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발경품' 정봉주 공천 취소되나…이재명 "국민 눈높이서 봐야"
더불어민주당이 ‘목발 경품’ 발언으로 논란에 휩싸인 정봉주 전 의원의 공천 취소를 검토하고 있다. 정 전 의원이 서울 강북을 민주당 후보로 확정되자, 그가 2017년 유튜브에서 ‘비무장지대(DMZ)에서 발목지뢰를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을 경품으로 주자’는 취지로 한 발언이 재조명됐다.
정 전 의원은 13일 페이스북에 “발언 직후 당사자께 직접 유선상으로 사과드리고 관련 영상 등을 즉시 삭제했다”고 썼다. 그러나 당사자인 하재헌 예비역 중사와 김정원 육군 상사가 “사과받은 사실이 없다”고 반박해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하 예비역 중사와 김 상사는 2015년 DMZ 수색작전 중 북한이 매설한 목함 지뢰를 밟아 다리를 잃었다.
권혁기 선대위 상황실 상근부실장은 14일 기자들과 만나 “(정 전 의원의) 사과 진위 여부를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도부에선 “정 전 의원의 발언이 전체 선거 판도에 악영향을 끼친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선대위 관계자는 “유세든 홍보든 백날 해봐야 소용이 없다”고 토로했다. 이날 선대위 본부장단 회의에서도 이런 우려가 공유됐다고 한다.
이재명 대표는 이날 오전 대전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관련 사안에 대한 질문을 받고 “(정 전 의원) 윤리감찰은 지시한 바 없다”면서도 “정치인들은 모든 것에 대해 책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또, “우리도 매우 엄중하게 이 사안을 바라보고 있다”며 “국민 눈높이에서 사안을 바라보겠다”고 덧붙였다. 선대위 관계자는 “오늘 중 선대위원장단에 사실관계를 확인한 내용이 보고되고, 빠르게 판단을 내릴 것”이라고 전했다.
정 전 의원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페이스북에 사과글을 올렸다. 정 전 의원은 “다시 한번 나라를 지키다 사고를 당하신 두 분의 피해 용사들에게 머리 숙여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며 “목함 지뢰로 사고를 당한 아픈 경험이 있는 이종명 자유한국당(국민의힘의 전신) 의원에게 유선상으로 사과를 드렸지만, 김 상사와 하 예비역 중사의 연락처는 구하지 못해 직접적 사과는 못 했다”고 썼다. 그러면서 “불찰을 인정하고 자숙하겠다. 당분간 공개적 선거운동은 중단하고, 유튜브 등 일체 방송 활동도 중단하겠다”고 덧붙였다.
당에선 “정 전 의원 공천이 취소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다만, 공천이 취소되더라도 경선에서 차점자로 탈락한 박용진 의원이 공천될 가능성은 작다는 관측이 많다. 안규백 전략공천관리위원장은 이날 BBS 라디오 ‘전영신의 아침저널’에 출연해 “어떤 후보가 나가든 간에 상대 후보를 누르고 승리할 수 있느냐가 기준”이라며 “원칙은 제3의 인물이 (공천받는 것이) 원칙”이라고 말했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 의원 대신 다른 인물이 전략공천 받는 방안이 유력 거론되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한편, 이 대표는 이날 대전과 세종 등 충청권을 돌며 윤석열 정부 심판을 호소했다. 이 대표는 대전 중구에서 “이 정권은 단 2년도 안 되는 짧은 시간에 상상도 못 할 만큼 나라를 망쳐놓고 뻔뻔하게도 함량 미달 후보를 전국에 공천하고 있다”며 “이번 총선은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대결이 아니라 반국민세력인 국민의힘과 주권자인 국민의 대결”이라고 주장했다. 세종에선 “포기하는 것이, 좌절해서 널브러져 있는 것이 중립이 아니다”며 “변화를 위해 행동하지 않는 건, 1번을 찍지 않는 건 곧 2번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성지원 기자 sung.ji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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