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의 가족, 오늘의 적…고려아연 vs 영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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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년간 '한 지붕 두 가족 체제'였던 고려아연과 영풍간 갈등이 오는 19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격화하고 있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국내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우호 세력을 확보하려 한다면 주식 가치가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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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영풍, 계열 분리 가능성에 대해서 부정
고려아연 “영풍, 당사 신사업 키워야하는 상황을 고려해주길”
영풍 “국내 기업 유증으로 주주권 침해…조항 삭제 시 더 큰 주주가치 하락”
75년간 ‘한 지붕 두 가족 체제’였던 고려아연과 영풍간 갈등이 오는 19일 주주총회를 앞두고 격화하고 있다. 양측은 이번 주총에서 국내 법인 제3자 유상증자 허용안과 현금 배당안을 두고 표대결을 진행할 예정이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은 이번 주총에서 제3자배정 유증을 외국 합작법인만이 아닌 국내 법인도 가능하도록 하고 주당 5000원을 결산배당금으로 지급하는 내용의 안건을 상정했다. 영풍은 제3자배정 유증 관련 정관 변경안을 반대하고 나섰다. 배당금은 주당 1만원으로 올릴 것을 요구했다.
영풍 장씨와 고려아연 최씨 집안은 1949년부터 동업을 해오며 상호 지분을 보유해 왔다. 영풍은 고려아연의 지분율을 절반 넘게 갖고 있어 고려아연은 영풍의 계열사로 분류된다.
하지만 최윤범 고려아연 회장이 2022년 한화로부터 투자를 받은 것을 시작으로 고려아연의 경영권을 두고 고려아연 최씨와 영풍 장씨 신경전이 첨예해졌다.
고려아연이 한화에 이어 유증을 진행한 현대차 등을 우군으로 상정하면 최 회장의 지분은 약 33%로, 장형진 영풍 고문(약 32%)의 지분율과 비슷해진다. 따라서 이번 배당 안건은 고려아연의 지분 8%를 보유한 국민연금이 캐스팅보트를 쥐게 됐다.
갈등 상황이 부각되며 두 집안의 계열분리 가능성까지 언급되고 있지만 양측 모두 부인하고 있다. 다만 재계에서의 해석과 달리 양측 모두 ‘계열 분리’ 가능성에 대해서 부정했다.
고려아연은 한화와 현대차의 지분에 대해 우호 세력이 아닌 사업적 동맹일 뿐이라며 ‘영풍 쪽의 해석’이라며 선을 그었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그렇게(계열 분리 움직임) 말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한화와는 신사업을 하는 부분이 있고 현대차 경우에도 배터리 소재 쪽으로 국산화가 필요한 사항이라 사업적인 측면이 컸던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현재 하는 사업을 더 확장하고 신사업을 키워 회사를 발전시키는 방향으로 보고 있는데 영풍 쪽의 입장은 현재 상황을 유지해 배당을 많이 하라는 식”이라며 “지금 당장은 배당이야 줄 수 있지만 재정이 무한한 것이 아닌데 그런 측면을 고려해야 하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고려아연의 주주환원율이 76.3%로, 지난해 50.9%보다 높아졌다.
영풍은 고려아연이 국내 제3자 유상증자를 통해 우호 세력을 확보하려 한다면 주식 가치가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그러면서 영풍 관계자는 정관 개정이 기존 주주의 지분 가치 희석을 시킬 수 있기에 가장 큰 사안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해외 합작 법인만 유증을 할 수 있다는 규정은 해외 진출을 염두에 두고 만든 것인데 한화나 현대차와 같은 국내 기업에 유증을 하는 것이 문제라는 것이다.
영풍 관계자는 “한화와 현대차의 해외법인은 해외 합작 법인이 아닌 국내 기업의 해외법인에 불과하다”며 “무리한 유증으로 기존 주주의 주주권을 침해한 사례가 있는데 이번 정관 변경에서 이 조항까지 삭제한다면 사실상 무제한으로 유증을 하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 역시 이번 정관 변경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고 강조했다. ISS는 “기존 주주에 대한 주식가치 희석의 위험이 크기 때문에 반대 투표가 필요하다”고 영풍의 손을 들어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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