 23년만에 라디오 하차…"귀가 닫히는 느낌" 끝내 눈물 | 중앙일보
- "기독교 기도, 무슨 무당이냐" 강원용 목사가 호통친 이유 | 중앙일보
- "이제 5명이 가슴 만질텐데, 女환자 빤스런" 의대증원 반대글 논란 | 중앙일보
- 남친과 절친의 '잘못된 만남'…바퀴벌레 속 20대 여성 일기장엔 | 중앙일보
- "반납? 100만원 줘도 안해!"…운전면허에 자존심 건 어르신들 [르포] | 중앙일보
- 5·18 도태우, 목발 정봉주 공천 취소…여야 '막말후보' 잘랐다 [총선 리스크 비상] | 중앙일보
- "구자룡 누구냐" "황희 뭘 했나"…최대관심은 "동네 싹 갈아엎자" [총선 핫플레이스] | 중앙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