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완의 마켓 나우] 2030년에는 애플카 볼 수 있을까
‘애플, 애플카 개발 포기.’ 블룸버그가 2월 27일 대서특필했다. 블룸버그는 10일 애플카는 기업의 결정장애, 기술적 난제와 시장의 현실이 결합되면 회사의 미래를 가로막을 수도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좋은 사례라고 보도했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13일 애플이 신차 개발에 10년 걸리고도 실패했지만, 샤오미는 3년에 해냈다고 보도했다. 호사가들은 극과 극을 달리는 이야기로 바쁘다. ‘애플은 테슬라의 페이스 메이커였네!’, ‘둔화될 2024년 배터리 전기차 시장이 원인’, ‘값싼 중국 배터리 전기차를 결국 극복하지 못했다’와 같은 갖가지 분석이 풍성하다. 역시 꿈이 하나라도 해몽은 여러 개다.
결국 ‘애플카’는 오지 않았다. 2014년 ‘타이탄’이란 프로젝트 이름으로 등장한 애플카는 데모카 한번 보여주지 못하고 셔터를 내렸다. ‘다이슨카와 같은 운명인가’ 하는 생각도 들지만 사뭇 다르다. 애플 OS 기반의 독자적인 소프트웨어와 생태계, 애플 실리콘이 상징하는 자체 칩 개발 능력, 모바일 IT 하드웨어의 명가라는 명성으로 인해 기대치는 다이슨보다 확실히 높았다.
스타급 배터리·전기차 인력을 충원하며 어벤저스 같은 진용을 꾸리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스타급은 없었고 본궤도에 오르지 못한 음성 비서 ‘시리’, 동종 업계 경쟁자들에게 뒤처진 범용인공지능(AGI), 자율주행 연구에 꼭 필요한 데이터 쌓기의 부진 때문에 개발 목표를 ‘조건부 자율 주행’에 준하는 레벨2 수준으로 방향을 틀었다가 결국은 멈출 수밖에 없었다.
사내 사정이 나름대로 복잡다단하겠지만, 10여 년 전 ‘애플이 꿈꾸던 미래’와 ‘테슬라가 이뤄낸 미래’는 너무 달랐다는 점을 지적해야 한다. 특히, 테슬라는 완전자율주행 베타 버전 FSD V11에서 후속 버전 V12로 넘어가며 흔하디흔한 코드 명령어 기반이 아니라 ‘온디바이스 AGI’ 기반으로 ‘조건부 자율 주행’의 혁신을 일궜다.
테슬라가 이룩한 미래를 따라잡기엔 애플의 로드맵은 역부족이었다. 지금은 애플이 꿈꾸는 미래부터 새로 포지셔닝해야 할 때다. 우선은 배터리 전기차에 맞는 ‘온디바이스 AGI’, 애플 OS 기반의 애플만의 차량 아키텍처, 레벨4가 아닌 레벨3 자율주행을 선택하고 개선해 갈 필요가 있다.
‘가두리 양식’을 연상시키는 애플의 폐쇄적 생태계는 어떻게 할 것인가. 테슬라를 보더라도 장점이지 절대 단점이 될 수 없다. 성공하면 평가가 180도 바뀔 것이다. 애플카가 멈춘 이유는 이미 20여 년 이상 업력을 쌓은 테슬라를 이길만한 비기(祕技)가 없었기 때문이다. 모쪼록 심기일전하여 2030년 전에는 진짜 애플카를 볼 수 있길 기대한다.
박철완 서정대 스마트자동차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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