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타율 0.348' 이정후, 신인왕 후보 거론..."팀을 바꿀 선수"

차승윤 2024. 3. 14. 0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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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 AP=연합뉴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이정후(26)에게 투자한 1억 1300만 달러(1488억원)가 오버페이가 아닌 '가성비' 지출이 될 수 있을까. 현지에선 벌써부터 "이정후는 팀 전체를 바꿔 줄 선수"라는 호평이 등장했다.

이정후는 14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 스코츠데일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MLB) 시범경기 신시내티 레즈와 경기에서 1번 타자·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1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을 기록했다.

첫 선을 보인 MLB 무대지만, 시범경기 성적이 나쁘지 않다. 이날 경기로 이정후의 시범경기 타율은 종전 0.318에서 0.348로 올랐다. 출루율과 장타율을 합친 OPS도 0.945로 뛰어나다. 시범경기 성적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 법이라지만, 좋아서 나쁠 것도 없다. 특히 적응이 필요한 신인 타자에게 시범경기 활약은 나쁘지 않은 지표다.

14일 경기에서는 2출루로 팀에 힘을 보탰다. 선취점을 내주고 0-1 상황에서 1회 말 선두 타자로 등장한 그는 신시내티 선발 프랭키 몬타스를 상대로 볼넷을 골라냈다. 이정후의 출루 후 샌프란시스코는 마이클 콘포토의 볼넷으로 득점권 기회를 만들었고, 호르헤 솔레어의 적시타 때 그가 득점하며 곧바로 동점까지 이뤘다.

이정후의 득점에도 샌프란시스코는 흔들렸다. 2회 초 신시내티에 홈런 2개를 맞았고, 1사 후 스펜서 스티어의 2루타, 루크 메일리의 중전 적시타로 총 석 점을 실점했다. 

팀 열세 속에도 방망이는 제대로 돌렸다. 이정후는 2회 말 두 번째 타석에서도 안타로 출루를 추가했다. 다시 만난 몬타스를 공략, 중견수 앞까지 굴러가는 타구로 안타를 더했다. 이번 시범경기 8번째 안타이자 11일 시애틀 매리너스전 이후 2경기 만의 안타였다. 샌프란시스코는 윌머 플로레스의 내야안타로 득점 기회를 이었지만, 후속타가 터지지 않아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샌프란시스코는 이후 4회 초 추가 실점을 기록했고, 이정후에게 추가 타석을 주는 대신 대타 루이스 마토스를 출전시켜 남은 경기 타석을 맡겼다.

KBO리그 통산 7시즌 타율 0.340을 기록한 이정후의 콘택트가 시범경기까진 일단 통하는 모양새다. 특유의 꾸준함 덕에 현지에서 기대치도 높다. MLB 공식 홈페이지인 MLB닷컴은 지난 13일 신인왕 후보를 소개하면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선수들 중 이정후를 1위로 꼽았다.

이정후는 13일 MLB.com이 지구 별로 선정한 수상자 후보에서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신인왕 유력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매체는 "샌프란시스코는 이번 오프 시즌 많은 부분을 추가했지만, 이정후는 구단을 가장 많이 바꿔줄 선수로 보인다"고 호평했다. 샌프란시스코가 영입한 거포 호르헤 솔레어, 올스타 3루수 맷 채프먼, 사이영상 수상자 로비 레이 등 굵직한 거물 선수들보다 이정후의 영향력이 클 거라는 뜻이다.

MLB닷컴은 "그는 샌프란시스코 홈 구장(오라클 파크)에 완벽하게 들어맞고, 팀에 딱 들어맞는 점화 플러그다. 스피드를 갖췄고 콘택트형 타자다. 그는 당신이 깨닫기도 전에 가장 좋아하는 선수가 돼 있을지도 모른다"고 칭찬했다.

계약 당시만 해도 그를 신인왕 후보로 꼽는 매체가 많지 않았던 걸 생각하면 시범경기서 보여준 모습에 의미를 담을만 하다. 계약 당시만 해도 투수 최대어로 라이벌 LA 다저스와 계약한 야마모토 요시노부가 이목을 끌었다. 그러나 야마모토는 시범경기 부진으로 평균자책점이 8.38까지 올랐다. 적어도 현 시점에서 신인왕 후보로 경쟁력은 이정후가 더 보여준 셈이다.

차승윤 기자 chasy99@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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