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사교육에 '27조' 썼다…3년 연속 '사상 최대'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 43.4만원
교육부 "늘봄학교 등 경감 대책 지속 추진"
지난해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이 27조억원을 넘어서며 3년 연속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사교육 참여율과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전년보다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교육비 지출이 가장 많은 과목은 '영어'였다.
교육부와 통계청은 14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 초중고 사교육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지난해 5~6월, 9~10월에 걸쳐 전국 초중고 약 3000개 학교, 7만4000명 학생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사 결과 지난해 사교육비 총액은 약 27조1000억원으로 직전년 26억원보다 4.5% 증가했다. 이 중 초등학교가 12조4000억원으로 가장 많았고, 중학교는 7조2000억원, 고등학교는 7조5000억원인 것으로 집계됐다. 사교육비 총액은 2021년(23조4000억원)부터 조사가 시작된 2007년 이후 역대 최고 기록을 쓰고 있다.
박은영 통계청 복지통계과장은 "2020년도 코로나 때문에 사교육 자체를 많이 하지 못하다 보니 (사교육비가) 크게 감소했던 영향이 있다"며 "그 이후로 하락한 것에 대한 반등으로 (사교육비 총액이) 크게 향상된 부분이 지난 2년간 또 있었다"고 했다. 다만 전년 대비 증감률은 2021년 21.5%, 2022년 11.8%, 지난해 5.8%로 둔화하고 있다고 교육부는 설명했다.
앞서 교육부는 지난해 국회에 제출한 2024년도 성과계획서에 초·중·고 사교육비 총액 목표를 2022년 26조원에서 1조8000억원 줄인 24조2000억원으로 제시했는데 이 목표를 지키지 못했다. 이와 관련해 교육부 관계자는 "저희가 목표로 하는 부분을 달성 못 한 것은 반성해야 할 부분도 있고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지난해 킬러 문항 배제 등 사교육비 절감 정책의 시차 문제가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올해 증가 추이를 봤을 때 상당 부분 내년쯤에는 반드시 감소시킬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조사에서 사교육 참여율은 78.5%로 같은 기간 0.2%포인트 증가했다. 학교급별로 초등학교가 87.0%로 가장 높았고 중학교 75.4%, 고등학교 66.4% 순이었다. 전체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도 43만4000원으로 직전년 대비 5.8% 늘었다. 사교육 참여율과는 반대로 인당 사교육비는 고등학생이 49만1000원으로 가장 비쌌다. 중학교는 44만9000원, 초등학교는 39만8000원이었다.
일반교과 과목에서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가장 비싼 과목은 영어(12만8000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수학이 12만2000원으로 2위였고 국어가 3만8000원, 사회·과학이 1만9000원이었다. 사교육 참여 학생으로만 모수를 좁혀도 영어 24만8000원, 수학 23만3000원, 국어 14만8000원 순으로 동일했다.
사교육비로 한 달에 70만원 이상을 쓰는 '고액 사교육' 학생 비중은 22.0%였다. 지난해(19.1%)보다 2.9%포인트 증가했다. 서울과 광역시, 중소도시는 한 달에 사교육비로 70만원 이상을 지출하는 비중이 20~30%로 가장 높았던 반면, 읍면지역에서는 10만~20만원 미만을 쓴다는 비율이 13.3%로 가장 컸다.
가구의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사교육에 참여하고 지출하는 비율이 높았다. 월평균 소득이 800만원 이상인 고소득 가구 경우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67만1000원으로, 소득이 300만원 미만인 저소득 가구(18만3000원)의 3.7배에 달했다. 사교육 참여율의 경우 고소득 가구가 87.9%, 저소득 가구가 57.2%로 집계됐다.
고등학생의 경우 상위권 성적의 학생이 사교육에 더 활발히 참여하고 많은 돈을 쓰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10% 이내 성적의 학생은 61만6000원을 사교육에 써 하위 20% 이내 학생(33만6000원)의 2배 수준이었다. 사교육 참여율은 상위 10% 이내 학생이 76.1%, 하위 20% 이내 학생이 53.9%였다.
지역별로는 서울에서 사교육비가 가장 높았다.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서울이 62만8000원, 광역시 42만7000원, 중소도시 42만5000원, 읍면지역 28만9000원 순이었다. 서울의 사교육비 지출은 읍면지역의 2.17배 수준이다.
교육부는 늘봄학교 운영 등 사교육 경감 대책을 지속해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 교육청이 주체가 돼 지역 상황에 맞는 사교육 경감 정책을 적극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시도교육청 평가 등과 연계해 책무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이영찬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책임교육학년제 도입, 수능 킬러문항 배제, 공교육 정상화 등을 통해 과도한 사교육을 완화하고 2024년 사교육비를 반드시 경감시킬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영원 기자 forever@asiae.co.kr
세종=송승섭 기자 tmdtjq8506@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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