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검핵관 vs 대장동 변호사…'신인 법조인' 공천 여야 22명
4·10 총선의 여야 공천 과정에서 법조인 출신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국민의힘에서는 ‘검핵관’(검찰 출신 핵심 관계자)이, 더불어민주당에서는 ‘대장동 변호인’이 잇따라 공천장을 거머쥐었다. 여는 야를 향해 “방탄 공천”이라고, 야는 여를 향해 “검사 독재”라고 공격한다.
중앙일보는 14일 현재 공천이 확정된 국민의힘과 민주당 후보 중 법조인 비율을 따져봤다. 국민의힘에서 공천을 확정한 후보 245명 중 검사 출신 19명, 판사 출신 9명, 변호사 18명으로 모두 46명(18.8%)이었다. 239명이 공천장을 받은 민주당 후보 중에는 검사와 판사 출신이 각 6명, 변호사 29명으로 41명(17.2%)이었다. 국민의힘이 5명 많다.
법조인 출신을 총선이나 지방선거 출마 경험이 없는 신인으로 좁히면 국민의힘은 검사 출신 5명, 판사 출신 2명, 변호사 3명으로 10명이었다. 민주당은 검사 출신 5명, 변호사 출신 7명으로 12명이었다. 민주당이 2명 많다.
같은 신인 법조인 공천이라도 여야 후보의 스타일은 천차만별이었다. 여당은 대통령실 출신 검핵관 공천이 이목을 끌었다. 주진우(부산 해운대갑) 후보는 윤석열 대통령이 대검 중수2과장일 때 부산 저축은행 사건을 함께 수사했다. 대선 때는 캠프 법률팀을 이끌었고, 정부 출범 뒤엔 대통령실 핵심 보직인 법률비서관을 맡았다. 특수부 검사 출신인 이원모(경기 용인갑) 후보는 ‘윤석열 사단’의 일원으로 대통령실 인서비서관을 거쳐 국회 입성을 노린다. 윤 대통령이 이 후보를 중매 서 준 인연도 있다.
최근 선거결과가 야당에 유리했던 지역에 도전장을 낸 검사 출신도 있다. 김진모 전 서울남부지검장은 충북 청주서원, 최기식 전 차장검사는 경기 의왕-과천, 심재돈 전 부장검사는 인천 동-미추홀갑에서 공천을 받았다. 이외에도 서울 양천갑의 구자룡 변호사, 대전 서갑의 조수연 변호사, 서울 강북갑의 판사 출신 전상범 후보 등이 공천을 확정했다.
민주당은 이 대표가 연루된 대장동·백현동·위례·성남FC 사건 관련 변호인을 전진 배치했다. 이 대표의 대장동·백현동 사건을 변호하고 법률특보도 맡았던 박균택 전 광주고검장은 민주당 텃밭인 광주 광산갑 후보로 확정됐다. 역시 텃밭인 광주 서을의 공천장을 받은 양부남 전 부산고검장은 이 대표의 사법리스크 대응·관리를 총괄하는 당 법률위원장을 맡아 ‘호위무사’로 불린다.
이 대표의 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대장동 사건을 변호한 김기표 후보는 경기 부천에서 공천을 받았다. 정진상 전 당대표 정무조정실장의 뇌물수수 사건 변호를 맡은 김동아(서울 서대문갑)·이건태(경기 부천병) 후보도 공천장을 받았다. 김동아 후보는 7일 서대문갑 청년 경선에서 탈락했지만, 하루 뒤 전략공관위 결정으로 최종 3인 후보에 포함됐고 11일 경선에서 승리해 논란을 일으켰다.
이외에도 친문·반윤 검사로 불리는 이성윤 전 서울중앙지검장이 전북 전주을에서 공천을 확정했다. 문재인 정부를 휘청이게 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 투기 의혹을 처음 폭로한 김남근 변호사는 서울 성북을,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 모임(민변) 소속 이영선 변호사는 세종갑에서 공천을 받았다. 민주당의 변호사 신인 후보 7명은 모두 민변 출신이다.
이른바 제3지대의 조국혁신당은 반윤 색채가 짙은 박은정·이규원 전 검사와 차규근 전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을 영입했다. 박 전 부장검사는 2020년 법무부 감찰담당관 시절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 ‘찍어내기’ 감찰에 관여한 의혹이 있다. 또 ‘채널A 사건’과 관련해 한동훈 당시 검사장을 감찰하면서 확보한 자료를 법무부 감찰위원회에 무단 제공한 의혹으로 해임됐다. 이 전 검사와 차 전 본부장은 ‘김학의 불법 출국금지’ 혐의로 기소돼 재판을 받고 있다.
손국희ㆍ장서윤ㆍ전민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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