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내 잇단 설화 속… 이재명 “열심히 2번 찍든지 집에서 쉬라”

이동환,신용일 2024. 3. 15. 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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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에서 '목발 경품' 막말과 '거짓 해명' 비판에 휩싸인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이 취소된 가운데 이재명 대표가 14일 "열심히 2번(국민의힘)을 찍든지 아니면 집에서 쉬라"고 발언해 스스로 여권에 비판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민주당 내에선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석연찮은 출국 과정, 5·18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을 한 도태우 변호사 등 여권의 잇단 악재를 공격하며 치고나가야 할 상황에서 정 전 의원의 막말 프레임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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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집서 쉬는 것도 2번을 찍는 것”
與 “숱한 막말에 李대표도 숟가락”
여권 악재 속… 당 내부 “발목 잡힐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대전 중구 으능정이 거리에서 대전 지역 국회의원 및 중구청장 후보들과 함께 시민들에게 인사하며 양손 엄지를 들어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현장 기자회견에서 정봉주 전 의원의 과거 ‘목발 경품’ 발언에 대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 국민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에서 ‘목발 경품’ 막말과 ‘거짓 해명’ 비판에 휩싸인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이 취소된 가운데 이재명 대표가 14일 “열심히 2번(국민의힘)을 찍든지 아니면 집에서 쉬라”고 발언해 스스로 여권에 비판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이날 대전과 세종, 충북 청주 등에서 총선 지원 유세를 한 이 대표는 세종전통시장을 방문해 기자회견을 하던 중 “국민의힘이, 윤석열정부가 정치 잘했다, 나라살림 잘했다, 살만하다, 견딜만 하다 싶으면 가서 열심히 2번을 찍든지 아니면 집에서 쉬시라. 집에서 쉬는 것도 2번을 찍는 것과 같다”고 말했다.

이에 박정하 국민의힘 중앙선대위 공보단장은 곧장 논평을 내고 “국민을 편 가르고 비하한 ‘2찍’ 발언으로 거듭 사과했던 이 대표가 또다시 ‘2번을 찍든지 아니면 집에서 쉬라’는 막말을 쏟아냈다”며 “숱한 막말 속에 이번에는 이 대표가 직접 숟가락을 얹은 셈”이라고 말했다.

박 단장은 “직접 사과했다지만 사과받은 사람이 없었던 정봉주 후보와 사과가 무색하게 또다시 같은 막말을 내뱉은 이 대표가 다른 점이 무엇이냐”며 “민주당에 여러 리스크가 있지만 ‘이재명 리스크’가 당 전체를 수렁에 빠뜨릴 게 분명하다”고 꼬집었다.

민주당 내에선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석연찮은 출국 과정, 5·18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을 한 도태우 변호사 등 여권의 잇단 악재를 공격하며 치고나가야 할 상황에서 정 전 의원의 막말 프레임에 발목이 잡힐 수 있다는 불만이 제기됐다. 의원들 사이에선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의원은 2017년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한 이른바 ‘목발 경품’ 발언과 관련해 지난 11일 페이스북에 “당사자께 유선상으로 사과했다”며 고개를 숙였지만, 당사자들이 사과받은 적 없다고 밝히면서 거짓 해명 논란으로 확산됐다. 이후 정 전 의원은 “당시 군 장병의 연락처를 구하지 못해 발언 이튿날 팟캐스트에서 사과했다”며 “불찰을 인정하고 자숙하겠다”고 전했다.

정 전 의원 발언의 진위 여부를 조사한 민주당은 결국 정 전 의원의 공천을 취소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이 대표는 경선을 1위로 통과한 강북을 정봉주 후보가 목함지뢰 피해용사에 대한 거짓사과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친 바 당헌당규에 따라 해당 선거구의 민주당 후보 재추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당내에선 정 전 의원의 막말과 거짓 사과에 이어 2001년 가정폭력으로 벌금 50만원을 선고받았다는 보도까지 나오자 의혹이 추가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도 있었다.

정 전 의원의 공천이 취소되면서 강북을은 ‘사고지역구’가 돼 전략공천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 전 의원과의 경선에서 패한 지역구 현역 박용진 의원이 재공천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박 의원은 정 전 의원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경선에서 확인됐다”며 “보다 경쟁력 있는 제3의 인물을 데려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동환 신용일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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