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슨’부터 데이브까지…30주년 넥슨[겹쳐보는 10년①]

유채리 2024. 3. 14. 1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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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발팀 목소리 반영해 새 게임 만들 것”
노동‧사회‧환경….새로운 의제 떠올라
넥슨 창립 30주년 기념 티징 페이지. 홈페이지 캡처

“2003년은 넥슨 황금기였지만, 10년이 지난 지금 넥슨에는 게임이 없다. 10년 간 대표 타이틀이 없지만, 마이너스 성장도 없었다. 지난해도 7% 정도 성장했다지만, 실제로는 좋은 상황이 아니다.” (김정주 당시 NXC 회장, 2014년 5월27일)

14일 넥슨은 창립 30주년을 맞이한다. 지난 7일 기념 티징 페이지를 오픈하고 다양한 이벤트를 예고했다.

김 회장은 당시 “앞으로 10년간 넥슨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의 질문처럼 넥슨이 지난 10년 동안 어떠한 시간을 걸어왔는지 창립 30주년과 겹쳐 본다.

“예전보다 개발팀에서 내는 목소리를 더 반영해 현재 시장에 없는 게임을 만들어내겠다” (정상원 넥슨코리아 신규개발총괄부사장, 2014년 5월29일)

게임사임에도 자체 개발보다는 인수합병(M&A)으로 주요 지적재산권(IP)을 얻었다는 지적이 꾸준하게 나왔다. 넥슨 대표 게임 메이플스토리, 던전앤파이터, 서든어택, 테일즈위버 등이 인수합병을 통해 갖춘 라인업이다.

이후 자체 개발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메이플스토리2’, ‘서든어택2’, ‘마스터오브이터니티(모에)’, ‘리터너즈’ 등이다. 특히 리터너즈, 모에를 출시한 2016년, 넥슨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자체 개발력을 입증했다는 평을 받았다. 그러나 지난 2019년 그 둘뿐만 아니라 넥슨의 왓 스튜디오가 개발한 ‘야생의 땅: 듀랑고’도 서비스 종료됐다.

과금 둘러싼 비판…‘돈슨’ 오명 벗을 수 있을까

“실제로 외부에서 넥슨을 ‘돈슨’이라고 부르는 등 비판이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이른바 ‘돈슨’이라는 이미지가 워낙 오랜 기간에 쌓인 것으로 반성해야 할 부분이 있는 ‘거대한 숙제’다…새로운 비즈니스 모델과 다양한 실험을 준비하고 있다” (박지원 넥슨코리아 대표, 2014년 5월29일)

수익에만 집중한다는 비판도 꾸준히 제기됐다. 2014년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클로저스’는 유니온 메달 등 아이템 획득 방식이 무리한 과금을 유도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부분 유료화를 국내에 처음 도입한 것도, 확률형 아이템을 도입한 것도 넥슨이어서 반발은 더욱 거셌다.

넥슨 판교 사옥. 넥슨

‘창의 DNA’… 앞으로의 10년, ‘데이브’로 좋은 시작

“움직이고자 하는 방향은 창의적 DNA를 복원하는 것이다” (박지원 넥슨코리아대표. 2014년 5월29일)

‘창의 DNA’는 지난 2021년부터 다시 빛을 보기 시작했다. 서브컬처 게임 ‘블루 아카이브’는 출시 직후부터 인기를 끌었다. 지난해에는 서비스 3년 만에 누적 매출 5억 달러(약 6600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데이브 더 다이버(데이브)’ 역시 지난해 정식 출시 다음날 스팀 유료 게임 인기 1위에 올랐다. 사전 출시 단계부터 2023년 12월31일까지 누적 판매량 300만장을 돌파하는 성과도 냈다.

이후 ‘착한 게임’을 잇따라 내놓기도 했다. 현금 결제 없이 캐릭터를 강화할 수 있는 모바일 퍼즐액션 게임 ‘로드러너원’을 지난 2017년 5월 출시했다. 기대작으로 꼽히는 ‘퍼스트 디센던트’ 역시 인게임 콘텐츠나 보상을 플레이를 통해 얻을 수 있도록 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렇지만 진통은 여전하다. 지난 1월3일 ‘메이플스토리’ 확률형 아이템(큐브) 확률 정보 조작 행위로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116억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공식 사과 방송과 큐브 판매도 중지 등으로 대응했지만, 이용자들은 한국소비자원에 피해자 집단 분쟁 조정 신청을 낸 상태다. 넥슨도 공정위를 상대로 시정 명령 등 처분 취소 청구 소송을 접수하면서 팽팽히 맞서는 국면이다.

노동‧사회‧환경…떠오르는 새로운 의제, 넥슨은

윤리 경영 부문에서 새로운 의제가 생겨나기도 했다. 노동‧사회‧환경이다. 넥슨은 2016년 게임 ‘클로저스’ 성우 교체 논란을 겪었다. 게임 캐릭터 목소리를 연기한 성우가 자신의 SNS에 티셔츠를 입고 올린 사진 때문이다. 논란이 불거진 지 하루 만에 성우 교체를 발표했다. 당시 이를 지지하는 진영과 표현의 자유 침해 등을 비판하며 보이콧을 선언한 진영 등 갈등이 극심하기도 했다.

지난해 메이플스토리 캐릭터 ‘엔젤릭버스터’가 등장한 홍보 영상 속 특정 장면을 둘러싼 혐오표현 논란도 사회적 이슈가 되기도 했다.

환경 역시 집중해야 할 분야다. 유럽 등 서구권에서는 친환경이 중요한 화두가 됐지만 한국 게임 업계에선 아직 전반적으로 미지의 영역이기도 해서다. 넥슨게임즈는 지난해 처음으로 한국ESG기준원 평가 지표에 추가됐으며, 종합 등급 C를 받았다. 지배구조는 B(보통)를 받았지만 사회와 환경은 각각 C와 D를 받았는데, D는 ‘매우 취약’을 의미하며 상당한 노력이 필요한 상태라는 평가다.

한편 넥슨은 지난 2022 사회공헌 및 기업문화 보고서에 ‘구성원과 고객 및 외부 이해관계자의 가치를 존중하고 신뢰를 높여 건전한 기업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유채리 기자 cyu@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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