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살만하면 2번 찍든지, 집에서 쉬어라"…與 "또 막말"

배재성 2024. 3. 14. 2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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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세종시 조치원읍 세종전통시장을 방문해 시장을 둘러본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번을 찍든지 아니면 집에서 쉬라”는 발언을 한 데 대해 국민의힘은 “여전히 국민을 갈라치는 전쟁 같은 증오의 정치를 멈출 생각이 없나 보다”라고 비판했다.

박정하 수석대변인은 14일 논평을 통해 “국민을 편 가르고 비하한 ‘2찍’ 발언으로 거듭 사과했던 이재명 대표가 오늘 또다시 막말을 쏟아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진정한 정치지도자라면 민주주의의 꽃, 선거를 앞두고 국민을 향해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하도록 독려해도 모자랄 판에 ‘집에서 쉬라’는 말이 가당키나 하느냐”고 반문했다.

특히 “쏟아지는 숱한 막말 속에 이번에는 이재명 대표가 직접 숟가락을 얹은 셈”이라며 “직접 사과했다지만, 사과받은 사람이 없었던 정봉주 후보와 사과가 무색하게 또다시 같은 막말을 내뱉은 이재명 대표가 다른 점이 무엇이냐”고 지적했다.

박 수석대변인은 “이재명 대표는 국민을 편 가르고 자신을 지지하지 않은 국민을 비하했던 인식은 물론, 유권자를 우습게 아는 오만함까지 고스란히 드러냈다”면서 “민주당에 여러 리스크가 있지만 결국 ‘이재명 리스크’가 당 전체를 수렁에 빠뜨릴 게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께 진정성 있는 자세로 지지를 호소하는 것과 증오를 자양분 삼아 상대편이라면 그저 짓밟기 위해 유권자도 모독하는 식의 잔악한 호소는 전혀 다르다”며 “국민의힘은 겸손하고 낮은 자세로 국민 모두의 뜻을 받들겠다”고 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4일 오후 세종시 조치원읍 세종전통시장을 방문해 시장을 둘러본 뒤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앞서 이 대표는 이날 오후 세종을 방문해 “1번(민주당)을 찍지 않는 것은 곧 2번(국민의힘)을 지지하는 것”이라며 “‘살만하다’ 싶다면 2번을 찍든지 집에서 쉬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집에서 쉬는 것도 2번을 찍는 것과 같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 오전부터 대전 중구 으능정이 거리 입구에서 세종전통시장, 충북 청주 육거리종합시장을 이어서 방문하며 유세를 했다.


이 대표는 현장에 모인 시민들을 향해 “지금까지 국민의힘, 윤석열 정부, 윤석열 대통령이 ‘정치와 나라 살림을 잘했다.’ ‘살만하다.’ ‘견딜만하다.’ ‘즐거운 마음으로 앞으로 더 많은 권한을 계속 줘서 나라 살림하게 해야겠다.’ 싶으면 가서 열심히 2번을 찍든지 집에서 쉬어라”고 했다.

그러면서 “집에서 쉬는 것도 2번을 찍는 것과 같다”며 “’지금 이 상태를 견딜 수 없다.’ ‘못 살겠다.’ ‘앞으로 다른 길을 가야 한다’라고 생각하면 나가서 행동해야 한다”고 1번을 찍으라고 했다. 이어 “투표하지 않고 포기하면 그들 편을 드는 것”이라며 “함께 반드시 (투표에) 참여해 확실하게 심판하자”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재차 “폭삭 망한 경제를 다시 살리려면 심판해야 한다. 경제·사회·민주주의·정치 등 다 파탄 내는 이상한 정권이다”라며 “위기에 빠진 한반도 평화 위기, 전쟁 위험을 완화하려면 심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 국민이 자랑스러워하는 선진 강국으로 우뚝 세우기 위해선 4월10일 심판의 날에 우리 모두 함께 힘을 합쳐 확실히 심판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이 대표는 지역구 인사 도중 여당인 국민의힘 지지자를 비하하는 의미인 '2찍'이라는 표현을 쓴 데 사과의 뜻을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 8일 자신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주민에게 인사하던 중 한 고깃집에서 만난 손님들에게 “설마 ‘2찍’ 아니겠지?”라고 말했고, 이 장면은 유튜브를 통해 생중계됐다.

‘2찍’은 지난 대선에서 기호 2번인 윤석열 대통령에게 투표한 여권 지지자를 비하해 가리키는 것으로, 야권 성향의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통용되는 표현이다.

해당 발언에 대해 논란이 일자 이 대표는 페이스북에 “어제 지역구에서 사용했던 ‘2찍’ 표현에 죄송한 마음이 앞선다”며 “대단히 부적절한 발언에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적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상대 당을 지지하는 국민도, 민주당을 지지하는 국민도 모두 똑같은 주권자이고 이 나라의 주인”이라며 “더 낮은 자세로 국민의 뜻을 온전히 섬기는 정치를 하겠다”고 덧붙였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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