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ISS’ 변수 부상

황민혁 2024. 3. 15. 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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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가 고려아연 주주총회 안건들에 대해 사안별로 찬성과 반대를 달리해 권고했다.

고려아연과 영풍은 오는 19일 열리는 고려아연 주총에서 표 대결을 앞두고 있다.

영풍그룹의 핵심 계열사 고려아연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함께 창업한 회사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ISS가 찬성한 안건은 가결 가능성이 크고, 반대한 안건은 부결 가능성이 높다"며 "표 대결에 큰 변수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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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총시즌 맞은 재계 관전 포인트
고려아연 vs 영풍 ‘지분 매입’ 경쟁
ISS, 현금배당 찬성·유상증자 반대
두 가문의 경영권 분쟁 지속 전망
게티이미지뱅크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가 고려아연 주주총회 안건들에 대해 사안별로 찬성과 반대를 달리해 권고했다. 고려아연과 영풍은 오는 19일 열리는 고려아연 주총에서 표 대결을 앞두고 있다. ISS가 어느 일방의 손을 들어주지 않으면서 양측의 지분 경쟁은 계속 이어질 전망이다.

영풍그룹의 핵심 계열사 고려아연은 고(故) 장병희·최기호 창업주가 함께 창업한 회사다. 현재 최씨 일가가 고려아연을, 장씨 일가가 영풍그룹과 전자 계열사를 맡고 있다. 고려아연이 지난 2022년부터 현대차그룹·한화·LG화학 등과 해외 사업을 함께 하며 지분교환을 단행하자 장씨 일가는 “양 집안의 지분 균형에 균열을 가했다”며 반대했고, 양측은 지분 매입 경쟁을 벌이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ISS는 고려아연의 현금배당안(1호 의안)엔 찬성했고, 유상증자 관련 정관 변경(2-2호)엔 반대했다. 두 안건은 고려아연과 영풍 측이 첨예하게 맞붙는 쟁점이다. ISS는 기업의 주총 안건을 분석해 의결권 행사 지침을 제시하는 전문기관으로, 투자자들은 ISS의 의견을 참고해 의결권을 행사하는 경우가 많다.


ISS는 1호 의안에서 고려아연 편을 들었다. 2023년 결산 배당금을 1주당 5000원으로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영풍은 주당 1만원을 줬던 2022년보다 줄어든 규모라며 반기를 들었다. 고려아연 측은 “주주환원율(기업의 순이익 중 자사주 매입과 배당금 지급에 쓴 돈)이 76.3%로 2022년(50.9%)보다 높아졌다”고 반박했다.

2-2호 의안에 관해선 영풍 손을 들어줬다. 외국의 합작법인에만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할 수 있도록 한 규정을 삭제하는 정관 변경안이다. 고려아연은 글로벌 스탠더드에 발맞추는 조처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영풍은 “사실상 무제한적인 제3자 배정 유상증자가 가능해져 기존 주주의 권리 침해가 우려된다”며 반대 입장을 냈다.

정관 변경은 참석 주주의 3분의 2 이상, 발행 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될 수 있다. 영풍 측 지분이 약 32%로 고려아연(33.2%)과 1.2% 차이밖에 나지 않아 애초에 부결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ISS가 찬성한 안건은 가결 가능성이 크고, 반대한 안건은 부결 가능성이 높다”며 “표 대결에 큰 변수는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영풍그룹 내 지분 경쟁은 계속될 전망이다. 장씨 가문 측은 계열사 씨케이, 에이치씨, 시네틱스, 영풍전자 등을 동원해 지난해 총 1950억원 규모의 고려아연 지분을 사들였다. 영풍은 고려아연에서 받은 배당금 등을 바탕으로 올해도 계속해서 지분 매입을 이어가고 있다. 최씨 가문 측도 일가 종친회까지 동원해가며 지분 경쟁에 대응하고 있지만, 공격적인 신사업 투자 등으로 실탄이 충분치 않다. 이에 고려아연 입장에서는 현대차그룹, LG화학, 한화 등 최씨 일가에 우호적인 제3의 기업을 ‘백기사’로 확보하는 데 힘쓰고 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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