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23개월만에 2700 돌파…'큰 손' 연기금 대량 매수

하남현 2024. 3. 14. 1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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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23개월 만에 2700선을 회복했다. 주식시장 ‘큰 손’인 연기금의 대량 매수가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었다.

14일 오후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 전광판에 코스피 지수가 전 거래일보다 25.19포인트(0.94%) 상승한 2718.76을 나타내고 있다. 뉴스1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5.19포인트(0.94%) 오른 2718.76에 장을 마감했다. 코스피가 2700을 넘기며 거래를 마친 건 지난 2022년 4월 22일(2704.71) 이후 처음이다.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은 6370억원, 기관은 1876억원을 각각 사들였다. 기관 중에서 국민연금을 비롯한 연기금이 2734억원을 순매수했다. 지난 2022년 1월27일(1조2230억원) 이후 약 2년 2개월 만에 가장 큰 규모다. 개인은 8400억원 순매도했다.

연기금의 대규모 매수는 금융당국의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 개정 논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기관투자자들이 투자할 때 따라야 할 행동 지침이다. 금융당국은 스튜어드십 코드 가이드라인에 ‘기관 투자자는 투자 대상 회사의 중장기적 가치를 제고하여 투자 자산의 가치를 보존하고 높일 수 있도록 투자 대상 회사를 주기적으로 점검하도록 한다’는 내용을 담기로 했다.

김지원 KB증권 연구원은 “금융위원회가 기관투자자의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 동참을 위해 스튜어십 코드 가이드라인을 개정하기로 한 영향으로 기관 자금이 유입되며 저 PBR(주가순자산비율) 종목의 주가가 강세를 보였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이날 보험(3.45%), 금융업(3.18%)과 같은 대표적인 저PBR 업종의 상승세가 두드러졌다.

그간 지지부진하던 조선업 관련주의 급등세도 눈에 띄었다. 이날 삼성중공업(13.19%), 한화오션(11.34%) 등 조선업 대표 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올랐다.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초대형 원유운반선 등 고부가 선박 발주 가능성 등 조선업황 회복 기대감이 반영됐다. 여기에 조선업이 미‧중 갈등에 따른 반사 이익을 볼 수 있다는 전망도 주가에 힘을 실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노조가 중국 조선업의 불공정 관행에 대해 조사해 달라고 미국 정부에 청원한 영향 등으로 조선업이 미·중 갈등 수혜주로 부각됐다”고 말했다.

반면 이날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2.41포인트(0.27%) 내린 887.52에 장을 마쳤다. 지수는 전날 대비 0.4포인트(0.04%) 떨어진 889.53으로 출발해 소폭 상승세를 보였지만 곧 내림세로 돌아섰다. 코스닥 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1610억원, 430억원 순매도했고, 개인은 2100억원 순매수했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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