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는 노조 요구보다 더 올렸다…일본 車기업 임금 역대급 인상
일본 자동차 기업이 잇달아 임금 인상에 나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세계 1위 자동차 기업 토요타는 직원 월 급여를 최대 2만8440엔(약 25만3000원) 인상하기로 했다고 지난 13일 발표했다. 25년 만의 최대 규모 인상이다. 지난해 3월 기준 토요타 직원의 평균 연봉은 895만4285엔(7986만원)이었다. 토요타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인상 폭도 커진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1123만대를 판매해 4년 연속 세계 신차 판매 1위에 올랐다. 토요타는 올 5월 연간(2023년 4월~2024년 3월)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데 영업이익 4조5000억엔(약 40조950억원), 영업이익률 10.4%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다른 일본 자동차 기업 닛산도 월 평균 1만8000엔(16만원)을 인상하기로 노조와 합의했다. 2005년 이후 최대 폭의 인상이다. 닛산 직원의 평균 연봉은 지난해 850만9353엔(7589만원)으로 나타났다. 혼다는 노조 요구 2만엔(17만8000원)보다 높은 2만1500엔(19만1500원)을 올렸다. 인상률 5.6%로 1990년(6.2%) 이후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혼다 직원의 1인당 평균 연봉은 지난해 822만1000엔(7332만원)였다.
일본 자동차 기업들의 임금 인상은 만성적인 경기 둔화를 해소하려는 일본 정부의 요청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 정부는 임금 인상과 안정적인 물가 상승을 통해 경기가 활성화되는 선순환을 노리고 있다. 이날 토요타 등 일본 대기업들이 임금 인상 계획을 내놓자 하야시 요시마사 일본 관방장관은 “임금 인상에 대한 강한 모멘텀이 나타다고 있다”며 “강력한 임금 인상 추세가 중소기업으로 확산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토요타 아즈마다 카노리 최고인사책임자는 “우리의 결과가 모든 공급 업체에 전파될 수 있기를 바란다”고 화답했다.
시장에선 일본 중앙은행이 마이너스 금리를 해제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은행은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기 위해 2016년 이후 은행에 예금하면 오히려 원금이 깎이는 마이너스 금리를 유지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마이너스 금리의 해제 조건으로 임금 인상과 물가 상승을 제시해왔다.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총재는 같은날 의회에서 대규모 부양책의 종료 시점을 결정하는 데 “올해 임금 협상의 결과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일본의 기준 금리가 결정되는 금융정책결정회의 오는 18일부터 이틀간 열린다.
한편, 현대자동차도 지난해 역대 최고 실적을 내는 등 호실적이 이어지며 임금이 크게 올랐다. 현대자동차는 지난 13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서 지난해 임직원 평균 연봉이 1억1700만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년 대비 11.42% 오른 것이다. 현대차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422만대를 판매해 차량 판매로만 130조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오삼권 기자 oh.samgw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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