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친명횡재’도 모자라 ‘대장동 대박’인가

2024. 3. 15. 0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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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의 변호인인 김동아 변호사가 3월 5일 국회 소통관에서 서울 서대문갑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찐명'으로 분류되는 김지호 전 정무조정부실장, 김 변호사, 한사람 건너 맨 오른쪽은 친명계 민형배 의원. [뉴스1]


이재명·정진상·김용의 변호사 5명 민주 공천


22대 국회의 ‘방탄 정당’ 진용 더욱 뚜렷해져


‘비명횡사 친명횡재’로 요약되는 더불어민주당 공천에 ‘대장동 대박’이 추가됐다. 지난 13일 경선 발표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최측근인 정진상 전 정무조정실장의 뇌물수수 사건 변호를 맡았던 이건태 당 대표 특보가 4선의 김상희 의원을 누르고 경기 부천병 공천을 따냈다. 이 대표의 또 다른 최측근인 김용 전 민주연구원 부원장의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을 변호한 김기표 전 청와대 반부패비서관도 경기 부천을 경선에서 승리했다.

이미 지난주에 이 대표의 대장동 사건을 변호했던 박균택 전 광주고검장이 광주 광산갑 공천을, 이 대표의 사법 리스크 대응을 총괄한 양부남 당 법률위원장이 광주 서을 공천을 각각 따낸 상태였다. 대장동 사건 변호사들은 이번 총선 전까지 해당 지역구 관리를 한 적이 전혀 없지만, ‘친명 프리미엄’이 크게 작용한 경선 구조 덕분에 지역 텃밭 정치인들을 눌렀다. 당 대표의 ‘법률 호위무사’들이 이렇게 대대적으로 공천을 받은 건 전례가 없는 일이라 뒷말이 나오지 않을 수 없다. 게다가 광주나 부천 모두 야당 강세 지역이라 이들이 원내 입성할 가능성도 크다. 여권은 “공천으로 변호사비를 대납했다”고 비난했다.

가장 큰 논란은 정 전 실장의 변호를 맡은 김동아 변호사의 공천이다. 원래 김 변호사는 평택갑 출마를 노리다 불출마 선언을 했으나, 갑자기 청년 전략특구로 지정된 서울 서대문갑에 출마를 선언했다. 출마 회견장엔 친명 인사들이 배석했다. 김 변호사는 후보를 3명으로 추리는 면접에서 탈락했다. 그러나 다음 날 갑자기 당 지도부가 3인에 속했던 성치훈 전 청와대 행정관을 빼고 김 변호사를 부활시켰다. 성 전 행정관이 ‘안희정 성폭력’ 사건 재판에서 피해자를 비방했다며 여성단체들이 출마를 반대했다는 이유다. 그런데 여성단체들이 출마를 반대한 민주당 후보들은 성 전 행정관을 비롯해 강준현(세종을), 남영희(인천 동-미추홀을), 박수현(충남 공주-부여-청양), 양승조(충남 홍성-예산), 조승래(대전 유성갑), 최민희(경기 남양주갑) 후보 등 7명이나 된다. 다른 후보들은 전부 봐주고 성 전 행정관만 콕 집어 탈락시킨 것이다.

(서울=뉴스1) 송원영 기자 = 김동아 변호사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제22대 총선 더불어민주당 서대문갑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24.3.5/뉴스1

최종 3인 경선 방식도 의문이다. 서대문갑 후보를 뽑는 일인데 전국 권리당원 70%와 서대문갑 유권자 30%라는 희한한 룰을 가져왔다. 이렇게 노골적으로 밀어주는데 김 변호사가 공천을 못 받을 리 있었겠나. 대장동 사건은 민주당과는 아무 상관이 없는 이 대표 개인의 문제다. 그렇지만 이 대표가 공당을 방탄에 활용한다는 비판이 끊이질 않아 왔다. 지금 이 대표는 개인 방탄에 불만을 품은 비명계를 몰살시킨 것도 모자라 아예 사건 변호인 여럿에게 금배지를 주려고 한다. 그러니 22대 국회에서 민주당은 방탄 정당의 면모가 더욱 뚜렷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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