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재에겐 힘든 일" 투헬, '애제자' 김민재 벤치행 기정사실화…"다이어, 말 많고 잘 뛰어"
(엑스포츠뉴스 권동환 기자) 바이에른 뮌헨을 이끄는 토마스 투헬 감독이 최근 선발 경쟁에서 밀린 김민재한테 동정을 보내며 벤치 멤버로 내려간 이유를 설명했다.
뮌헨 소식을 주로 전하는 '바바리안 풋볼 워크스'는 지난 12일(한국시간) "토마스 투헬은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가 어려운 상황을 잘 헤쳐나갈 수 있기를 바라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투헬 감독은 최근 2023-24시즌 전반기 때와 다르게 수비진을 운영하고 있다. 전반기에 투헬 감독 밑에서 주전 센터백 조합으로 활약한 건 김민재와 다요 우파메카노였지만 두 선수는 최근 두 선수는 벤치 멤버로 전락했다.
새 시즌을 앞두고 뮌헨은 이탈리아 세리에A SSC나폴리에서 활약하던 김민재를 영입했다. 나폴리에서 세리에A 우승을 이끌었던 김민재를 데려오기 위해 뮌헨은 이적료 5000만 유로(약 716억원)를 지불했다.
김민재의 뮌헨 이적이 확정된 후 투헬 감독은 김민재를 격하게 환영했다. 김민재가 훈련장에 도착하자 그는 두 팔을 벌리고 포옹을 나누면서 "만나서 반갑다"라고 인사했다.
포옹만 했을 뿐만 아니라 김민재의 어깨를 툭 치고 뺨을 어루만지며 친근감을 표시하더니 김민재 볼에 뽀뽀까지 했다. 격한 애정 표현까지 한 투헬 감독은 "넌 아주 잘할 거야. 너도 그 과정을 좋아할 거야. 내가 약속할게"라고 김민재 자신감을 북돋웠다.
김민재도 여름 이적시장 기간 동안 많은 빅클럽들의 러브콜을 받았지만 뮌헨 이적을 택하게 된 배경엔 투헬 감독의 설득이 있었다고 밝혔다.
김민재는 '스포르트 빌트'와의 인터뷰에서 "투헬과의 전화는 매우 결정적이고 감동했다. 그는 나에 대해 매우 긍정적으로 말했다"라며 "그는 나와 내 경기에 대해 모든 것을 알고 속속들이 이야기해 줬고, 나에 대한 명확한 계획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매우 상세했다. 나에게 큰 느낌과 자신감, 안정감을 주었다"라며 "내 경기와 나의 강점에 대한 그의 생각은 내 생각과 정확히 일치했다. 투헬과의 대화에서 즉시 결정했다"라며 자신의 강점과 경기력을 알아본 투헬 감독이 뮌헨 이적에 결정적이었다고 인정했다.
투헬 감독은 새로 합류한 김민재를 곧바로 선발로 내세웠다. 분데스리가 개막전부터 선발로 나선 김민재는 꾸준히 선발 출전 하면서 15경기 연속 선발 풀타임을 뛰어 과부하가 우려되기도 했다.
당시 마테이스 더리흐트가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하면서 김민재는 프랑스 센터백 다요 우파메카노와 함께 뮌헨 수비진을 책임지며 전반기 경쟁을 도왔다.
그러나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아시안컵 카타르를 다녀온 후 김민재 입지가 크게 변했다. 전반기 동안 부동의 주전으로 활약하던 김민재는 겨울 이적시장 때 새로 영입된 에릭 다이어와의 경쟁에서 밀리며 벤치를 지키기 시작했다.
뮌헨은 지난 6일 SS라치오와의 2023-24시즌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16강 2차전에서 센터백 조합으로 다이어와 더리히트를 선발로 내세웠다. 당시 우파메카노는 직전 경기에서 퇴장을 당해 징계를 받아 출전이 불가능했지만 부상과 징계가 없는데도 김민재가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다는 소식은 팬들한테 큰 충격을 줬다.
투헬 감독은 센터백 조합을 바꾼 라치오전에서 3-0 완승을 거두자 다음 경기인 마인츠와의 분데스리가 25라운드 홈경기에서도 다이어와 더리히트는 선발 명단에 넣었다. 다시 벤치 명단에 포함된 김민재는 후반전에 교체로 나왔고 경기 결과는 8-1 뮌헨의 대승으로 끝났다.
'다이어-더리흐트' 센터백 조합으로 뮌헨이 2경기 연속 완승을 거두면서 투헬 감독이 앞으로도 두 선수를 계속 선발로 내세울 것으로 예상되면서 김민재 입지에 빨간불이 켜졌다.
김민재가 주전 경쟁에서 밀리자 독일 유력지 '빌트'는 11일 "5000만 유로(716억원)의 남자 김민재도 더 이상 기능을 하지 않는다. 토마스 투헬의 새로운 패자"라고 주장했다.
매체는 "5000만 유로를 기록하며 바이에른 뮌헨으로 이적한 김민재가 투헬 감독 아래서 살아남지 못했다"라며 "투헬은 마테이스 더리흐트와 에릭 다이어를 기용하며 새로운 중앙 수비 조합을 찾았다. 둘은 좋은 활약을 펼치고 있다"라고 전했다.
독일 바이에른주 유력 매체 '아벤트차이퉁'도 11일 "다이어와 마테이스 더리흐트가 팀의 기둥이 됐다. 다이어는 겨울 이적시장을 통해 뮌헨에 입단했다. 다이어의 이적에 대해 의구심이 있었지만, 다이어에게 행운이 따른다는 게 입증됐다"라며 다이어가 더리흐트와 함께 뮌헨 수비의 핵심이 됐다고 평가했다.
이어 "다이어는 수비를 안정시키고 조직력을 더했으며, 그의 의사소통 능력이 팀에 도움이 된다. 경합에서 64.7%의 성공률을 기록한 다이어는 뮌헨 수비수들 중 가장 높은 경합 성공률을 기록했다"라고 호평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여름 나폴리에서 합류한 김민재는 이제 센터백들 중 세 번째 옵션이다"라며 다이어가 김민재를 밀어냈다고 했다.
김민재가 주전 경쟁에서 밀렸다는 사실이 독일 축구계에서 화제가 된 가운데 투헬 감독도 애제자인 김민재가 처한 현실을 인지해 동정을 보냈다.
매체에 따르면 투헬 감독은 마인츠전이 끝난 후 '스카이스포츠 독일'과의 인터뷰에서 "(김)민재에겐 매우 힘들 일이다. 특히나 김민재는 경기에 뛸 자격이 있도 매우 훌륭하지만 그럴 때도 있다"라며 "다이어와 더리흐트는 두 번의 홈경기에서 잘했기에 라인업에 머물고 있다"라고 밝혔다.
이어 "우파메카노한테도 너무 안타까운 일이다. 그는 두 번의 레드카드를 받아 약간의 고통을 겪었다"라며 챔피언스리그와 리그에서 2경기 연속 퇴장을 당했던 우파메카노한테도 안쓰러운 시선을 보냈다.
또 "다이어는 잘 뛰고 있고 말도 많이 하고 있어 수비진을 잘 조직하고, 더리흐트와 긴밀한 관계를 갖고 있기에 우리한테 좋다"라며 "이것이 바로 두 선수가 지금 한 발자국 더 앞서있는 이유이다"라며 김민재가 선발 경쟁에서 밀린 이유를 설명했다.
사진=연합뉴스, 뮌헨 유튜브
권동환 기자 kkddhh95@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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