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와인' 보리우 빈야드…"높은 한국인 눈높이 맞출게요"

구은모 2024. 3. 14. 0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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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레버 덜링 보리우 빈야드 수석 와인메이커 방한
120년 역사의 美 나파밸리 러더포드 지역 와이너리
80여년간 백악관 만찬에 사용된 '백악관 와인'
"클래식 나파 밸리 와인의 표준 정립"

"보리우 빈야드는 120년이 넘는 오랜 역사와 수준 높은 양조 기술을 통해 풍부한 풍미를 자랑하는 클래식 나파 밸리 와인의 표준을 세워온 생산자입니다."

트레버 덜링(Trevor Durling) 보리우 빈야드(Beaulieu Vineyard) 수석 와인메이커는 13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보리우 빈야드의 와인이 프리미엄 와인에 대한 높은 기준을 가진 한국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맞춰줄 수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보리우 빈야드의 와인메이커로는 처음으로 한국에 방문한 덜링 수석은 이번 방한 기간 국내 와인 애호가들과 만나 보리우 빈야드 와인의 인지도를 높이는데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덜링 와인메이커는 "한국 와인 시장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있다"며 "수십 년간 쌓아온 양조 노하우를 바탕으로 한국 소비자들에게 고품격 와인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리우 빈야드는 호주 최대 와인 기업인 트레저리와인에스테이트(TWE)가 소유하고 있으며, 하이트진로가 국내 수입을 맡고 있다.

트레버 덜링 보리우 빈야드 수석 와인메이커는 지난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광화문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미디어 행사에서 와이너리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보리우 빈야드는 1900년 프랑스 보르도 출신의 사업가 조르쥬 드 라투르(Georges de Latour)가 미국 캘리포니아주 나파 카운티 러더포드(Rutherford) 지역에 프랑스 와인과 견줄 만한 와인 제조를 목표로 설립한 와이너리다. 지난 80여년간 백악관 디너 와인으로 사용되며 ‘백악관 와인’이라는 수식어를 얻었다. 보리우 빈야드는 와인 전문 매체 와인앤스피릿(Wine&Spirits)으로부터 ‘올해의 와이너리’로 7번 선정되고, ‘와인 스펙테이터(Wine Spectator) 100대 와인’으로 7번 뽑히는 등 세계적으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보리우 빈야드 와인이 뛰어난 품질로 이름을 알린 데는 다채로운 '떼루아(Terroir·포도밭을 둘러싼 토양·기후 등 자연환경의 총체)'가 가장 중요한 역할을 했다. 온화한 지중해성 기후의 나파 밸리는 남쪽 샌프란시스코만에서 차가운 공기와 안개가 유입돼 북쪽으로 올라갈수록 기온이 높아지는데, 현재 보리우 빈야드는 따뜻한 기후의 북부 칼리스토가(Calistoga)부터 서늘한 기후의 로스 카네로스(Los Carneros) 지역까지 나파 밸리에 1100에이커(약 445만 제곱미터) 이상의 포도밭을 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다양한 기후와 지질 환경은 보리우 빈야드가 뛰어난 복합미를 지닌 와인을 생산할 수 있는 배경이 되고 있다.

미국 캘리포니아 나파밸리의 '보리우 빈야드' 포도밭 전경.

보리우 빈야드는 나파 밸리 와인 역사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 와이너리다. 그 중심에는 ‘캘리포니아 와인 산업의 아버지’로 알려진 안드레 첼리스체프(Andre Tchelistcheff)라는 인물이 있다. 파스퇴르연구소(Institut Pasteur) 출신 과학자인 첼리스체프는 1938년 보리우 빈야드에 와인메이커로 합류해 1991년까지 와이너리에 몸담으며 양조 과정에 지속적인 혁신을 일으켰다. 특히 와인 양조에 과학적인 접근을 시도해 선구적인 온도조절 발효, 스테인리스 스틸 탱크 발효, 프렌치 오크통 숙성, 동해 방지 설비 도입 등 의미 있는 변화를 주도했다. 덜링 와인메이커는 "로버트 몬다비, 조 하이츠 같은 전설 같은 인물들이 그의 제자"라며 "보리우 빈야드뿐 아니라 나파 밸리 전역의 와인 품질을 전반적으로 향상시키는데 기여한 인물"이라고 설명했다.

첼리스체프는 '러더퍼드 더스트(Rutherford Dust)'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냈는데, 이는 지금까지 보리우 빈야드의 와인을 설명하는 가장 중요한 키워드로 꼽힌다. 러더포드 더스트는 흙먼지나 코코아 파우더처럼 느껴지는 와인의 고운 질감을 말하는데, 아로마 측면에선 블랙 커런트와 블랙베리 등 검은 과실 향과 버섯과 숲속 바닥 같은 숙성 향이 특징이다. 이는 큰 일교차를 지닌 러더포드 지역의 미세기후와 포도나무에 스트레스를 줘 농축된 작은 열매를 맺게 하는 자갈과 양토, 모래가 섞인 얇은 토양층이 어우러져 만들어진다.

보리우 빈야드의 와인.

이러한 러더포드 더스트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와인이 바로 대표 제품인 '조르쥬 드 라뚜르 프라이빗 리저브 카베르네 소비뇽(BV Georges de Latour PR Cabernet Sauvignon)'이다. 1939년부터 매년 생산되고 있는 이 와인은 카베르네 소비뇽(93%)을 주품종으로 프티 베르도(7%)를 소량 혼합해 향과 풍미를 향상시켰다. 와인은 진하고 풍부한 질감을 위해 일부는 프렌치 버진 오크통에서 발효하고, 일부는 스테인리스 스틸과 콘크리트 탱크에서 발효해 과일의 신선함을 보존한다. 숙성은 프렌치 오크통에서 24개월 동안 진행한다. 우아한 과일 향과 함께 다크초콜릿, 가죽, 담뱃잎 등의 보조적인 향이 더해지며, 코코아 파우더처럼 섬세한 타닌이 특징이다.

한편 덜링 와인메이커는 2005년 문 마운틴 빈야드(Moon Mountain Vineyard)에서 와인메이커로 첫발을 뗀 이후 휴잇 빈야드(Hewitt Vineyard)를 거쳐 2017년 보리우 빈야드에 수석 와인메이커로 합류해 와인메이킹 팀을 이끌고 있다.

구은모 기자 gooeunmo@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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