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초 없고, 기상도 좋았다…‘욕지도 어선’ 침몰 미스터리

박은주 2024. 3. 14.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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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통영시 욕지도 인근 해상에서 14일 발생한 어선 침몰 사고와 관련해 당시 기상 상황이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사고 원인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지방기상청 창원기상대에 따르면 어선이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되기 약 12분 전인 이날 오전 4시 욕지도 인근 해상에는 초속 8m의 서북서풍이 불었고, 강풍주의보 등 기상 특보도 발효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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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오전 4시12분쯤 경남 통영시 욕지도 남쪽 4.6해리 해상에서 11명이 탄 139t급 쌍끌이저인망 어선이 침수되고 있다는 신고가 접수돼 해경이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경남 통영해양경찰서 제공


경남 통영시 욕지도 인근 해상에서 14일 발생한 어선 침몰 사고와 관련해 당시 기상 상황이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돼 사고 원인을 두고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부산지방기상청 창원기상대에 따르면 어선이 침수됐다는 신고가 접수되기 약 12분 전인 이날 오전 4시 욕지도 인근 해상에는 초속 8m의 서북서풍이 불었고, 강풍주의보 등 기상 특보도 발효되지 않았다. 파고는 1m로 잔잔한 편이었으며, 안개도 끼지 않아 시계 역시 충분히 확보된 것으로 확인됐다.

침몰된 어선은 139t급 쌍끌이저인망으로, 길이 36.4m·깊이 3.1m·너비는 6.8m의 제법 큰 규모를 자랑한다. 통상 30년이 지나야 노후화 됐다고 평가하는 ‘철선’임을 고려하면, 2002년 진수식을 치렀던 이 선박이 노후화로 인해 침몰됐을 가능성도 적다.

조업 중인 어선이 그물을 끌어 올리는 ‘양망’을 하다가 무게 중심이 한쪽으로 쏠리며 침몰하는 경우도 드물게 발생하지만,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사고 선박은 조업 중이 아니라 선단선과 짝을 이뤄 이동하다가 침몰했다.

사고 해역 수심도 약 60m로 깊은 편이라 암초와 충돌 가능성 역시 희박하다.

그러나 어선에 타고 있던 한국인 선원 4명이 모두 사망하거나 실종된 터라 정확한 사고 원인을 규명하는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인 선원을 상대로 원인을 조사해야 해서 파악에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통영해경 관계자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사고 원인을 파악하고 있다”며 “우선 실종자 1명을 찾기 위해 오후 수중수색을 실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고 현장을 수색하고 있는 해경. 통영해양경찰서 제공


앞서 이날 오전 4시12분쯤 통영시 욕지도 남쪽 4.6해리(약 8.5㎞) 해상에서 11명이 탄 139t급 쌍끌이저인망 어선이 침수되고 있다는 신고가 통영해양경찰서에 접수됐다. 이 선박에는 한국인 4명, 인도네시아인 6명, 베트남인 1명이 타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중 10명은 물 위에 떠 있는 모습이 포착돼 통영해경과 선다선 등에 의해 구조됐으나, 구조자 중 한국인 3명은 의식이 없는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사망했다. 사망자 중에는 선장도 포함됐으며, 다른 한국인 1명은 실종됐다. 선박은 현재 수면 아래로 완전히 가라앉은 상태다.

통영 욕지도 인근 해상에서는 지난 9일 새벽에도 20t급 근해연승어선이 알 수 없는 이유로 전복돼 4명이 숨지고 5명이 실종되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다.

박은주 기자 wn1247@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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