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CL.1st] 울산, '토트넘 감독 제자'이자 '호주 레전드' 큐얼 감독과 격돌… 달라진 요코하마 만난다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울산HD가 동아시아 최강 자리를 두고 격돌할 일본의 요코라마마리노스는 토트넘홋스퍼 및 호주 축구계와 연결고리가 있다.
13일 일본 요코하마의 니산 스타디움에서 2023-2024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을 가진 요코하마가 중국의 산둥타이샨을 1-0으로 꺾었다. 지난 6일 1차전에서도 2-1로 승리한 요코하마가 합계전적 2승으로 4강에 올랐다.
4강에서 울산과 요코하마의 대결이 성사됐다. 울산은 전북현대를 상대한 'K리그 내전'에서 1승 1무를 거둬 4강에 오른 바 있다. 4강전은 4월 17일 울산 홈에서 먼저 열리고, 24일 요코하마 홈에서 2차전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 경기 승자는 서아시아 4강에 오른 알아인(아랍에미리트)과 알힐랄(사우디아라비아) 중 한 팀과 결승을 치른다.
요코하마는 일본 J1리그의 강자지만 국제무대에서 힘을 쓴 적이 드문 팀이다. ACL에서 우승한 적 없고, 특히 21세기 ACL 최고 성적이 16강에 불과한 팀이었다. 이는 한국팀을 만났을 때도 대체로 열세였다는 뜻이다. 한동안 ACL에서 모습이 뜸하다가 2020년부터 자주 나오기 시작했다. 이후 K리그 팀을 만나 상대전적이 2승 1무 4패다. 특히 최근 5경기에서는 K리그 상대로 1무 4패에 그쳤다. 2020년 전북현대에 2전 전승을 거두기도 했지만 토너먼트 16강에서 수원삼성에 2-3 패배했다. 당시 수원 소속으로 득점한 김민우, 풀타임을 소화했던 고승범이 현재 울산에 있다. 2022 ACL에서 전북현대에 1무 1패를 당했다.
이번 시즌 조별리그에서도 그리 인상적이진 못했다. ACL 조별리그에서 인천유나이티드에 2전 전패를 당한 팀이다. 요코하마 홈 구장에서 2-4로 졌고, 인천에서는 1-2로 졌다.
하지만 토너먼트에서는 역대 어느 시즌보다 강하다. 자국리그와 ACL 일정이 엇갈리는 동아시아 특성상 조별리그와 토너먼트 경쟁력이 딴판인 경우도 있는데, 요코하마가 그 기미를 보여주고 있다.
눈에 띄는 건 스타 플레이어 출신 감독의 부임이다. 한때 리즈유나이티드, 리버풀 등 잉글랜드 구단에서 맹활약했던 해리 큐얼이 이번 시즌 부임했다.
큐얼 감독이 부임한 뒤 치른 16강 및 8강에서 갈수록 나아지는 모습을 보였다. 16강 방콕유나이티드 상대로 원정 2-2 무승부 후 홈에서 연장전 끝에 겨우 1-0 승리를 거뒀다. 그런데 8강에서는 선수층도 두텁고, 일본팀 상대 경험이 풍부한 최강희 감독의 산둥을 2승으로 잡아냈다. 큐얼 감독 부임 이후 모든 경기 전적은 4승 1무 1패다.
요코하마는 지난 2018년부터 호주색이 짙었다. 앤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지휘봉을 잡으면서부터다. 2014년 맨체스터시티 등을 포함하는 시티풋볼그룹(CFG)이 요코하마 지분을 인수했고, 글로벌화가 포스테코글루 감독 부임 및 성공적인 체질개선으로 이어졌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현재 토트넘홋스퍼에서 보여주는 것과 비슷한 공격적인 축구로 2019년 J1리그 우승을 차지했다. 2021년 지휘봉을 이어받은 케빈 머스캣 감독 역시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에서 주로 활약했던 호주 대표 출신이다.
이번 시즌 부임한 큐얼 감독은 요코하마 최고 스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또한 셀틱에서 포스테코글루 감독의 코치 노릇을 하며 지도철학을 물려받는 과정을 거쳤다. 셀틱의 2023-2024시즌 전반기까지는 한국인 3인방 오현규, 양현준, 권혁규(현 세인트미엔 임대)의 코치이기도 했다.
큐얼 감독은 부임 당시 "포스테코글루에게 J리그 경험이 얼마나 좋은지 듣곤 했다. 일본행 기회가 있으면 꼭 잡으라는 조언을 들었다. 나는 포스테코글루, 머스캣의 동료였을 뿐 아니라 친구였다. 마리노스가 쌓아 온 방식을 이어가겠다"고 말한 바 있다.
ACL이 현 체제를 갖춘 뒤 요코하마가 4강에 오른 건 처음이다. 요코하마를 감독 경력의 발판 삼아 토트넘 지휘봉을 잡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처럼, 큐얼 감독은 이번 시즌을 진정한 지도자 데뷔의 해로 삼으려 한다. 그 길에서 울산과 격돌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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