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하원 '틱톡 금지법' 압도적 찬성... 미국서 퇴출되나
[윤현 기자]
▲ 미국 하원의 '틱톡 금지법' 통과를 보도하는 CNN 방송 |
ⓒ CNN |
미국 하원이 '틱톡 금지법'을 압도적인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하원은 13일(현지시각) '외국의 적이 통제하는 앱으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하는 법안'을 찬성 352표, 반대 65표로 가결했다.
이 법안은 미국 내에서 외국의 적이 통제하는 앱의 배포, 유지, 업데이트를 불법화하고 이들 앱에 대한 앱스토어 및 웹호스팅 제공을 금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에 따르면 중국 동영상 플랫폼 틱톡의 모회사인 바이트댄스는 6개월 내 틱톡의 미국 사업권을 매각해야 하며, 만약 매각하지 않거나 실패할 경우 구글이나 애플 등의 앱스토어에서 사라지게 된다. 다만 현실적으로 6개월 내 틱톡 매각은 불가능하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트럼프 반대도 안 통했다... 공화당이 주도한 '틱톡 금지법'
틱톡은 전 세계적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숏폼(짧은 동영상) 공유 앱으로 미국 내에서만 사용자가 1억 7천만 명에 달한다.
그러나 미국 정치권은 틱톡의 모기업인 바이트댄스가 중국 정부에 예속돼 있으며, 미국 사용자의 데이터를 중국 정부에 넘길 수 있다는 안보 우려를 제기해 왔다. 백악관은 지난해부터 모든 연방정부 기관에 틱톡 사용 금지령을 내렸다.
과거 틱톡 금지를 추진했던 공화당 대선 후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틱톡이 없어질 경우 자신과 갈등 관계인 페이스북의 사업이 커질 것이라면서 틱톡 금지법에 반대한다고 입장을 바꿨다.
그럼에도 공화당 소속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오늘의 초당적 투표는 미국인을 감시하거나 통제하려는 중국의 시도에 대한 의회의 강력한 반대와 이를 억제하려는 결의를 보여준다"라며 "상원이 법안을 통과시키고, 대통령이 서명할 것을 촉구한다"라고 했다.
이 법안을 공동 발의한 공화당의 마이크 갤러거 하원의원은 "이 법안은 틱톡이 중국 공산당과 헤어질 것을 강요한다"라며 "중국 공산당에 예속되어 있는 회사가 미국의 온라인 플랫폼을 통제하는 위험을 감수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민주당의 하킴 제프리스 하원 원내대표도 "미국인 틱톡 사용자의 데이터가 악용되거나 개인정보가 침해될 가능성이 줄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 미국 하원의 '틱톡 금지법' 표결 본회의 생중계 |
ⓒ 미국 의회 |
하지만 이 법안이 상원을 통과할지는 불투명하다.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논란이 불거지거나, 오는 11월 대선을 앞두고 틱톡을 지지하는 젊은 유권자의 표심을 자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제프리스 원내대표는 "이 법안은 틱톡을 금지하는 것이 아니다"라며 "중국 공산당과 같은 외국의 적으로부터 미국 사용자의 데이터와 개인정보를 보호할 미국 회사가 틱톡을 소유하도록 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다만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해당 법인을 검토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만 내놓았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법안이 상·하원을 통과하면 서명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미 뉴욕대 스턴 비즈니스인권센터 폴 배럿 부소장은 "바이트댄스와 중국 정부는 미국의 초당적인 정치적 신호를 더 예민하게 읽고 일찌감치 틱톡의 미국 내 사업을 독립 법인으로 분리했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또한 "이 법안은 미국인이 틱톡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는 것을 금지한다"라며 "이는 누구도 행복하지 않은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 정부는 반발했다. 왕원빈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은 틱톡이 미국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증거를 찾지 못하면서도 틱톡에 대한 탄압을 멈추지 않았다"라며 "공정한 경쟁에서 틱톡을 이기지 못하자 괴롭히고 있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어지럽혀졌고, 정상적인 국제 경제와 무역 질서가 파괴됐다"라면서 "이는 결국 미국 스스로에 해를 끼칠 것"이라고 경고했다.
바이트댄스 측도 "미국의 우려는 근거가 없다"라며 "회사의 약 60%는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기관 투자자가 소유하고 있으며, 미국인 사용자의 민감한 정보는 미국 클라우드 업체 오라클이 운영하는 서버에 저장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Copyright © 오마이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세계시장은 RE100인데 또 '원전' 짓겠다니…윤 정부의 미친 짓"
- 'NC노조 포스터 집게손' 사과까지...게임업계, 아직도 이러고 있다
- '본선행 티켓' 쥔 박지원·정동영...전해철·김상희·신동근 탈락
- "도화선에 불을 지폈다"... '런종섭' 용산 자충수되나
- 한미훈련 중단하자는 트럼프도 '반미종북'인가
- 저출생에 280조 헛돈 쓴 나라...'이것'부터 의무화해라
- 방역전문가 이재갑의 탄식 "학생 보호못한 의대 교수, 자격없어"
- 총선 코앞에 '북핵 컨트롤타워' 무너트린 윤석열 정부
- 후진국 산재 반복... 떨어지고 끼이고 깔려서 수십 명이 죽었다
- "국민의힘 시의원께서 해결해주시어..." 수상한 가정통신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