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겨냥…강원래 “가해자가 사과했다 하면 원망할듯”

권남영 2024. 3. 15. 04:48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24년 전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그룹 클론의 멤버 강원래가 "가해자를 원망한 적 없지만 그가 내게 사과했다고 말하고 다닌다면 원망스러울 것 같다"면서 '목발 경품' 발언의 거짓 사과 논란 등으로 물의를 빚은 정봉주 의원을 에둘러 비판했다.

강원래는 "살면서 여태 불법유턴한 차의 운전자인 가해자를 탓해 본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면서 "그가 누군지도 모르고 단 한 번 뵌 적도 없다. 그냥 사고는 제 운명이라 자책하며 행복을 찾아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가수 강원래. 강원래 인스타그램 캡처


24년 전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은 그룹 클론의 멤버 강원래가 “가해자를 원망한 적 없지만 그가 내게 사과했다고 말하고 다닌다면 원망스러울 것 같다”면서 ‘목발 경품’ 발언의 거짓 사과 논란 등으로 물의를 빚은 정봉주 의원을 에둘러 비판했다.

강원래는 14일 인스타그램에 “24년 전 불법 유턴 차에 부딪혀 장애인으로 새 삶을 살게 됐다”면서 사고 이후 병원 치료를 받는 모습과 휠체어를 탄 자신의 사진을 공개했다. 앞서 그는 2000년 11월 9일 오토바이 운전 중 불법 유턴 차량과 충돌해 하반신 마비 판정을 받았다.

강원래는 “살면서 여태 불법유턴한 차의 운전자인 가해자를 탓해 본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면서 “그가 누군지도 모르고 단 한 번 뵌 적도 없다. 그냥 사고는 제 운명이라 자책하며 행복을 찾아 잘 지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하지만 가해자분이 저에게 미안했다고 사과했었다며 말하고 다니면 평생 그를 원망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교통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된 가수 강원래. 강원래 인스타그램 캡처


강원래가 24년 전 사고 이야기를 꺼낸 이유를 두고 일각에서는 정 전 의원 논란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이와 관련해 강원래는 정 전 의원 논란을 겨냥해 쓴 게 맞다고 이날 조선닷컴에 직접 밝혔다.

강원래는 “주변에 절단 장애인 친구들이 많은데, 친구들과 얘기하다 이번 일을 알게 됐다”며 “만약 저에게 피해를 줬던 사람이 ‘강원래한테 용서받았어. 사과했어’ 이렇게 말하고 다녔다면, 그동안 미워하진 않았지만 더 미워질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고 매체에 말했다.

그는 정 후보를 저격하거나 상처주려는 의도는 아니라면서도 “정치인의 그 말은 가해자에게 거짓말한 게 아니라 우리에게, 다른 모든 사람들에 거짓말한 것이지 않느냐”며 “정치를 한다는 건 겸손하고 넓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이 리더로서 해야 하는데 변명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어 “그분(목함지뢰 사고 피해자)들은 군인이었고 근무를 하다 사고가 난 걸로 놀림거리가 됐다”면서 “무슨 얘기를 하다 나온 말인진 모르겠지만, 장애인을 유머 코드로 삼는 건 아니다. 장애인 당사자로서 그러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덧붙였다.

정봉주 전 의원. 뉴시스


앞서 정 전 의원은 2017년 7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평창동계올림픽과 관련해 북한 스키장 활용 방안을 놓고 패널들과 대화하다 “DMZ(비무장지대)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이는 2015년 경기도 파주 DMZ(비무장지대)에서 수색 작전을 하던 우리 군 장병 2명이 북한군이 매설한 목함지뢰 폭발로 다리와 발목 등을 잃은 사건을 조롱한 것으로 의심받았다.

이에 정 전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을 통해 “당사자께 유선상으로 사과했다”고 밝혔으나 2015년에 다친 장병들이 정 전 의원으로부터 사과를 받은 바가 없다는 보도가 나오면서 ‘거짓 해명’ 논란으로까지 번졌다.

결국 더불어민주당은 정 전 의원의 서울 강북을 공천을 취소했다. 민주당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이재명 당 대표는 경선을 1위로 통과한 정 후보가 목함지뢰 피해 용사에 대한 거짓 사과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바, 당헌·당규에 따라 해당 선거구의 민주당 후보 재추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지난 11일 서울 강북을 후보 자리를 두고 현역 박용진 의원과 치른 경선에서 승리한 지 3일 만에 공천장을 잃게 됐다.

권남영 기자 kwonny@kmib.co.kr

GoodNews paper ⓒ 국민일보(www.kmib.co.kr), 무단전재 및 수집, 재배포금지

Copyright © 국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