쏟아진 비판에도... '임태훈 컷오프' 고수한 민주연합

박소희 2024. 3. 14.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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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연합이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의 부적격 판정(컷오프)을 철회하라는 국민후보추천심사위원회의 요구를 거부했다.

연합의 또 다른 참여 주체인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 역시 "양심적 병역거부를 병역 기피라 판단하고 컷오프 통보를 하다니 유감이다. 다양성을 품어야 하는 민주연합에서 연합정당으로서 임태훈 소장 같은 사람을 후보로 내지 못한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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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번복할 사유 없다"며 거부... 비례연합 참여정당도 비판, 녹색정의당은 "시민사회 철수하라"

[박소희 기자]

▲ '국민후보' 공모 지원 의사 밝힌 임태훈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소장직에서 물러나 범야권 비례대표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의 '국민후보' 공모에 지원한다고 밝히고 있다. 임 소장 회견에는 고 김상현 이병, 고 황인하 하사, 고 조재윤 하사(이상 군대 내 괴롭힘), 고 윤승주 일병(집단 구타 및 사건 은폐), 고 남승우 일병(훈련 중 사고), 고 홍정기 일병(의료 사고)의 유가족이 함께했다.
ⓒ 남소연
더불어민주연합이 임태훈 전 군인권센터 소장의 부적격 판정(컷오프)을 철회하라는 국민후보추천심사위원회의 요구를 거부했다. 그러나 임 전 소장의 양심적 병역거부를 병역기피로 규정한 민주연합의 판단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윤영덕 민주연합 공동대표는 14일 입장문을 내고 "임태훈 후보자 부적격 철회 요청에 대해 우리 당은 번복할 만한 특별한 사유가 있다고 판단되지 않기에 "이를 수용하기 어려운 점을 헤아려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는 "이로 인해 민주개혁진보선거연합의 합의 정신이 훼손되거나 윤석열 정권 심판에 대한 국민의 열망을 저버리는 일이 없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오는 4월 10일 민주연합과 민주개혁진보세력이 국민의 선택을 받을 수 있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민주연합 공천관리위원회도 보도자료를 내고 "3월 13일 서류심사를 진행했고, 적격 후보자 27인과 오늘 오전 시민사회로부터 재추천받은 후보 2인을 포함한 29인에 대해 면접심사를 했다"며 "시민사회 추천 후보 중 서류심사에 부적격 판정을 받은 1인(임태훈)에 대해 시민사회에 3월 15일 오전 10시까지 재추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또 "추천 후보 최종 확인 후 서류심사와 면접심사 결과를 종합해 최종 후보를 확정할 예정"이라고 했다.

민주연합은 지난 13일 임 전 소장에게 후보자 등록 서류 심사 결과를 통보하며 '병역 기피'를 이유로 탈락시켰다. 임 전 소장은 이날 곧바로 이의 신청을 냈지만, 접수가 마감된 지 약 1시간 만에 '기각 결정'을 통보받았다. 심사위는 다음날인 14일 곧바로 긴급회의를 열었고, 민주연합에 임 전 소장 부적격 판정 철회를 요청하되 이 제안이 받아들여지지 않을 경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논의하기로 했다. 사실상 '비례연합 파기'까지 염두에 둔 셈이었다.

비례연합 안팎서 비판... 이러다 판 깨지나
 윤영덕 더불어민주연합 공동대표가 1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비례대표 후보자 면접에 참석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민주당 내부에서도 재고 요청이 나오고 있다. 연합논의에 참여했던 진성준 의원은 페이스북에 "임태훈 국민후보의 낙천에 대해 정말 많은 분들이 재고하라는 의견을 밤사이에 보내왔다. 그 의견에 공감하고 동의한다"며 "불필요한 정치적 시비에 걸려 윤석열 정부 심판에 차질을 빚지 않으려는 민주연합의 우려와 정무적 판단을 이해하지만, 우리 민주당이 원칙에 더욱 철저한 정당이 되어 사회적인 편견과 부당한 정치공세에 단호히 맞서면 좋겠다"고 했다.

추미애 전 장관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 인터뷰에서 "당의 입장도 어느 정도 이해하지만 임 소장 같은 경우는 군 인권 문제에 대해서 거의 인생을 다 바친 분"이라고 말했다. 이어 "민주당이 여태까지 제대로 성큼성큼 개혁의 발걸음을 떼지 못한 것도 너무 이 잔가지, 잔바람을 무섭게 느끼고 역풍이 분다고 착각을, 오판을 했던 점도 있다"며 "이런 후보 같은 경우는 그 상징적 의미를 좀 내세우고 했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연합의 또 다른 참여 주체인 진보당 윤희숙 상임대표 역시 "양심적 병역거부를 병역 기피라 판단하고 컷오프 통보를 하다니 유감이다. 다양성을 품어야 하는 민주연합에서 연합정당으로서 임태훈 소장 같은 사람을 후보로 내지 못한 것이 매우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기본소득당, 열린민주당과 함께 '새진보연합'으로 비례연합에 참여 중인 임명희 대변인은 임 전 소장의 국민투표 1위는 그의 병역거부에 대한 대중들의 평가가 반영된 것이라며 재검토를 요청했다.

비례연합 참여를 고사했던 녹색정의당의 김준우 상임대표는 "그동안 말을 아끼고 있었지만, 이제는 시민사회가 민주연합에서 철수하는 것이 맞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는 "시민사회가 12명으로 압축한 후보들 가운데 절반 가량이 정당 출마경험이 있거나 당원이었고 그걸 특별히 걸러내지 않은 점은 유감스럽다"며 "사퇴한 후보들에 대한 우려와 논쟁은 뒤로 하더라도 임태훈 후보에 대한 민주당의 태도는 연합의 근거를 상실케한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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