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모 두려워 항암 거부하기도… 치료만큼 중요한 암 환자 삶의 질
한국의료기기산업협회가 주최하고 휴모스트 녹원이 주관하는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KIMES) 2024’ 행사의 일환으로, 항암 치료로 인한 부작용을 줄이는 최신 의료기기를 적용한 새로운 치료 방법이 소개됐다. 또한, 세계적 현황 및 항암 환자들의 현 상황을 짚어보고 제도권 안에서 환자들에게 치료의 혜택이 돌아가도록 하는 현실적인 방안도 논의됐다.
첫 번째 세션에서는 삼성서울병원 조주희 암교육센터장이 ‘항암 치료로 인한 외모 변화와 암 환자의 삶의 질’이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암 환자는 암 치료에 앞서 스트레스를 받는다. 스트레스를 받는 요인으로는 ▲재발에 대한 두려움 ▲피로감 ▲자존감 하락 ▲탈모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항암 치료에서 외모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컸다. 저하된 자신감으로 인한 정신적 스트레스와 대인관계 문제와 같은 사회적 스트레스도 동반된다. 암 환자들은 ‘암에 걸린 사람’으로 인식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있는데, 조주희 암교육센터장은 “항암 치료로 인한 탈모는 암 환자에게 가장 큰 고민이자 두려워하는 요인 중 하나다”며 “탈모가 두려워 항암 치료를 거부하는 환자들이 왕왕 있다”고 말했다. 탈모는 항암 치료를 받는 날을 기준으로 2~3주일 후부터 시작해서 2개월 정도 가장 심하다.
완전 탈모를 일으키는 항암제는 ▲Busulfan ▲Adriamycin ▲Taxol ▲Taxotere ▲고용량 Cytaxan ▲CDDP ▲5-FU 등이 있다. 이러한 항암제들은 모두 유방암이나 부인치료제 등에 일차적으로 적용되는 치료제로, 여성 암 환자들이 특히 탈모로 고통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여성 암 환자의 47%가 항암 치료로 인한 부작용 중 탈모를 가장 힘든 부분을 인식한다는 통계도 있다. 탈모로 인한 스트레스가 높은 환자는 낮은 환자보다 신체 이미지가 더 나빴고, 전반적 건강상태와 삶의 질이 더 낮았다. 또 탈모 스트레스 수준이 높은 환자일수록 다른 환자보다 신체적 역할, 정서적, 인지적 사회적 기능이 낮았으며,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이 컸다. 조주희 암교육센터장은 “외모 변화로 인한 스트레스가 암 환자의 부정적 신체상, 일상생활 스트레스, 낮은 삶의 질과 연관 있다”며 “항암 치료로 인한 탈모를 예방하는 방법을 계속 연구해야 한다”고 말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삼성서울병원 임상역학연구센터 강단비 교수가 ‘항암 치료로 인한 지속성 탈모 예방에 냉각 모자 효과’를 발표했다. 항암 치료 중 냉각 모자를 쓰면 혈관이 수축돼 두피로 가는 혈액순환이 느려진다. 이로 인해 모낭세포에 직접적으로 미치는 항암제의 영향이 감소해 항암 치료로 인한 탈모를 어느 정도 막을 수 있다. 강단비 교수는 “냉각 모자의 항암 치료를 통한 예방 효과는 머리카락의 50% 이상을 유지할 확률이 50%로 확인됐다”며 “냉각 모자를 사용하지 않은 환자의 유지율은 0%”라고 말했다.
냉각 모자는 항암 치료로 인한 탈모 방지 효과가 인정돼 미국 FDA, 유럽 EMA가 사용을 허가하면서 활발히 사용되고 있다. 또한, 미국, 유럽, 스페인, 독일, 오스트리아 등 여러 국가의 암 치료 가이드라인에도 제시되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연구에 따르면, 항암 치료 종료 6개월 뒤 지속 탈모 비율은 대조군의 52%가 지속 탈모를 경험한 반면, 냉각 모자그룹은 13.5%만이 이를 경험했다. 탈모가 오더라도 모낭 손상이 덜하기 때문에 항암 치료 후 머리카락이 다시 날 때 빨리 자라고, 굵은 모발이 날 확률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국내 최대 의료기기 전시회 국제의료기기·병원설비전시회 2024 행사는 14일부터 17일까지 나흘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다. 이번 전시회에는 국내외 의료기기·제약·헬스케어·대학 등이 대거 참가한다. 총 1350여개 기업과 기관들이 AI 기반 최신 디지털의료기기는 물론 의약품, IT기술을 아우르는 융복합 의료산업 동향을 보여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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