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활 폭로·협박' 황의조 형수, 1심서 징역 3년…피해 여성 "억장 무너진다"

최원영 기자 2024. 3. 15. 00: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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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선수 황의조의 사생활을 폭로하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황의조의 형수 A씨가 14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 최원영 기자) 전 국가대표 축구 선수 황의조(알란야스포르)의 사생활을 폭로하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황의조의 형수가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1부(박준석 부장판사)는 14일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황의조의 형수 A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재판부는 "A씨는 황씨의 사진과 영상을 유포할 경우 무분별하게 확산할 것을 알았음에도 퍼트리겠다고 황씨를 협박했고, 끝내 인스타그램에 게시해 영상 등이 국내외로 광범위하게 유포됐다. 죄질이 상당히 무겁다"고 말했다.

또한 "상당 기간 범행을 부인하고 수사 단계에선 휴대전화를 초기화해 증거 조사를 방해한 만큼 진지하게 반성하고 있다고 볼 수도 없다"면서도 "뒤늦게라도 범행을 자백한 점, 게시된 영상과 사진만으로는 황씨를 제외한 나머지 피해자들의 신상을 특정하기 어려운 점, 황씨가 선처를 구하는 점을 고려해 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

선고 후 피해 여성 측 변호인은 "억장이 무너진다. 유포자가 징역 3년형을 받았으니 피해자가 덜 불안해지나"라며 "대한민국 법원이 디지털 성범죄 피해자의 본질적 두려움과 공포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축구선수 황의조의 사생활을 폭로하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황의조의 형수 A씨가 14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엑스포츠뉴스 DB

A씨는 지난해 6월 자신을 황의조의 전 연인이라 소개하며 황의조와 여성들의 모습이 담긴 사진,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에 게시했다. 황의조가 다수 여성과 관계를 맺고 피해를 줬다고도 주장했다. A씨는 황의조에게 '풀리면 재밌을 것이다', '기대하라'며 촬영물을 유포하겠다는 내용의 메시지를 보내 협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황의조는 해당 영상이 2022년 그리스 1부리그 올림피아코스에서 임대 신분으로 뛸 당시 도난당한 휴대전화 안에 있었던 것들이라며 불법적인 방법으로 찍은 영상이 아니라고 해명했다. 폭로 글의 내용은 허위이고, 이 사안으로 이미 여러 차례 협박을 당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어 같은 달 26일 사생활 폭로글 유포자인 A씨에 대해 정보통신망법 위반(허위사실 적시 명예훼손), 협박 등 혐의로 고소장을 제출했다.

하지만 5개월 뒤인 지난해 11월 18일 경찰이 유포된 영상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불법촬영 정황이 있다고 판단, 황의조를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하며 사건은 또 다른 국면에 접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A씨가 황의조의 형수인 점도 알려졌다.

A씨의 변호인은 지난 1월 8일 첫 공판서 "공소사실을 전반적으로 부인하며 피고인이 직접적으로 관여한 사실이 없다"고 말했다. A씨 역시 "전혀 모르는 일이라는 취지의 주장이 맞느냐"는 재판부 질문에 "네"라고 했다.

축구선수 황의조의 사생활을 폭로하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황의조의 형수 A씨가 14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엑스포츠뉴스 DB

또한 1월 25일 두 번째 재판에서 A씨의 변호인은 "황의조가 거주하던 경기 구리시 소재 임시 숙소에서 사용하는 공유기의 통신사가 2018~2023년 대규모 해킹 사태를 겪은 적이 있다"고 말했다.

변호인은 "일반 가정의 통신사 공유기기는 암호 조합을 쉽게 예상할 수 있어 특정 대상을 해킹하는 가장 쉬운 수단이라고 한다"며 A씨가 아닌 다른 사람이 공유기 해킹을 통해 SNS 계정에 사진, 동영상 등 게시물을 올리고 황의조를 협박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또한 변호인은 "인스타그램 계정은 삭제된 지 2주가 지나야 계정을 다시 생성할 수 있다. 게시물이 올라온 인스타그램 계정은 삭제된 지 나흘 만에 황의조의 구리시 숙소에서 로그인한 기록이 있다"며 석연치 않다고 주장했다.

줄곧 혐의를 부인해 온 A씨는 지난달 20일 범행을 자백하는 내용의 자필 반성문을 재판부에 제출했다.

검찰은 지난달 28일 A씨의 성폭력처벌법상 카메라 등 이용 촬영·반포 등 혐의 사건에서 징역 4년 구형 의견을 밝혔다. 당시 A씨는 최후 진술에서 "피해자들에게 큰 상처를 줬고 내가 한 일을 진심으로 반성하고 있다"며 선처를 호소했다. A씨 변호인은 "그간 공소사실을 부인했지만 최근 제출한 변론요지서 내용과 같이 혐의를 모두 인정하는 입장"이라고 전했다.

법정에 출석한 피해 여성 측 변호인은 "4년 구형은 너무 부족하다. 앞으로 합의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A씨는 14일 선고를 하루 앞두고 지난 13일 법원에 2000만원을 형사 공탁했다. 1심서 징역 3년형을 받았다.

축구선수 황의조의 사생활을 폭로하고 협박한 혐의로 재판을 받아온 황의조의 형수 A씨가 14일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재판부는 40시간의 성폭력 치료 프로그램 이수와 3년간 아동·청소년·장애인 관련 기관 취업 제한도 명령했다. 알란야스포르 공식 SNS

사진=엑스포츠뉴스 DB​​​​​​, 알란야스포르​ SNS

최원영 기자 yeong@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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