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제값받기' 효과…해외 세단 평균가 6000만원 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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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현대자동차가 해외에서 판매한 세단 모델의 평균 가격이 처음으로 60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현대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의 해외 세단 평균 판매 가격은 6292만원으로 전년 대비 24% 올랐다.
그동안 현대차의 해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가격이 6000만원대를 넘어선 적은 있었지만, 세단 가격까지 넘어선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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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 해외 대당 평균 판매 가격 올라
고급화·첨단화·전동화 전략 통해
지난해 제네시스 해외 판매 비중 44%
'우즈 효과'로 미국서 인식 달라져
기아도 EV9가 효자…해외 RV 가격 상승
지난해 현대자동차가 해외에서 판매한 세단 모델의 평균 가격이 처음으로 6000만원을 넘어선 것으로 나타났다. 양보다 질을 중요시하면서 ‘제값 받기’를 강조한 정의선 회장의 전략이 효과를 발휘한 결과로 평가된다. 특히 고급화 전략을 표방하며 2015년 출범한 제네시스 브랜드가 해외에서 성공을 거두면서 현대차의 브랜드 이미지를 향상시키고 차량 가격 상승을 주도했다.
14일 현대차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이 회사의 해외 세단 평균 판매 가격은 6292만원으로 전년 대비 24% 올랐다. 그동안 현대차의 해외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판매 가격이 6000만원대를 넘어선 적은 있었지만, 세단 가격까지 넘어선 건 지난해가 처음이다. 같은 기간 해외 SUV 평균 가격은 6744만원으로 전년 대비 7% 올랐다.
이런 결과는 해외 주력 시장이 북미·유럽 시장으로 바뀐 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현대차가 해외에서 판매한 차량 10대 중 4대는 북미 또는 유럽에서 팔렸으며, 특히 북미에서는 제네시스를 앞세운 고급화 전략이 통했다. 고공행진을 이어갔던 환율 효과도 한몫했다.
지난해 제네시스는 전 세계 시장에서 22만5189대 팔렸다. 그중 해외 판매가 10만대에 육박하며 해외 비중이 44%에 달했다. 2015년 브랜드 출범 이후 제네시스는 2020년까지 줄곧 국내에서만 팔리는 브랜드로 통했다.
하지만 2021년 미국에서 예상치 못한 사건이 생기면서 제네시스는 브랜드 이미지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 미국의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로스앤젤레스에서 제네시스 GV80을 타고 가다가 교통사고를 당한 사건이다. 차량이 전복된 큰 사고였지만 다행히 우즈는 무사했다. 이 사고로 제네시스 차량의 안전성이 공개적으로 입증되면서 미국인들 사이에서 현대차에 대한 인식이 달라졌다.
과거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는 가성비 좋은 차로 불렸다면 이제 현대차는 안전하고 첨단화된 고급 차로 통하기 시작했다. 이후 제네시스는 북미 위주로 판매를 늘리면서 지난해까지 전 세계 누적 판매량 100만대를 달성했다. 2020년 18%에 그쳤던 해외 비중은 2022년 37%, 2023년에는 절반 수준인 44%까지 올라왔다.
세단뿐만 아니라 해외 SUV 가격도 계속 상승하고 있다. 지난해 현대차 SUV 해외 평균 판매 가격은 6744만원으로 2년 연속 6000만원을 넘어섰다. 전 세계적인 SUV 선호 현상에 맞춰 지난해 현대차도 코나, 싼타페 신형 모델을 선보이며 해외 시장 SUV 라인업을 강화했다.
기아, 대형 전기차 EV9이 효자기아도 SUV 위주로 판매를 늘리며 해외 SUV 평균 가격이 5779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14% 늘어난 수치다. 해외 세단 평균가는 3409만원으로 2% 상승에 그쳤다.
기아는 지난해 플래그십 대형 전기 SUV EV9을 글로벌 시장에 론칭했다. EV9의 미국 판매 가격이 5만4900달러(약 7200만원)부터 시작하고 유럽은 아예 기본 트림부터 1억원을 훌쩍 넘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보다 해외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팔린 EV9 10대 중 7대 이상은 해외로 나갔다. 현대차·기아는 올해도 SUV와 친환경차, 제네시스 등 고부가가치 차량 위주로 판매를 늘리며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익성을 최대치로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우수연 기자 yesim@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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