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 날개 꺾인 현대건설, 암운 드리운 포스트시즌

안희수 2024. 3. 14. 07:32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12일 오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여자부 리그 1위 현대건설과 2위 흥국생명의 경기. 현대건설 강성형 감독이 작전지시하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4.03.12.

여자 프로배구 현대건설이 '미리 보는 챔피언 결정전'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드러냈다. 포스트시즌(PS) 전망이 어둡다. 

현대건설은 지난 12일 수원 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3~24 도드람 V리그 여자부 흥국생명과의 6라운드 홈경기에서 세트 스코어 0-3으로 완패했다. 외국인 선수 모마 바소코가 27득점하며 분전했지만, 김연경·윌로우 존슨·레이나 토코쿠 '삼각편대'가 51점을 합작한 흥국생명 화력을 막지 못했다. 

이 경기 전까지 승점 77을 기록하며 1위를 지켰던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승점 76)에 턱밑까지 추격을 허용했다.
현대건설은 자력 우승이 가능하다. 흥국생명이 15일 GS칼텍스와의 최종전에서 승점 3을 추가하더라도, 현대건설이 16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 승점 3을 더하면 된다. 

그러나 이를 감안해도 흥국생명전 패전은 뼈아프다. PS에서 만날 가능성이 있는 흥국생명에 2연패를 당했고, 정규리그 전적(2승 4패)도 크게 밀렸다. 

무엇보다 약점이 드러났다. 현대건설은 아포짓 스파이커 모마가 맡고 있는 오른쪽 공격에 비해 아웃사이드 히터들이 나서는 왼쪽 공격력이 현저히 떨어진다. 이날 흥국생명전에서도 정지윤·고예림·위파위 시통 세 선수가 12득점에 그쳤다. 40% 이상 공격성공률을 기록한 선수도 없었다. 
아웃사이드 히터는 서브 리시브에 가담한다. 수비 부담이 있기 때문에 아포짓 스파이커보다 득점 기여가 떨어지는 게 일반적이다. 이 점을 고려해도 현대건설 왼쪽 공격력은 상대적으로 약하다. 그렇다 보니 상대 블로커들은 승부처에서 모마만 집중 마크한다. 

현대건설이 정규리그 1위를 확정해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해도 왼쪽 날개가 꺾여 있다면 어려운 경기를 할 수밖에 없다. 현재 3위 정관장은 국가대표 미들블로커 듀오 정호영과 박은진이 뛰고 있다. 2위 흥국생명은 김연경과 함께 국가대표팀을 이끌었던 김수지, 12일 기준 블로킹 부문 4위(세트당 0.608개)에 올라 있는 이주아가 네트 앞에 버티고 있다. 상대 공격 선택지가 적어지면, 블로킹 능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선수들이다. 

12일 오후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4 V리그’ 여자부 리그 1위 현대건설과 2위 흥국생명의 경기. 현대건설이 세트 스코어 3대0(22-25 25-27 25-20) 완패했다.경기종료후 강성형감독이 선수들과 얘기 하고있다. 수원=정시종 기자 capa@edaily.co.kr /2024.03.12.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12일 흥국생명전 패전 뒤 "위파위나 정지윤이 있는 쪽에서 안 풀리면 아무래도 상대가 막기 쉬워진다. 선택지가 한정된 탓에 (세터) 김다인도 토스를 할 때 답답할 수밖에 없다"라고 굳은 표정을 지어 보였다. 이어 "남은 정규리그 한 경기뿐 아니라 PS에서도 왼쪽 공격에서 결정력이 높아지지 않으면 어려운 경기를 할 것 같다. 다른 옵션을 고민해서 왼쪽을 살려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건설은 12일 흥국생명전에서 팀 리더이자 주전 미들블로커 양효진이 목 통증 탓에 제 컨디션을 발휘하지 못했다. 8득점·공격성공률 33.33%에 그쳤다. 

그동안 현대건설이 1위를 지킬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주전 미들블로커 양효진과 이다현이 7개 구단 중 가장 높은 득점력을 갖춰, 약한 왼쪽 공격력을 보완했기 때문이다. 

양효진마저 흔들리면 현대건설 공격 루트는 더 단순해진다. 현대건설은 6라운드에서 정관장·흥국생명에 모두 패했다. 큰 부담을 안고 봄 배구를 치르게 됐다. 
 
안희수 기자 anheesoo@edaily.co.kr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