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호남 없으면 나라도 없어"…전남지사 "가슴이 먹먹해진다"

박태인, 오욱진 2024. 3. 14. 1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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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미래 산업과 문화로 힘차게 도약하는 전남’을 주제로 스무번째 민생토론회를 개최했다. 올해 초부터 시작된 민생토론회가 호남에서 열린 건 처음이다.

윤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저는 호남이 잘 돼야 대한민국이 잘 되는 것이라고 여러 차례 강조한 바 있다”며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호남이 없으면 나라도 없다)라는 이순신 장군의 정신으로 전남 발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소속의 김영록 전남지사는 “어느 대통령보다 전남을 각별히 사랑해주셔 도지사로서 가슴이 먹먹해진다”고 화답했다.

윤 대통령은 대규모 인프라 개발 공약을 쏟아냈다. 윤 대통령은 전북 익산~전남 여수 간 철도 고속화와 영암∼광주 ‘한국형 아우토반’ 초고속도로 건설 등 전남에 교통 인프라를 대폭 확충하겠다며 “영암에서 광주까지 47km 구간에 약 2조6000억 원을 투입해 독일 아우토반과 같은 초고속도로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현재 건설 중인 광주∼강진 고속도로에 이어 예비타당성조사(예타) 중인 강진∼완도 고속도로 건설도 속도를 높이겠다”며 “호남 내륙인 익산부터 남쪽 해안인 여수까지 180km 구간을 고속철도망으로 연결해 지역을 더 빠르게 연결하겠다”고 강조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전남 무안군 전라남도청에서 '미래산업과 문화로 힘차게 도약하는 전남'이란 주제로 열린 스무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 김영록 전라남도지사와 함께 입장하고 있다.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윤 대통령은 광양항 자동화 항만 구축도 언급하며 “광양항에서 추진 중인 7000억원 규모의 자동화 테스트베드 구축사업을 통해 물류를 효율화하고 핵심 장비 국산화를 통해 관련 산업을 함께 육성하겠다”고 약속했다. 우주 인프라 개발과 관련해선 “전남을 대한민국 우주 산업의 거점이자 아시아의 우주항, 스페이스 포트로 발전시킬 것”이라고 했다. 전남에 특화된 농·축·수산업 지원 강화를 밝힌 윤 대통령은 “서양에서도 김을 아주 보편적으로 쓸 수 있게 되면 10조원 수출도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며 전폭적 지원을 약속했다. 또한 “서해안 치어까지 싹쓸이하는 중국 불법 어업 행위에 단호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이외에도 순천만정원박람회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순천에 애니메이션 클러스터를 조성해 ‘K-디즈니’ 핵심 인프라로 키우겠다며 남부권 광역 관광개발사업을 통해 전남에 1조 3천억 원을 투입하겠다는 계획도 공개했다. 윤 대통령은 토론회 중 김 지사가 “전남에 국립 의과대학이 꼭 필요하다”고 말하자 즉석에서 “안 그래도 전남에 오면 그런 말씀을 많이 하신다”며 “어느 대학에 (설립)할지 전남도에서 결정해주시면 추진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회의 마무리 발언에선 검사 시절 광주에서 근무한 인연을 거론하며 “2003년부터 2005년까지 광주에 근무하며 호남에 많은 정을 가지고 있다”라고도 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14일 전남 무안군 전남도청에서 '미래산업과 문화로 힘차게 도약하는 전남'을 주제로 열린 스무 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대통령실은 호남 민생토론회 개최가 늦어졌던 것과 관련해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 초기부터 호남 정책 발굴을 지시했다”며 “정책 준비와 조율 과정에 다른 지역보다 시간이 더 소요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과 야당 소속인 김 지사의 관계는 그 어떤 여당 도지사보다도 가깝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 뒤 전남 무안군 오룡초등학교의 늘봄학교 운영 현장을 찾았다. 윤 대통령은 “늘봄학교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국가적 과제로 모두가 힘을 합쳐주기를 다시 한번 당부드린다”고 말했다. 늘봄학교는 초등학교에서 방과 후 돌봄·학습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이다. 전남은 도내 모든 초등학교가 참여해 부산과 함께 늘봄학교 참여율 전국 1위를 달성했다.

박태인 기자 park.tae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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