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목발’에 발목 잡힌 민주당…“이종섭·도태우 못 때린다”

이동환,신용일 2024. 3. 14.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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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에서 '목발 경품' 막말 비판에 휩싸인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사자에게 사과했다"는 정 전 의원의 해명이 진위 논란으로 번지면서 총선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11일 정 전 의원이 비명(비이재명)계 박용진 의원을 꺾고 서울 강북을에 공천을 받으면서 이 발언이 소환되자 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사자께 유선상으로 사과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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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지난해 1월 31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연수원 발대식에 참석해 정봉주 당시 교육연수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뉴시스


더불어민주당에서 ‘목발 경품’ 막말 비판에 휩싸인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당사자에게 사과했다”는 정 전 의원의 해명이 진위 논란으로 번지면서 총선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이종섭 주호주 대사의 석연찮은 임명과 출국 과정, 5.18 민주화운동 폄훼 발언을 한 도태우 변호사에 대한 공천 유지 등 여권의 잇단 악재를 공격하며 치고나가야 할 상황에서 막말 프레임에 발목 잡힐 수 있다는 불만도 감지된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14일 대전 중구 민생현장 방문 뒤 기자회견에서 정 전 의원 발언에 대해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전날 서울 동작을 지원유세 도중 관련 질문에 “본인이 발언 직후 사과했고 영상도 즉각 내렸다. 아주 많은 세월이 지났다는 점 양해 부탁드린다”고 감쌌던 것과는 달라진 분위기다.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도 정 전 의원이 사과했다고 한 발언의 진위를 확인하는 조사에 들어갔다.

문제의 ‘목발 경품’ 발언은 정 전 의원이 2017년 7월 자신의 팟캐스트에서 평창동계올림픽을 앞두고 북한 스키장을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나왔다.

정 전 의원은 “DMZ(비무장지대)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는 거야”라고 말했다.

2015년 경기도 파주 DMZ에서 우리 군 장병 2명이 목함지뢰 폭발로 다리와 발목 등을 잃은 사건을 조롱한 부적절한 발언이라는 비판이 일었다.

지난 11일 정 전 의원이 비명(비이재명)계 박용진 의원을 꺾고 서울 강북을에 공천을 받으면서 이 발언이 소환되자 그는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당사자께 유선상으로 사과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당사자들이 일부 언론에 사과받은 적 없다고 밝히면서 거짓 해명 논란으로 확산됐다.

정 전 의원은 다시 페이스북을 통해 “당시 군 장병의 연락처를 구하지 못해 발언 이튿날 팟캐스트에서 사과했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은 “불찰을 인정하고 자숙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민주당 의원들 사이에선 정 전 의원 공천을 취소해야 한다는 여론이 일고 있다.

2012년 총선에서 서울 노원갑에 출마한 ‘나꼼수’ 멤버 김용민씨의 ‘노인 비하’ 발언으로 선거에서 패했던 악몽이 재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수도권 중진 의원은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여러 의원들이 정 전 의원 발언을 상당히 우려스럽게 보고 있다”며 “선거 판세를 흔들 수 있어 최대한 신속하게 공천을 박탈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 전 의원에 대한 공천이 취소되면 강북을은 ‘사고지역구’가 돼 전략공천 대상이 된다.

다만 경선에서 패한 박 의원이 재공천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 핵심 관계자는 “박 의원은 정 전 의원보다 경쟁력이 떨어지는 것으로 경선에서 확인됐다”며 “보다 경쟁력 있는 제3의 인물을 데려와야 할 것”라고 말했다.

이동환 신용일 기자 huan@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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