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서른 넘어 첫 태극마크 단 주민규·이명재
김명석 2024. 3. 14. 07:03
‘늦게 핀 꽃이 더 아름답다’. 울산 HD 서포터스가 지난 12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 내건 축하 걸개다. 서른이 넘어 나란히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단 주민규(34)와 이명재(31)를 축하하는 걸개였다. 조금은 늦었지만 애타게 꿈꿔왔던 꿈을 이룬 이들은 “그 꽃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보여드리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오랫동안 대표팀 관련 이슈의 중심에 섰던 주민규는 마침내 태극마크의 한을 풀었다. 그는 지난 11일 발표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2차예선에 나설 축구 국가대표팀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역대 최고령(33세 333일) 대표팀 첫 발탁 선수라는 진기록도 남겼다.
주민규는 2021시즌과 2023시즌 두 차례 K리그 득점왕에 세 시즌 연속 K리그 베스트11 등 꾸준히 K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활약했다. 그런데도 유독 태극마크와는 인연이 닿지 않다, 황선홍 임시 감독의 부름을 받아 그 한을 풀었다. 황 감독은 “K리그에서 지난 3년간 50골 이상 넣은 선수는 주민규 외에 전무하다. 다른 설명은 필요 없다”고 했다.
주민규도 비로소 미소를 지었다. 그는 전북 현대와의 2023~24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을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그동안 굉장히 상처도 많이 받았고, 정말 포기하고 싶은 순간도 많았다. 특히 가족들이 상처를 많이 받았다. 그래서 포기해서는 안 되겠다, 가족들을 위해서라도 꿈을 이뤄야겠다는 생각에 하루하루를 버텼다. 결국 이렇게 좋은 날이 왔다. 포기하지 않고 결실을 맺은 것에 뿌듯하기도 하다”고 했다.
주민규에 가려 스포트라이트를 덜 받고 있지만, 이명재 역시 역대 6위에 해당하는 최고령(30세 128일) 대표팀 승선이다. 2014년 프로에 데뷔한 뒤 대표팀과 인연이 없다가 비로소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았다. 울산에서는 꾸준히 왼쪽 측면 수비를 책임지고 있다. 대표팀에서는 김진수(전북 현대)와 주전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이명재는 “대표팀에 꼭 가고 싶다는 생각으로 축구를 시작했다. 이루고 싶었던 걸 이루게 해 주셔서 감사하다. 팬들이 걸어준 걸개를 보고 울컥하기도 했다”며 “이제는 그 꽃이 얼마나 더 아름다운지를, 저희가 그 꽃이 돼서 더 보여드려야 될 것 같다. 목표를 이룬 것에 안주하지 않고 대표팀에 들어가서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의지를 다졌다.
이들의 승선은 여전히 태극마크의 꿈을 품고 있는 다른 베테랑들에게 울림을 주는 것이어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나이와 상관없이 꾸준하게 활약만 보여준다면, 언젠가는 태극마크와 인연을 맺을 수 있음을 증명해 보였기 때문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태극마크의 꿈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것이었다.
주민규는 “포기하지 않으니까 꿈을 이룰 수 있었다. 다른 선수들도 희망을 가졌으면 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명재도 “꿈을 포기하지 않으면 언젠가는 기회가 온다. 안주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면 이렇게 좋은 부름이 있지 않을까 싶다”고 다른 베테랑들을 응원했다.
울산=김명석 기자
Copyright © 일간스포츠.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일간스포츠에서 직접 확인하세요. 해당 언론사로 이동합니다.
- 판빙빙 “가장 아름다운 이영애” 한중 대표 미녀 만남에 ‘눈 번쩍’ - 일간스포츠
- 일본 선수가 태극기를? 방한 앞둔 오타니, 손가락 하트 사진으로 팬심 자극 - 일간스포츠
- 임창정 연기학원 ‘먹튀’ 피해 배우들, 결국 집단 고소 - 일간스포츠
- 정준, ♥김유지와 결별…“1년 전 각자의 삶 살기로” - 일간스포츠
- [단독] 한효주, 日톱스타 오구리슌과 로맨틱코미디 호흡..3월 촬영 돌입 - 일간스포츠
- AOMG 수장 사임, 미노이 논란 후폭풍?.. “1월 초 결정된 일” [공식] - 일간스포츠
- 손 맞잡고 다정하게…‘4월 결혼’ 포레스텔라 강형호♥정민경, 웨딩화보 공개 - 일간스포츠
- SON 덕에 입지가 확 바뀌었다…5개월 만에 방출 유력→완전 이적 눈앞 - 일간스포츠
- “훔쳐보지나 마”…서경덕 교수, 中 ‘파묘’ 억지 흠집내기에 일침 - 일간스포츠
- ‘마약 투약’ 남태현, 복귀선언…“재활센터 퇴소, 알바하며 앨범 준비 중” - 일간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