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이·당근·상추 먹고 '쇼크'까지… '채소 알레르기' 아세요?

이해나 기자 2024. 3. 14. 20:15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채소 알레르기는 특정 채소를 섭취했을 때 면역 체계가 채소에 부적절하게 반응하는 것이며, 크게 채소 단독 항원 알레르기와 구강 알레르기 증후군으로 나뉜다./사진=게티이미지뱅크
채소는 우리 몸의 부족한 영양소를 채우기 위해 꼭 필요한 음식 중 하나지만, 채소를 먹었을 때 입이나 목구멍이 따끔거리는 사람이 있다. 이럴 땐 '채소 알레르기'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채소 알레르기는 견과류나 갑각류, 달걀 등에 의한 알레르기와 같이 흔하지 않아 눈치 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원인 따라 증상도 달라… 성인은 주로 '구강 알레르기 증후군'
채소 알레르기란 어떤 채소를 섭취했을 때 면역 체계가 채소에 부적절하게 반응하는 것을 말한다. 채소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특정 채소를 섭취하면 채소 속 알레르기 유발 성분이 항원 역할을 해 항체를 생성하는 등 면역 반응을 일으킨다. 이때 특정 채소에 반응하는 항체를 '특이 항체(IgE)'라고 한다.

채소 알레르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는데, 각각 ▲채소 단독 항원 알레르기와 ▲구강 알레르기 증후군이다. 채소 단독 항원 알레르기는 채소 자체가 몸에서 면역 반응을 일으키는 항원이 되는 알레르기로, 보통 소아 때 많이 발생한다. 주로 ▲두드러기 ▲복통 ▲구토 ▲설사 ▲혈관 부종 등의 증상이 나타나며, 심할 경우 '아나필락시스(과민성 쇼크)'가 생길 위험이 크다. 만약 채소 알레르기 증상으로 쇼크가 발생한 적이 있다면 자가 주사용 응급 약물(에피네프린 등)을 구비해둘 필요가 있다.

반면 구강 알레르기 증후군은 채소의 꽃가루와 구조적으로 비슷한 단백질이 몸에서 꽃가루 단백질로 인식돼 면역 반응이 생기는 알레르기다. 주로 꽃가루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에게 많이 생기며, 보통 소아보다는 성인에게서 자주 발견된다. 증상은 주로 입 근처에서 많이 발생하며, 채소 단독 항원 알레르기에 비해 증상의 정도가 약한 편이다.

대부분은 ▲입 주변 ▲입안 ▲입술 ▲혀 ▲목구멍 등이 간지럽고 붓는 증상에서 더 심해지지 않는다. 다만 구강 알레르기 증후군 환자의 경우에도 경우에 따라 입이 가려운 것보다 심한 증상을 겪을 수 있다. 최정희 교수와 분당차병원 호흡기내과 김미애 교수팀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구강 알레르기 증후군 환자 중 43%가 전신 피부 증상(가려움증·두드러기·혈관부종 등)을, 20%가 호흡기 증상(호흡곤란·기침·콧물 등)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10%는 위장관 증상(구토·복통·설사 등)을 겪었으며, 9%가 아나필락시스를 겪었다.

◇구강 알레르기 증후군, 익혀 먹으면 해결… 예방법은 없어
한편 최정희 교수와 김미애 교수팀의 공동 연구에 따르면, 채소 알레르기 반응은 ▲토란 ▲인삼 ▲오이 ▲당근 ▲깻잎·도라지·감자 ▲셀러리·더덕·쑥갓·칡·연근·가지 순으로 많이 나타났다. 이들 중 대부분이 꽃가루와 유사한 단백질 구조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알레르기를 유발할 수 있다. 이외에도 양배추, 상추, 양파, 시금치, 마늘 등도 알레르기를 일으킬 수 있다.

채소를 섭취했을 때 알레르기 반응이 나타난다면 우선 병원을 찾아 어떤 채소가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켰는지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대표적인 방법으로는 유발검사가 있다. 유발검사는 알레르기가 있다고 의심되는 음식을 섭취한 후 일어나는 반응과 필요한 대처 방법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특히 채소의 경우 익히면 증상이 발생하지 않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조리 방법을 다양하게 해 철저히 확인한다. 또 현재 알레르기는 발생 자체를 예방하는 면역 치료 방법이 없다. 따라서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나면 병원에서 항히스타민제 등을 처방받아 치료해야 한다.

한편 구강 알레르기 증후군이라면 익혀 먹는 방법을 통해 알레르기 반응을 피할 수 있다. 꽃가루와 구조적으로 비슷한 단백질은 대체로 열을 가했을 때 파괴되기 때문이다. 다만 알레르기의 종류가 채소 단독 항원 알레르기라면 채소 항원 자체가 열에 강한 경우가 있어 익혀 먹어도 알레르기 예방 효과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또 소아 때 채소 알레르기가 있다고 하더라도 우유나 달걀 알레르기처럼 크면서 없어질 가능성도 있다.

Copyright © 헬스조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