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재 벤치, 하다하다 이제 독일어 탓 까지…"과소평가 안 돼, 좋은 선수야!" 극찬도
(엑스포츠뉴스 김정현 기자) 김민재가 커리어에서 처음으로 주전에서 밀렸다. 여러 리그를 거친 그에게 처음으로 언어 문제를 거론하면서 그를 옹호하는 주장이 나왔다.
클라우스 아우겐탈러는 지난 13일(한국시간) 독일 매체 'TZ'와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여름에 영입된 김민재가 다요 우파메카노와의 조합에 아쉬운 이유로 의사소통 면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말했다.
전반기 때 대체불가능한 선수였던 김민재가 어느덧 3번째 옵션으로 전락하자 뮌헨 레전드 아우겐탈러가 후배를 옹호했다. 독일 수비수 아우겐탈러는 뮌헨에서 15년(1976~1991)간 뛰면서 551경기를 뛴 원클럽맨이다.
아우겐탈러는 먼저 "우파메카노와 김민재가 중앙 수비에서 함께 뛰었을 때 그들의 개인 능력을 볼 수 있었지만 조율이 부족해 좋은 수비를 만들지 못했다"라고 입을 열었다.
이어 "수비력은 라치오와 마인츠전이 훨씬 좋았는데 이게 더리흐트와 다이어 때문인지는 모르겠다"라며 "뮌헨은 이미 잘 갖춰진 팀이었다. 모두가 최선을 다했고, 이 팀에서 가능성을 보았다"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의사소통 관점에서 보면 김민재한테 쉽지 않은 일"이라며 "그는 한국에서 왔고, 중국에서 튀르키예로, 튀르키예에서 이탈리아로, 그리고 지난 여름 이탈라에서 뮌헨에 왔다. 김민재는 매번 새로운 언어를 배워야 했는데, 이를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라고 주장했다.
뮌헨은 2023-24시즌을 앞두로 여름 이적시장 때 SSC나폴리에서 활약하던 김민재를 영입했다. 전반기 때 김민재는 뮌헨 수비의 핵심으로 등극하며 15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소화해 과부하가 우려되기도 했다.
그러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를 다녀온 후 김민재 입지가 크게 변했다. 전반기 동안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하던 김민재는 겨울 이적시장 때 새로 영입된 에릭 다이어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벤치를 지키기 시작했다.
전반기 동안 뮌헨의 주전 센터백 조합은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였다. 그러나 최근 2경기에서 뮌헨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은 에릭 다이어와 마테이스 더리흐트를 선발로 내세웠다.
김민재가 2경기 연속 벤치를 지킨 가운데 뮌헨이 김민재가 선발에서 빠진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면서 김민재 입지는 더욱 좁아졌다. 투헬 감독은 "김민재에게는 정말 어려운 일이다. 그는 경기에 뛸 자격이 있고 매우 훌륭하다"라고 말했지만 새로운 수비 조합을 선호했다.
김민재가 주전 경쟁에서 밀리자 독일 유력지 '빌트'는 11일 "5000만 유로(716억원)의 남자 김민재도 더 이상 기능을 하지 않는다. 토마스 투헬의 새로운 패자"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5000만 유로를 기록하며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가 투헬 감독 아래서 살아남지 못했다"라며 "투헬은 마테이스 더리흐트와 에릭 다이어를 기용하며 새로운 중앙 수비 조합을 찾았다. 둘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라고 전했다.
다이어는 지난 1월 이적시장을 통해 대표팀 동료이자 토트넘 동료였던 해리 케인이 있는 바이에른 뮌헨(독일)으로 임대 이적했다.
토트넘에서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선택을 받지 못해 4옵션으로 밀렸던 다이어는 뮌헨에서 투헬 감독의 신뢰를 받으며 놀라운 반전을 만들었다.
다이어는 자신이 선발 출전한 경기에서 높은 승률을 자랑 중이다. 지난 1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토트넘 홋스퍼에서 임대 이적한 다이어는 현재 분데스리가를 포함한 모든 공식전 13경기 중 8경기에 선발 출장했다. 그중 6경기에서 승리해 75%의 승률을 자랑한다.
이적 직후 베르더 브레멘과의 18라운드에선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본 다이어는 우니온 베를린과의 13라운드 순연 경기에 선발 명단에 포함돼 데뷔전을 치렀다.
이 경기를 시작으로 다이어는 아우크스부르크(원정), 보루시아 묀헨글라드바흐(홈), 바이엘 레버쿠젠(원정) 경기까지 4경기 연속 선발 출장했다.
그러다 지난 달 14일 라치오와의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1차전에선 다시 벤치를 지켰다. 이 경기에선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수비진을 구성했다. 그러다 우파메카노가 다이렉트 퇴장을 당하면서 마타이스 더 리흐트가 교체 출전했다.
이 경기 후 다이어는 보훔전은 벤치에서 출발하다 후반 교체 출전해 다시 모습을 드러냈다. 다이어는 그로부터 일주인 뒤 열린 라이프치히와의 홈 경기부터 다시 선발 자리를 꿰찼고 이를 놓치지 않고 있다.
전반기에 혹사에 가까울 정도로 뮌헨의 후방을 책임진 김민재를 밀어내고 다이어는 투헬의 신임을 얻어 드라마를 쓰고 있다.
독일 아벤트차이퉁은 마인츠전 이후 "뮌헨은 새로운 수비 조합을 조직했다. 다른 2명은 정말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라며 "더리흐트와 다이어는 현재 뮌헨의 주전 수비 조합이다. 두 선수는 라치오전에서 치로 임모빌레를 중심으로 한 라치오의 공격을 잘 통제했다. 수비에서 뛰어난 집중력을 보여줬고, 경기력에도 설득력이 있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몇 주 전까지만 하더라도 더리흐트가 주전이 될 거라고는 예상되지 않았지만 투헬 감독은 시즌 마지막 스퍼트를 위한 주전 조합을 찾은 것으로 보인다"라며 "다이어와 더리흐트는 팀의 기둥이 됐다. 토트넘 백업이었던 다이어는 의구심이 있었으나 수비를 안정화시키고 조직화 했다. 다이어의 의사소통 능력은 팀에 매우 좋은 영향을 줬다"라고 극찬했다.
그러면서 김민재와 우파메카노를 패자라고 평가했다. 매체는 "다이어, 더리흐트가 주전으로 올라오면서 다른 2명은 패자가 됐다. 지난 여름 나폴리에서 이적한 김민재는 이제 센터백 3옵션에 그쳤다. 4옵션은 기회를 너무 자주 허용하는 우파메카노다. 새 감독이 누가 되느냐에 따라 달라지겠지만 우파메카노는 올 여름 새로운 클럽을 찾아야 할지도 모른다"라며 두 선수가 투헬 감독 계획에서는 배제된 상태라고 설명했다.
이어 "다이어는 수비를 안정시키고 조직력을 더했으며, 그의 의사소통 능력이 팀에 도움이 된다. 경합에서 64.7%의 성공률을 기록한 다이어는 뮌헨 수비수들 중 가장 높은 경합 성공률을 기록했다"라고 호평했다.
설마하던 일이 현실이 됐다. 일각에서는 김민재가 전반기 내내 휴식 없이 달려온 데다가 1월 아시안컵 참가로 컨디션까지 무너진 상황이라 로테이션을 통해 회복에 집중시키는 것이라고 주장했으나 독일 현지에서는 아예 3옵션으로 밀렸다고 분석한 것이다.
김민재는 2017년 전북에서 프로 커리어를 시작한 뒤, 2019년 베이징 궈안(중국), 2021년 여름 페네르바치(튀르키예), 2022년 여름 나폴리(이탈리아), 그리고 2023년 여름 뮌헨으로 이적했다. 그가 이적한 기간이 길어야 2년 반에 불과하다.
짧은 시간 동안 여러 팀을 옮기면서도 김민재는 각 구단에서 무조건 주전 수비수로 활약하며 자신의 커리어를 수직 상승시켰다.
2021년 여름 페네르바체로 이적해 첫 유럽 무대에 진출할 때도 김민재를 향한 우려의 시선이 있었지만, 이를 단 한 시즌만에 불식시켰다. 나폴리에서는 구단의 33년 만의 리그 우승에 혁혁한 공을 세울만큼 압도적인 영향력을 선보였다. 오죽하면 두 팀 팬들이 아직까지 김민재를 그리워 하겠는가.
다만 유럽 무대에서도 빅클럽에 해당하는 뮌헨에서의 생활은 다른 듯 하다. 빅클럽에서의 경쟁은 숙명같은 것이다. 이전에 아무리 화려한 커리어를 쌓아 왔더라도 여러 변수들이 경쟁에 어려움을 주고 있다. 김민재가 커리어에서 처음 맞는 위기를 어떻게 극복할지 주목된다.
사진=연합뉴스
김정현 기자 sbjhk8031@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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