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에서 봄꽃 향기와 사람 향기에 흠뻑 취해 보자”
우리나라 두 번째로 넓은 경상북도는 매년 봄의 시작부터 그 끝자락까지 주민들과 관광객들에게 다양한 봄꽃의 아름다움과 추억을 선물한다.
경북에서 가장 빨리 봄을 알리는 꽃 소식은 지난해 12월 31일 국립공원으로 승격된 팔공산 가산산성에서 들려온다.
칠곡군 가산산성 부근에 세계 최대의 군락지를 이루고 있는 ‘복과 장수’의 상징 복수초는 1월부터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해 3월이면 가산산성 동문부터 가산바위까지 샛노란 꽃밭을 이뤄 팔공산을 찾는 등산객들에게 이름 그대로 ‘복과 장수’의 기운을 선물한다.
복수초가 팔공산을 찾는 사람에게 주는 봄의 전령 같은 꽃이라면 경상북도 마을 중에 봄꽃 향기에 제일 먼저 흠뻑 젖을 수 있는 곳은 의성군 사곡면 산수유 마을이다.
우리나라 3대 산수유 명소(구례 산수유, 이천 산수유) 중 하나인 의성 산수유 마을은 3월 중순부터 수만 그루의 산수유나무가 노랗게 마을을 뒤덮는다.
이 시기 마을 밭에는 의성을 대표하는 특산물 마늘이 자라고 있어 초록색의 마을과 동산을 뒤덮은 노란 산수유의 어울림이 마을을 찾는 사람들의 눈을 더욱 즐겁게 한다.
소멸예상지역 1순위로 항상 걱정이 앞서는 의성 주민에게 산수유의 꽃말인 ‘지속, 불변’은 새로운 도약과 희망의 전령사가 되기에 충분하다.
봄의 시작을 알리는 꽃, 매화의 은근한 향기는 3월 중순이면 경북 최북단 울진군 매화면에서 그 절정을 느낄 수 있다.
2015년 원남면에서 매화면으로 개칭할 만큼 이전부터 매화나무가 많았던 이곳은 2019년 1079그루의 매화나무를 식재해 ‘매화나무 특화거리’를 조성한 덕택에 울진을 찾는 상춘객들은 봄의 전령 매화의 아름다움과 향기로움에 한껏 취한다.
매화면에는 이현세 작가의 만화를 모티브로 조성된 ‘매화 이현세 만화마을’이 있어 함께 둘러본다면 봄의 싱그러움과 어린 시절 추억을 함께 느낄 수 있다.
4월이면 안동 낙동강변, 구미 금오천변, 경산 영남대 러브로드 등에 벚꽃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찾지만, 그 중 가장 으뜸은 경주다.
대릉원 돌담길 및 쪽샘지구, 보문호 주변으로 펼쳐진 벚꽃을 보기 위해서 매년 4월이면 경주는 인산인해를 이룬다.
가벼워진 옷차림과 환한 미소를 방문객들에게 선물하는 경주의 벚꽃은 이미 31회를 맞는 경주벚꽃마라톤대회만큼이나 전국민들에게 오랜 기간 봄에 꼭 가봐야 하는 여행코스로 자리매김해 있다.
경주에서 준비 중인 ‘2025년 APEC 정상회의’가 유치될 경우, 벚꽃 가득한 경주의 봄 여행이 프랑스 ‘라벤더 투어’, 네덜란드 ‘큐켄호프 튤립축제’처럼 세계적 관광 상품이 될 듯하다.
‘호랑이 숲’으로 유명한 봉화 국립 백두대간수목원은 아시아 최대 규모의 수목원으로 다양한 종류의 산림생물자원과 다채로운 식물을 볼 수 있는 잘 가꾸어진 아름다운 정원이다.
4월말에는 약 5만 송이의 튤립과 수선화가 개화해 절정을 이루고 햇살을 받으면 꽃등잔처럼 밝게 빛나는 튤립을 보면 왜 봄의 여왕이라고 불렀는지 알 수 있다.
꽃비로 사라진 벚꽃이 아쉬운 사람이라면 봄의 여왕 튤립과 아시아 고산지역 희귀식물을 볼 수 있는 봉화 국립 백두대간 수목원으로 발길을 옮겨도 좋다.
조선 중기 학자 송순은 ‘꽃이 진다하고 새들아 슬퍼마라’고 했으나 봄꽃이 지는 것은 언제나 아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봄꽃이 지는 것이 아쉬울 때는 영주의 소백산에 올라 흐드러지게 피어난 철쭉을 보며 그 아쉬움을 달래는 것도 방법이다.
늦여름 5월이면 영주 소백산 봉우리와 능선엔 철쭉군락이 장관을 이룬다. 5월 소백산 산행은 철쭉꽃의 즐거움과 등산의 건강함을 함께 얻을 수 있는 봄의 마지막 선물이다.
영주시는 2006년부터 소백산 철쭉 복원과 보존을 위해 철쭉군락지 및 주요 관광명소 부근 복원사업을 진행하고 있어 시간이 지날수록 늦봄 소백산 곳곳에 흐드러진 철쭉의 향연은 그 자태를 더욱 뽐낼 것으로 기대된다.
임대성 경북도 대변인은 “경상북도의 봄에는 항상 꽃과 사람이 있다”며 “이번 봄 경북으로 떠나 봄꽃향기와 사람 향기에 흠뻑 취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안동=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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