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류화가 조경훈, 갤러리 인사아트서 개인전
여류화가 조경훈 작가가 4월 3일부터 8일까지 “그림이 이야기를 만든다”는 주제로 갤러리 인사아트에서 단독 개인전을 연다. 모든 이야기는 상상 속에서 만들어지고 그 중에서 동화는 더 많은 상상 속에서 탄생한다. 동양에서 동화는 아이들을 위한 교훈을 담고 있는 이야기라는 의미로 사용되지만, 원래 동화는 마법, 요정, 그리고 상상의 생물이 등장하는 전통적인 이야기로 시작되었다. 따라서 동화의 기본 요소는 상상이었다.
하지만 작가는 현대 동화 속에서 판타지는 사라졌다고 본다. 동화는 규격화 된 이야기가 되었고 상상 속의 이미지가 아니라 박제된 상징으로 표현되었다. 신데렐라는 유리구두로, 잭과 콩나무는 나무로, 백설공주는 독이 든 사과와 일곱 난장이로 이미지가 굳어졌다는게 작가의 시각이다.
작가는 그림을 통해서 동화를 다시 상상의 세계로 돌려놓는 야심한 작업을 이번 전시회를 통해 보여준다. 아이를 잡아먹은 악어는 왜 눈물을 흘렸을까? 신데렐라가 멋진 마차를 타고 가지 않았다면 왕자가 참석한 파티장에 입장이 가능했을까? 나무에서 나지 않는 콩이 구름을 넘어 자라나면 어떤 모습일까?
그리고 규격화된 현대의 동화가 주목하지 않았던 동화 속 이야기들에 천착해서 상상의 지평을 더 넓혀간다. 신데렐라의 멋진 마차를 몰았던 말과 마부들이 누구인지 생각해 보았는가? 떨어져 있는 남의 털을 이용해 예뻐지려 한 갈가마귀의 행동은 비난 받아야 하는가? 비록 긴 시간은 아니지만 스스로 하늘을 날았던 거북이는 그 순간이 얼마나 행복했을까?
작가는 1992년부터 노방에 먹, 채색하는 작업을 시작했다. 한국화를 전공한 작가는 한지나 캔버스 천보다는 노방 위에 작업을 선택했다. 특히 아교 포수를 한 노방 위의 작업은 종이보다 부드럽고 투명한 느낌을 준다. 1990년대 초, 자연을 소재로 한 반(半)추상화로 노방의 작업을 시작하였지만, 2000년대 이후 노방 위의 작업이 동화의 상상력을 시각적으로 더 증폭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다.
1997년 이후 보스턴과 뉴햄프셔, 그리고 한국에서 진행했던 작업과 스케치들은 이번에 전시한 동화의 상상력에 바탕이 되었다. 이번 전시에서는 이전의 작품들과 함께 꽃, 새를 소재로 한 스크레치 작업들도 함께 한다.
서명수 기자 seo.myo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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