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 여성징병제 도입…"완전한 양성평등 병력 충원 기여"
덴마크가 국방력을 확충하기 위해 여성 징병제를 도입한다고 13일(현지시간) 발표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북유럽에서 안보 불안이 커지면서 병력을 보강하기 위해 이 같은 결정을 내렸다.
AP통신·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덴마크 정부는 이날 여성 징병제 도입과 복무 기간 연장 등을 골자로 한 국방 정비 계획을 내놨다. 여성 징병제는 필요한 관련 법령을 내년에 개정한 뒤 오는 2026년부터 시행하겠다는 방침이다. 덴마크 국방부는 병역 적합 판정을 받은 모든 덴마크 젊은이들은 성별에 관계없이 징병과 관련해 동등한 대우를 받게 됐다고 밝혔다.
메테 프레데릭센 덴마크 총리는 “우리는 전쟁을 원해서 재무장하는 것이 아니라, 전쟁을 피하기 위해 재무장하는 것”이라면서 “남성과 여성 간의 완전한 평등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트롤스 룬드 폴센 덴마크 국방장관은 “러시아가 장기 전쟁을 준비하는 등 현재 유럽 안보 상황이 악화해 군사 역량을 강화해야 한다”면서 “특히 군인 수를 늘려야 하는데, 완전한 양성평등을 포함해 강력한 징병이 이뤄지면서 국방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로써 노르웨이(2015년)와 스웨덴(2017년)에 이어 덴마크까지 북유럽 주요 3개국 모두 여성 징병제를 실시하게 됐다.
현재 덴마크에는 자발적으로 입대한 여군이 있다. 여군은 현재 덴마크 전체 병력의 25.1%에 이른다. 남성은 18세가 되면 군에 입대해 4개월간 복무해야 한다. 다만 자원자가 필요한 병력보다 많아 추첨을 통해 일부만 복무한다. 이런 상황에서도 여성 징집제를 실시하는 건, 노르웨이·스웨덴 등과 같이 균형 있고 대표성 있는 군대를 만드는 것이 목표이기 때문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앞서 지난해 초 여성 징병제 도입 논의를 시작할 당시 여러 현지 여성단체의 지지를 얻었다. 다만 일각에선 여성을 남성으로만 이뤄진 부대에 투입하면 사회적 마찰과 병참의 어려움 등 혼란이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덴마크 국방부에 따르면 육군은 현재 기본 군사훈련을 받는 징집병 4700명과 직업 군인 7000~9000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번에 여성 징병제 도입과 함께 징집병을 300명 추가해 총 5000명으로 만들 계획이다. 의무 복무 기간도 11개월로 늘어난다. 5개월은 기초 군사훈련을 받고, 이후 6개월은 보충 훈련과 작전 복무를 하게 된다.
아울러 덴마크는 지난해 국내총생산(GDP)의 1.4%가량을 국방비로 사용했으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목표치인 2% 달성을 위해 오는 2028년까지 향후 5년간 국방비를 59억 달러(약 7조8000억원) 정도 증액할 방침이다.
현재 여성 징병제가 이뤄지는 나라에는 노르웨이·스웨덴 외에 이스라엘·북한·수단·모잠비크·네덜란드 등이 있다. 네덜란드는 남성과 여성 모두 17세가 되면 징집대상 연령이 됐음을 알리는 통지서를 받아 원하는 사람만 입대한다.
박소영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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