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태우·정봉주 공천취소…한동훈 호남행-이재명 PK행 전날, 칼 뺐다

손국희 2024. 3. 14.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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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봉주 전 의원. 연합뉴스

4·10 총선을 27일 앞둔 14일, 여야가 막말 논란을 빚은 후보들에게 동시에 칼을 빼 들었다. 더불어민주당은 ‘목발 경품’ 발언으로 논란을 빚은 정봉주 전 의원을 공천하지 않고, 후보 재추천 절차를 밟기로 했다. 국민의힘은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킨 도태우(대구 중-남) 후보의 공천을 취소했다. 이날 여야의 결정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부산·울산 방문과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의 호남 방문을 하루 앞두고 이뤄졌다.

박성준 민주당 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이 대표는 경선을 1위로 통과한 정 후보가 목함지뢰 피해 용사에 대한 거짓 사과 논란으로 국민께 심려를 끼쳐 드렸고, 당헌·당규에 따라 해당 선거구의 후보 재추천 절차를 진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정 전 의원은 2017년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평창올림픽과 관련해 북한 스키장의 활용 방안을 설명하며 “발목지뢰 DMZ(비무장지대)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 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고”라고 발언했다. 2015년 8월 4일 경기 파주시 DMZ에서 발생한 목함지뢰 폭발 사건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 해석돼 논란이 일었다. 그는 13일 페이스북으로 ”당사자에게 직접 사과드렸다”고 해명했지만, 피해 용사인 김정원 상사와 하재헌 예비역 중사가 사과를 받은 적이 없다고 밝혀 거짓 논란이 일었다.

후보 재추천 결정은 이날 저녁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최고위원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결정됐다고 한다.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이해찬·김부겸 공동선대위원장의 의견도 청취했다고 한다.

다만 민주당 지도부는 서울 강북을 경선 당시 권리당원·일반국민선거인단 ARS 투표에서 과반 득표를 하고도 ‘의원평가 하위 10%’ 페널티에 따라 2위가 된 박용진 의원은 총선 후보로 올리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민주당 지도부 관계자는 통화에서 “재추천은 공천관리위원회(위원장 임혁백)에서 다시 처음부터 후보를 논의하는 방식”이라며 “박 의원이 아닌 다른 후보자를 올릴 예정”이라고 말했다. 당내에서는 “박 의원을 배제한다면 또 다른 친명 후보가 서울 강북을에 공천되지 않겠느냐”(수도권 초선 의원)는 전망이 적지 않다.

대구 중-남에 출마했다가 공천이 취소된 국민의힘 도태우 변호사. 중앙포토


이날 정 전 의원과 함께 공천이 취소된 도 후보는 2019년 유튜브에서 “5·18은 자유민주화적 요소가 있지만, 북한 개입 여부가 문제가 된다는 것이 상식”이라고 발언해 논란이 일었다. 이후 2019년 8월 13일 태극기 집회에 참석했을 때는 문재인 전 대통령을 비판하면서 “문재인의 기이한 행동을 볼 때 죽으면 그만 아닌가 하는 상상을 해보게 된다”고 발언한 것이 추가로 알려져 또다시 논란이 일었다. 당시 “뇌물 혐의가 있던 정치인은 죽음으로 영웅이 되고, 그 소속 당은 이익을 봤다”라고도 했는데, 이 역시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해석됐다.

국민의힘 공관위는 이날 “도 후보는 5·18 폄훼 논란으로 두 차례 사과문을 올린 뒤에도 부적절한 발언이 추가로 드러났다”며 “국민 정서와 보편적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 사회적 물의를 빚거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언행을 하면 후보 자격 박탈을 비롯해 엄정조치할 것을 천명한 바 있다”고 공천 취소 이유를 밝혔다. 공관위는 전날 논의 끝에 도 후보의 후보 자격을 유지하기로 했지만, 논란이 커지자 하루 만에 번복했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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