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 연대’ 중·러·이란, 중동서 해군 합동훈련…올해가 4번째
중국·러시아·이란이 지난 11일 중동에서 해군 합동훈련인 ‘해상안보벨트 2024’를 시작했다고 AP통신 등이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훈련은 15일까지 아라비아해 오만만 해역에서 실시된다. 3국 합동훈련은 2019·2022·2023년에 이어 네 번째다. 훈련에는 3개국 외에 아제르바이잔·인도·카자흐스탄·오만·파키스탄·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이 참관국으로 참여했다.
이번 훈련에 참여한 국가들의 면면을 보면 집권 5기를 앞두고 있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의 외교 전략 핵심을 파악할 수 있다. 바로 다자외교다. 중국을 중심으로 상하이협력기구(SCO)와 브릭스(BRICS) 회원국 등 이른바 ‘글로벌 사우스’(남반구나 북반구의 저위도에 위치한 아시아·아프리카·남아메리카 등의 개발도상국)를 아울러 미국과 유럽이 구축한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체제에 맞서겠다는 것이다.
특히 ‘글로벌 사우스’ 국가들은 민주주의 등 가치를 중시하는 서방과는 달리 비동맹주의 기반으로 실리를 따지는 국가들이 많아 러시아가 협력을 도모할 여지가 크다.
물론 올해에도 가장 주목해야 할 대목은 수교 75주년을 맞은 중국과의 밀착이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서방의 제재로 손발이 묶이자 중국에 기대 전시경제를 끌어왔다. 실제 양국 교역액은 전쟁 전인 2021년 1468억 달러(약 193조원)에서 2022년 1900억 달러(약 250조원), 2023년 2000억 달러(약 262조원)로 급증했다.
푸틴 대통령과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 두 차례 정상회담을 하면서 정치적 연대도 돈독히 하고 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 2월 시 주석과의 전화 통화에서 “러시아는 중국과 상하이협력기구 등 지역·국제 다자기구의 틀 안에서 소통·협조를 강화하고 서로 지지하며 다자주의를 지키고 각자의 정당한 이익을 수호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러시아는 오랜 기간 ‘러시아의 뒷마당’이라고 불렸으나 최근 미·중·러 사이에서 균형 외교에 나선 중앙아시아 5개국과의 관계 개선에도 힘쓰고 있다. 국제사회의 제재 국면에서 우회 무역로 역할을 해주는 이들 국가는 러시아로선 버릴 수 없는 카드다.
이석배 전 주러시아 대사는 지난 8일 인터뷰에서 “동해에서 중·러 합동 군사훈련을 하는 등 올해에도 러시아와 중국과의 공조는 계속될 것”이라며 “러시아의 전통적인 세력권인 중앙아시아와 북캅카스에선 관세동맹, 군사·안보 협력체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를 통해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소영·임주리 기자 park.soyoung0914@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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