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많은 자녀 어떻게 키우냐고요?…‘믿는 구석’ 있죠!
유례없이 가파른 출산율 저하로 한국은 세계에서 ‘인구 감소로 가장 먼저 소멸할 국가’로 꼽힌다. 올해 한국의 합계출산율은 지난해보다 낮은 0.6명대로 예상된다.
책은 초저출생 시대를 역행하는 전국 다둥이 가정 14가구의 삶과 신앙을 다룬다. 저자 역시 45세 나이에 막내를 얻은 ‘5남매 엄마’다. 자신처럼 “생명을 향한 하나님의 뜻에 순종해 여러 자녀를 양육하는 가정이 있을까”란 궁금증으로 집필을 시작했다. 책엔 저자가 만난 다둥이 가정의 엄마가 ‘둥지’로, 아빠는 ‘나무’로 표기됐다. 별칭을 쓴 건 “가정을 이루게 하고 생명을 준 분은 하나님이기에 그분만 높아지길 바라는” 취지에서다.
다둥이 가정의 여건은 제각각이지만 몇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먼저 ‘조건 아닌 믿음으로 자녀 양육을 결정했다’는 것이다. 1남 6녀의 엄마이자 경기도 고양시의 한 교회 사모인 A씨는 “자녀 양육은 물론 고단하고 많은 희생이 필요한 일”이라면서도 “그렇지만 우리에게 출산과 양육은 하나님과 이웃, 나라 사랑을 위한 작은 순종”이라고 했다. 경기도 평택의 5형제 엄마 B씨도 “생명은 우리가 결정할 수 없고 주님이 주는 것”이라고 고백했다. 결혼 전 난소 수술로 임신 가능성이 희박했음에도 다섯 아이를 출산한 것 자체가 기적이어서다.
부산의 6형제 엄마 C씨는 첫째 출산 후 다섯 아들을 가슴으로 품었다. 태중에서 첫아기를 잃은 아픔을 호소하며 “생명의 주인인 하나님이 다시 주신 아기가 건강히 태어나면 입양하겠다”고 서원한 게 계기다. 형과 달리 입양됐다는 사실에 힘들어하던 둘째를 위해 셋째도 입양한 그는 여아와 달리 입양이 어려운 남아의 현실을 보고 더 많은 아들을 집으로 맞았다. 입양특례법 개정 후 입양이 줄고 영유아 유기가 늘었다는 뉴스도 C씨의 결심을 굳혔다.
이들 가정 이야기의 또 다른 공통점은 ‘주위의 차가운 반응’이다. 부모의 직업이나 수입과 관계없이 모든 가정이 하나 같이 “어쩌려고 그러냐”는 소리를 들었다. 4남 1녀의 아빠이자 의사인 D씨는 “왜 그렇게 많이 낳느냐”란 우려를 주변에서 자주 접했다. 5형제를 둔 B씨 부부는 가까운 지인에게 “좋은 직장·학벌, 가진 것도 없는데 왜 아이를 계속 낳느냐”는 말도 들었다. 입양 가정으로 6형제를 꾸린 C씨는 “입양 중독자”란 비난을 받았다.
주변의 날 선 반응으로 괴로울 때마다 이들은 예수를 떠올렸다. B씨 부부는 “이상한 사람이란 오해를 받을 때마다 주님만 진실을 아시면 된다고 생각했다”고 했다. 이들은 “자녀를 낳고 키우는 건 자아를 희생하는 일이다. 반면 세상은 계속 자아를 (최우선으로) 사랑하라고 말한다”며 “지금 다자녀를 낳는 건 일종의 치열한 영적 전쟁”이라고 했다.
자녀 때문에 ‘인간으로서 한층 성장했다’거나 ‘신앙이 더 깊어졌다’는 것도 공통된 반응이다. D씨는 “다섯 아이가 다 달라 품어야 할 세상이 참 많다. 인류를 품는 하나님이 정말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5형제에 형편이 어려운 탈북민 자녀 2명도 같이 키우는 목회자 E씨는 “자녀들을 낳고 키우면서 사람이 돼가는 것 같다. 아이들 존재 자체가 기쁨”이라고 했다. 7년간 집에서 노숙인 공동체를 꾸린 부부는 이 기간 “자녀 양육을 비롯해 모든 걸 하나님께 의지하며 사는 법을 배웠다”고 했다. E씨 아내는 “아이를 키우는 건 성장을 넘어 영적으로 ‘새사람’이 되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책은 어떤 여건이든 자녀를 많이 낳아도 ‘절대 망하지 않는다’는 걸 보여준다. 조건은 있다. 자녀를 하나님이 준 ‘생명이라는 선물’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고물가와 사교육비 등으로 출산을 망설이는 이들에겐 다둥이 가정이 남긴 조언이 도움이 되겠다.
“자녀 출산과 양육은 등산과 비슷하다. 오르기 전엔 등산복 등에 드는 준비 비용을 걱정하지만 막상 오르다 보면 생각지 못한 아름다움이 있고 올라봐야만 아는 매력이 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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