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거전’ 김동준 “흔들려도 앞만 보고 달렸죠” [쿠키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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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아니다, 왕의 모습도 아니다, 아직은 아니다.' 배우 김동준은 지난 1년 동안 이 말을 줄곧 되뇌었다.
야인이던 대량원군 왕순이 현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려내며 스스로도 달라지는 걸 느꼈다.
"왕순에게 강감찬이 닮고 싶은 정치 스승이었듯이 김동준에게 최수종 역시 그랬다"는 설명이다.
1년을 현종으로 산 그는 이제 왕의 삶을 뒤로하고 새로운 인생을 꿈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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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왕이 아니다, 왕의 모습도 아니다, 아직은 아니다….’ 배우 김동준은 지난 1년 동안 이 말을 줄곧 되뇌었다. KBS2 대하사극 ‘고려 거란 전쟁’에서 그가 연기한 건 고려 8대 왕 현종. 왕 역할을 맡고도 왕이 아니라고 거듭 생각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승려로 살던 청년기부터 군주로 성장하는 과정 전반을 연기해야 해서다. 지난 12일 서울 방배동 한 카페에서 만난 김동준은 “제일 낮은 곳에서 높은 곳을 바라본다고 생각했다”며 지난날을 돌아봤다.
김동준이 처음 출연 제안을 받은 건 갓 제대했던 작년 1월께다. KBS의 정통 사극인 데다 함께 호흡하는 이는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선배 배우 최수종이었다. “감사함과 부담감이 컸던” 그였지만 이내 마음을 다잡았다. “도전하지 않으면 부담을 이겨낼 수 없다는 걸 당연히 알았기 때문”이다. 야인이던 대량원군 왕순이 현종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려내며 스스로도 달라지는 걸 느꼈다. 함께 연기한 최수종과 공동 연출진에 의지하며 조금씩 방향을 찾아갔다.
“32부작에 맞는 흐름을 찾아야 했어요. 절에서 시작해 궐로 들어와 진짜 왕으로 성장하기까지 변화를 보여주고 싶었습니다. 처음엔 ‘패기 넘치는 10대’라고 생각하고 연기했어요. 궁궐 생활을 시작하고서도 불안감을 드러내려 했죠. 왕이어도 실질적인 왕은 아니었으니까요. 하지만 점점 애민정신을 가진 왕으로 나아가요. 목소리와 발성, 눈빛까지 많은 데서 차이를 뒀습니다.”
왕다운 모습이 무엇일지 고민하던 그에게 모범답안이 된 건 최수종이었다. 사극으로만 대상을 세 차례나 탄 그는 사극계의 교과서로 불린다. 장단음을 구분해 대본을 외우는 모습이 공개돼 화제이기도 했다. 김동준은 그 모습을 의식적으로 따라 했다. “왕순에게 강감찬이 닮고 싶은 정치 스승이었듯이 김동준에게 최수종 역시 그랬다”는 설명이다.
돌이켜보면 왕순과 김동준의 처지 역시 닮았다. “쟁쟁한 선배들 앞에서 연기하는 자신”과 “갑작스레 왕이 돼 신하 앞에 섰던 왕순”이 비슷하다고 생각하자 눈앞에 답이 보였다. “실제로 느끼는 부담감을 역이용”해 왕순을 표현하려 했단다. 좋은 반응만 있던 건 아니다. 극 초반에는 연기력 논란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상처받진 않았다. “날 선 반응도 관심이자 애정”이라 생각해서다. 회차가 이어질수록 그의 의도를 알아주는 반응이 많아졌다. 응원 또한 이어지고 있다. “이제는 어딜 가도 폐하 소리를 들어요. 이름 말고 ‘고려 거란’, ‘현종’, ‘왕순’으로 불리곤 해요. 정말 뿌듯하죠.”
바람 잘 날 없던 작품이지만 그에겐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자산이다. 역사 왜곡 의혹부터 의견이 분분했던 낙마 장면, 연출진과 불화까지 많은 곡절이 있었다. 그럴 때마다 김동준은 고집스레 앞만 봤다. “내겐 매 장면을 소화하는 게 더 큰일이었기 때문”이라고 말을 잇던 그는 “흔들릴 새 없이 작품에 집중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고생한 만큼 얻은 것도 많다. 김동준은 “베테랑 선배들과 함께하며 표현 가능한 폭이 넓어졌다”고 자평했다. 1년을 현종으로 산 그는 이제 왕의 삶을 뒤로하고 새로운 인생을 꿈꾼다. 김동준은 “매번 다른 인물로 변신하는 게 연기자로서 영원한 목표”라며 “앞으로의 미래 계획도 마찬가지”라며 활짝 웃었다.
김예슬 기자 yeye@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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