앱으로 질병 관리한다… 전문가들이 보는 '디지털 치료제'의 미래는?

이금숙 기자 2024. 3. 14. 1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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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한국보건산업진흥원 '디지털 치료제의 현재와 미래' 성료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제공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이 금일, 국내 최대 글로벌 헬스케어 및 의료관광 콘퍼런스인「메디컬 코리아 2024(Medical Korea 2024)」에서 공동으로 진행한 포럼 1 ‘디지털 치료제의 현재와 미래’를 성료했다고 밝혔다.

본 포럼은 국내 첫 디지털 치료제 승인 이후 디지털 치료제의 의료현장 적용 및 개발 현황에 대해 알아보고 향후 가능성과 전망 등에 대해 각계 전문가들의 의견을 통해 미래 의료 시장 선점 전략과 인사이트 도출을 위한 깊이 있는 논의를 진행하고자 마련됐다.

김길원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장(연합뉴스 의학전문기자)는 축사에서 “디지털 치료제는 기존 약물치료 대신 디지털 소프트웨어라는 새로운 치료 수단을 활용해 여러 질환을 치료할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 받고 있으며, 환자 측면에서 보면 모바일 앱을 이용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 옵션이 추가된 셈”이라며 “다만 아직까지는 디지털 치료제 시장이 기대만큼 크게 확산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아쉬운 대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오늘 이 자리가 마련된 것은 디지털 치료제가 가진 혁신성과 효용성이 크기 때문으로 보고 있으며, 향후 미래를 위한 선순환 구조가 잘 정착될 수 있도록 임상 의사 뿐 아니라 정부 및 언론 관계자들이 큰 관심을 기울여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만성질환 관리에 유용한 디지털 치료제
1부에서는 전문가 발표는 ▲국내 첫 임상 디지털 치료제 허가: 디지털 치료제 현황 및 글로벌 미래 전망(강재헌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강북삼성병원 교수) ▲디지털 치료기기의 개발 및 임상: 병원의 적용과 제언(신재용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방의학교실 부교수) ▲원격진료와 디지털 치료제 개발 경험을 통한 해외진출 전략 도출(김주영 바이오뉴트리온 대표/전 분당서울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순으로 진행됐다.

1부 Key note 연사로 나선 강재헌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강북삼성병원 교수는 “만성질환의 급증과 이로 인한 유병률, 사망률이 급증하는 현대에 있어서 생활습관 개선을 통해 질병을 예방하거나 중증질환으로의 이환을 막는 일차의료의 역할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며 “만성질환으로 병·의원을 다니는 환자 중 상당수는 치료 기간이 길어질수록 약 복용 수와 양이 많아지고 합병증이 발생하는 경과를 밟게 되는 경우가 흔한데, 이러한 경과를 밟는 이유 중 하나가 환자에게 충분한 교육과 상담을 제공하지 못하기 때문”이라고 강조하며, 현실적으로 바쁜 의료진이 충분한 시간을 내어 환자 교육과 상담을 하거나 수시로 체중, 혈압, 혈당 등을 모니터하기 쉽지 않은 현실을 지적했다.

강재헌 교수는 디지털 치료제의 가능성에 대해 “필요한 환자에게 디지털치료제를 처방하면 진료와 다음 진료 사이의 기간에 가정에서 지속적인 모니터링, 관리 및 교육을 통한 생활습관 교정이 가능하므로 치료 성적을 크게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 치료제란 의학적 장애나 질병을 예방, 관리 또는 치료하기 위해 환자에게 근거 기반의 치료적 중재를 제공하는 소프트웨어를 말하는데, 의사 처방이 필요하다는 점에서 일반 디지털 헬스케어와 차이가 있다. 이러한 디지털치료제는 미국에서 가장 먼저 활발히 개발되고 있으며 유럽이 그 뒤를 잇고 있다.

◇효과성, 안전성 철저한 관리 중요
강재헌 교수는 해외 및 국내 현황에 대해서도 설명했다. 강 교수는 “미국의 경우에는 민간 보험회사의 보장·급여 중심으로 디지털치료제 개발과 적용이 이루어지고 있는 경우가 많지만, 유럽의 경우 디지털치료제의 비용 보장·급여가 보건당국의 급여 심사와 결정에 따라 공적 건강보험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며 “우리나라에서는 2020년 '의료기기산업 육성 및 혁신 의료기기지원법'이 시행된 이래 2023년에 2개 제품이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디지털치료제로 허가받아 임상에서 사용할 수 있게 되었으며, 수십 개의 디지털치료제가 식약처의 승인 받고 현재 임상시험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강재헌 교수는 “미래를 위해서는 디지털 치료제 개발에 따른 어려운 점들을 되도록이면 풀어주더라도 효과성, 안전성에 대해서는 일반 약제 수준으로 철저히 관리해야 한다”며 “이와 별개로 디지털 치료제가 시장에서 얼마나 활성화될 수 있을지는 국내 보험 체계를 감안할 때 개발 업체 및 임상 전문가들과 건보공단 등의 정부처 관계자들이 원활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풀어나가야 할 과제”라고 당부했다.

심재용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의 디지털 치료제의 개발과 임상에 대해 제언했다. 심재용 교수는 “현재 디지털 치료기기는 ▲건강상태 관리 ▲의학적 장애·질병 관리 및 예방 ▲복약 최적화 ▲의학적 장애·질병 치료 4가지로 구분된다”며 “현재 임상시험계획이 승인된 국내 디지털 치료기기 제조사는 30개 이상이며, 임상 연구 허가 품목 수는 매년 증가하고 있는 만큼 이와 관련된 업체 및 병원, 환자, 규제 기관이 활용에 대한 고민을 함께 고민해봐야 할 시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김주영 교수가 원격진료와 디지털 치료제 개발 경험을 통한 해외 진출 전략 도출을 주제로 발표를 진행했다. 김주영 교수는 “전세계적으로 보면 사망 원인 10가지 중 7개는 만성질환인데, 이는 매일매일 환자의 현황을 모니터링 해야 하는 것이며 이에 따라 결과가 크게 좌우된다”며 “반면 중증질환의 빈도는 점점 줄고 있기 때문에 향후에는 원격 진료와 디지털 치료제의 통합 모듈이 확장되어갈 것”이라며 비전을 제시했다. 김주영 교수는 “분당서울대병원 재직 당시 재외 동포가 2억 3천명에 달하며 이는 나라수로 따지면 5~6위 되는 매우 큰 규모라는 것을 알게 되었는데, 이들은 다양한 적응 문제로 인해 건강 문제가 발생할 확률도 높았다”며 “디지털 헬스케어 센터를 통해 베트남,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에서 1년 반 동안 순차적으로 대면 진료, 어플리케이션 개발 등의 경험을 쌓은 바 있다”고 말했다. 김주영 교수는 현재 체중 감량이 중요한 비알코올 지방간 환자들을 위한 코칭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한 사례도 공유하며, “원격진료와 연계한 디지털 치료제의 미래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자문기관 및 네트워킹을 통한 효율적 연계 과정이 필요하다”고 의견을 밝혔다.

이후 패널 토론에서는 ▲이언 대한신경외과 디지털융합연구회 명예회장/가천대의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고, ▲홍은심 동아일보 차장 ▲송영두 이데일리 바이오플랫폼센터 팀장 ▲정성훈 보건복지부 보험급여과장 ▲정경호 에임메드 DTX본부장 ▲황성은 한국보건산업진흥원 의료기기화장품산업단장이 참여해 열띤 논의를 펼쳤다.

이언 대한신경외과 디지털융합연구회 명예회장은 “필수 의료를 진료해 온 의사와 은퇴 이후 새내기 스타트업 대표로서 디지털 치료제의 한계로 지적되는 것은 지불 수가 등 재정 문제와 예방과 관리에 대한 것인데, 이에 대한 복지부의 계획을 점검해보고 싶다”며 말했다.

이에 정성훈 복지부 보험급여과장은 “현재 디지털 치료기기는 식약처의 허가를 받은 명확한 치료제이므로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다는 점을 인지하고 있다”며 “따라서 보건복지부와 더불어 이러한 혁신 의료 기술에 관여하는 식약처, 보건산업진흥원 등이 여러가지 평가위원회를 구성하여 함께 통합 심사 제도를 만들고 그 가이드라인을 지난 8월에 발표한 바 있다”고 말했다. 또 “이어 특히 AI와 디지털 치료기기 관련해서 정규 등재 전 단계의 임시 제도를 운영 중으로 미국 등 다른 나라에서도 운영 중인 비슷한 제도를 참고하여 디지털 치료제가 국내 시장에 잘 안착하여 국민들에게 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독려하는 것은 물론, 향후 해외 진출 전략에 용의하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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