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영수 1등 엄마만 안다…숨겨진 '대치동 학원' 다 깠다
대치동 사교육 대해부
■ hello! Parents
「 아이만 공부시키는 게 아니라 양육자도 공부해야 합니다. 헬로페어런츠(hello! Parents)는 보육에서 대입까지, 학습법에서 아이 건강 챙기기까지, 양육 노하우를 전하는 더중플의 인기 시리즈입니다. 지난해 말엔 특별기획 ‘학습이 사라진 학교’라는 코너로 7회에 걸쳐 공교육을 대해부했습니다. 그에 이어 이번엔 ‘대치동 초등 사교육 대해부’ 특별기획입니다.
」
그 집 애, 어느 학원 다닐까? 대입 성공의 중요 요소인 ‘엄마의 정보력’은 결국 학원 정보다. 한국의 연간 사교육비는 26조원(2022년). 정작 학원 정보를 얻기는 쉽지 않다. 알짜 정보는 학부모 사이에서 알음알음 전해진다. 대치동 학원 관계자 15명과 학부모 12명을 심층 인터뷰했다.
학원에 다니기 시작하는 연령은 더 어려졌고, 선행의 속도는 더 빨라졌다. 대치동에선 5세에 영어, 6세에 수학, 7세가 되면 국어학원에 다닌다. 사교육 입문 과목은 영어다. 영어유치원(영유) 졸업 뒤 보내는 학원 대부분이 미국 교과서를 교재로 쓴다. PEAI·ILE·렉스김어학원이 대치동 ‘빅3’로 꼽힌다. 이들 학원 합격자 수에 따라 영유 서열이 나뉘기도 한다.
수학은 6세에 ‘사고력 수학’으로 시작한다. 사고력 수학은 정규 교육과정에서 다루는 과정(교과 수학)이 아니다. 교과 수학과의 차이는 개념을 다루는 방법이다. 교과 수학이 일방적으로 (개념을) 설명하고 문제를 풀게 한다면, 사고력 수학은 주제를 던져주고 학생들의 참여를 유도해 규칙을 찾게 돕는다. 시매쓰·CMS·소마사고력수학·필즈더클래식 등이 대표적이다.
7세가 되면 독서·토론·논술 학원에 다닌다. 논술화랑·문예원·C&A논술·지혜의숲·MSC 등이 대표 주자다. 1년 이상 대기해야 하는 학원도 있다. 이들 학원은 과거엔 초3 즈음에 보냈지만, 최근엔 7세로 내려왔다. 스마트폰 보급으로 문해력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것도 배경이다.
초등 4학년을 기준으로 학원 지형도는 크게 달라진다. 본격적인 대입 레이스가 시작되기 때문이다. 사고력 수학은 교과 수학으로, 미국식 영어는 내신과 수능을 위한 문법·독해 중심의 한국식 영어로, 독서·토론·논술은 독해 중심의 국어로 이동한다. 수학 공부 시간을 확보하기 위해 영어·국어 학원 시간을 줄이는 것도 이때다. 이 시기 가장 인기 있는 수학학원은 생각하는황소다. 이 학원에 들어가려고 과외를 받거나 다른 학원에 다니기도 한다.
영어와 국어는 내신과 수능 준비에 좀 더 초점이 맞춰진다. 영어는 문법과 독해 위주 학원이, 국어 역시 비문학 지문 독해 중심 학원이 부상한다. 이 시기 많이 가는 학원은 영어 이맥스·이안·KNS·해빛나인어학원, 국어 기파랑·지니국어·천개의고원 등이다. 국제학교나 특목·자사고를 준비하는 학생들은 문법수업을 따로 듣기도 한다.
사교육 시작 연령이 낮아지면서, 선행과 반복 학습은 필수가 됐다. 반복을 위해 선행을 하고, 선행을 하니 반복이 가능해지는 구조다. 핵심은 수학이다. 대치동에서는 3~4년 선행이 일반화돼 있다. 초등 5~6학년이면 중등 과정을 마치고 고교 과정을 시작한다. 영어도 예외는 아니다. 보통 만 3세인 영유 1년 차에 미국 초등 1학년 과정을 배우기 때문이다.
이 같은 분위기 때문에, 아이들은 사실상 초등학교 고학년이면 대입 경쟁에 뛰어든다. ‘애 잡는다’는 비판이 나오지만, 학부모 입장에서는 합리적 선택이다. 수능은 범위가 정해진 객관식 시험이다. 일찍 시작해 여러 번 반복하면 유리하다. 특히 최상위권을 변별하기 위해 출제되는 ‘킬러 문항’ 때문에 선행 시기가 더 앞당겨졌다.
선행 학습은 고등학교 때 공부할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수능만으로 대학 가던 시절이 끝났기 때문이다. 요즘엔 수시로 대학 가는 학생이 더 많다. 내신도 챙기면서, 수능까지 공부해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학생종합부전형(학종)이 도입되면서, 수행평가도 크게 늘고 동아리 같은 다양한 활동의 중요성도 커졌다. 어느 것 하나 소홀히 할 수 없어 미리 공부해두자는 전략이다.
2018학년도부터 수능 영어는 절대평가가 됐다. 따라서 최상위권을 변별하는 데 수학이 중요해졌다. 대치동에선 초등 고학년 이후 수학에 ‘올인’하기 위해 그 전에 영어를 끝내려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2022학년도부터 실시된 문·이과 통합 수능도 수학에 올인하는 분위기에 일조했다. 대입에서 자연계열이 우위를 점하면서 이과 선호 현상이 뚜렷해졌다. 국어학원이 부상하는 것도 대입 때문이다. 국어 비문학 지문이 어렵게 출제되면서 변별력을 결정하는 과목이 됐기 때문이다.
■ 대치동으로 본 초등 사교육 대해부-더 자세한 내용은 더중앙플러스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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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선행, 더 어려지고 더 빨라졌다
국영수 1등 이 학원 다녔다…엄마들 쉬쉬한 ‘대치동 학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09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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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수학, 사고력 찍고 황소 간다
초등생이 ‘고교 수학’ 끝낸다…입학시험에 5000명 몰린 학원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1216
“수학의 정석, 왜 3번씩 보나” ‘생각하는황소’ 대표 인터뷰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17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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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영어, 영유 다니고 미교 본다
수학은 동네 학원 보내라…단, 영어는 대치동뿐이다?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2517
‘봉준호 아바타’ 여기 다녔다…원어민 뺨치는 영어실력 비법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276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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④국어, 독서 잡고 비문학 판다
“국어는 집 팔아도 안된다” 대치동에 이런 말 도는 이유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3293
“집 안 팔고 국어 키울 수 있다”…‘1년 대기’ 논술화랑이 푼 비밀
https://www.joongang.co.kr/article/25233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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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민희·정선언·민경원·이송원·이민정 기자 jeon.minh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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