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산업은 느리다? 중후장대, 사무실에 AI 투입

황민혁 2024. 3. 14. 0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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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전자·미디어 기업과 비교해 디지털 전환 속도가 느리다는 평가를 받았던 화학, 철강, 에너지 등 '중후장대' 기업이 일하는 방식 혁신에 나서고 있다.

생산공정의 효율성 제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무실 업무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조직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도모한다.

네이버 카카오 등 디지털 역량이 곧 실적과 직결하는 회사와 비교해 석유화학, 에너지, 철강 등 '굴뚝산업'은 AI를 비롯한 신기술 활용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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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보기술(IT)·전자·미디어 기업과 비교해 디지털 전환 속도가 느리다는 평가를 받았던 화학, 철강, 에너지 등 ‘중후장대’ 기업이 일하는 방식 혁신에 나서고 있다. 생산공정의 효율성 제고에서 한발 더 나아가 사무실 업무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조직 전체의 디지털 전환을 도모한다.

네이버 카카오 등 디지털 역량이 곧 실적과 직결하는 회사와 비교해 석유화학, 에너지, 철강 등 ‘굴뚝산업’은 AI를 비롯한 신기술 활용에서 뒤처질 수밖에 없었다. 본업과 관련된 제조 효율화, 공정 자동화 등에는 적극적이지만 조직 전반에 디지털 DNA를 심기는 쉽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 기업도 사무실 능률 올리기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가동하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LG화학은 최근 계약서를 자동으로 검토하고 수정하는 AI를 도입했다. AI가 데이터화돼 입력된 표준양식, 문구, 회사의 주요 원칙 등에 기초해 분석한 후 대안 문구까지 제시한다. LG화학 측은 이 AI로 계약에 걸리는 시간을 최대 30%까지 단축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업무 시스템에는 단순 업무 자동화, ERP(전사적 자원관리) 시스템과 연계된 AI 기반 챗봇, 사내 용어까지 최대 24개국어로 번역해주는 인공지능 번역기 등을 적용 중이다.

SK가스는 업무 플랫폼 ‘i-엑셀(Excel)’을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셀을 기반으로 자체적으로 개발해 구축했다. SK가스는 엑셀 파일에 데이터를 입력한 후 다른 부서와 메일로 파일을 주고받으며 작업하는 기존 방식에 문제의식을 느꼈다. 오류가 발생하기 일쑤였고, 고용량 파일 때문에 작업이 지연되는 경우도 많았다. 이에 클라우드로 엑셀 데이터를 자동으로 연동해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SK가스 측은 i-엑셀로 같은 작업에 걸리는 시간을 연간 약 2000시간 절감할 수 있다고 추산한다. 회사 관계자는 “다른 그룹 내 계열사로부터 i-엑셀을 사용할 수 있는지를 묻는 연락이 다수 왔다”며 “타사와의 공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밝혔다.

포스코그룹도 사내 업무 시스템과 챗-GPT를 결합한 ‘P-GPT’ 플랫폼을 자체 제작해 활용 중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협업 플랫폼 ‘팀즈’를 도입해 문서 동시 작업, 데이터 분석 등을 한다. AI 기술로 자재 수요를 예측하고 적정 재고를 분석해 자동 발주하는 시스템도 도입했다.

한국무역협회 정책연구실 장유진 연구원은 “독일 중국 인도 등은 산업별 디지털 전환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지원 정책을 수립해 실행 중”이라며 “한국 정부도 기업 간 정보·기술 공유를 위한 생태계를 조성, 관련 제도 정비 등 혁신기반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민혁 기자 okjs@kmi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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