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교수 집단사직 예고에 중증환자단체연합 “생명 위협” 비판

박선혜 2024. 3. 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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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대하며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난 데 이어 의과대학 교수들도 집단사직 의사를 내보이자, 중증 환자들이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한국다발골수종환우회 등 7개 중환자 단체가 모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이하 중증질환연합)는 14일 입장문을 전하며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인해 환자들은 매일 피가 마르는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대학 교수들은 현 사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사직서를 제출한다며 강대강 싸움에 초강수를 두면서 국민들을 겁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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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공의들의 집단파업이 4주째 접어든 가운데, 11일 서울의 한 대형병원에서 환자들이 외래 진료를 받기 위해 기다리고 있다. 사진=곽경근 대기자


정부의 의대 증원 방침에 반대하며 전공의들이 의료현장을 떠난 데 이어 의과대학 교수들도 집단사직 의사를 내보이자, 중증 환자들이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암환자권익협의회, 한국다발골수종환우회 등 7개 중환자 단체가 모인 한국중증질환연합회(이하 중증질환연합)는 14일 입장문을 전하며 “전공의 집단사직으로 인해 환자들은 매일 피가 마르는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며 “대학 교수들은 현 사태를 해결하지 않을 경우 사직서를 제출한다며 강대강 싸움에 초강수를 두면서 국민들을 겁박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환자를 버리고 현장을 떠난 제자들에게 ‘의료인은 환자만큼은 지켜가면서 싸워야 한다’는 단순한 철학을 몸소 보이고 모범이 돼야 한다”면서 “자신이 제안한 의견이 수용되지 않으면 (제자들과) 함께 옷을 벗겠다는, 사태의 장기화를 암시하는 모습에 중증환자들은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앞서 서울대 의대 교수협의회 비상대책위원회가 의대 증원 사안을 외부기관 분석에 맡겨 1년 뒤 결정하자고 제안한 것에 대해선 “(1년간의) 조사 통계 자료에 따라 의대 정원을 증원한다고 하면, 그때도 집단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란 확신을 국민들에게 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현장에 복귀한 뒤에 그런 제안을 했으면 모를까, 환자의 목숨을 담보로 잡아놓은 상황에서 이게 무슨 해결책이라고 할 수 있는가”라며 “보건복지부가 이 제안을 들어줄 것 같으면 지리한 공방전은 시작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밝혔다.

교수들의 사직 의사로 인해 의료현장에 남아있는 의료진들마저 그만두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중증질환연합은 “겨우 버티고 있는 소신 있는 의료진들마저 모두 의료현장을 떠나라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같다”며 “극단적 선전포고를 전 병사(의사)들에게 하달하는 명령이 아니었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이어 “의료계 주장만 담은 협상으로는 정부가 들어줄 것 같지 않으니 실현 가능한 대안을 마련해달라”면서 “어떤 경우든 논의를 위한 협의회를 구성할 땐 중증환자들이 꼭 참여할 수 있도록 해달라”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13일 한국폐암환우회는 대한의사협회 회관 앞에 모여 제네바 선언의 문장이 적힌 현수막을 들고 의료공백 사태 해결을 호소했다. 이건주 환우회 회장은 선배 의사들에게 “전공의들을 협상의 자리로 인도하는 사회 지도자의 경륜을 보여 달라”고 했다. 이어 정부를 향해선 “폭넓게 의견을 수렴해 의료진을 설득하고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 달라”고 요청했다.

앞서 서울대학교, 연세대학교, 가톨릭대학교, 울산대학교 등 19개 의대 교수들은 13일 공동비상대책위원회(이하 공동비대위)를 꾸리고, 오는 15일까지 사직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 공동비대위는 “전공의에 대한 사법 조치와 의대 학생들의 유급은 시급한 비상사태”라며 “전국 의대 교수 비대위는 이를 막기 위해 조직하고 연대할 것”이라고 전했다.

박선혜 기자 betough@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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