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도 혐의 인정"…뉴질랜드 첫 난민 출신 의원의 추락

김은빈 2024. 3. 14. 0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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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리즈 가라만 뉴질랜드 전 국회의원. 인스타그램

뉴질랜드 첫 난민 출신 국회의원으로 주목받았지만 절도 혐의가 제기된 뒤 의원직을 사임한 여성이 법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13일(현지시간) 뉴질랜드 헤럴드 등 외신에 따르면 인권 변호사이자 뉴질랜드 녹색당 소속 의원이었던 골리즈 가라만(42)은 이날 오클랜드 지방법원에서 자신의 절도 혐의를 인정했다.

가라만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오클랜드와 웰링턴의 고급 의류매장에서 카디건 등 약 9000뉴질랜드달러(약 730만원) 상당의 옷을 훔친 혐의를 받는다.

그의 절도 의혹은 현지 언론 보도로 알려졌다. 그는 말을 아껴왔지만 지난 1월 절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의원직에서 물러났다.

당시 가라만 전 의원은 성명을 통해 "내 행동이 정치인에게 기대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며 정신 건강에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며 "나를 상담했던 정신건강 전문가는 내 행동이 극도의 스트레스에 따른 반응이며, 이전에 인지하지 못했던 트라우마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많은 이들을 실망하게 한 것에 사과하며 어떤 식으로든 이성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행동이 아니라는 것을 인정한다"며 "내 정신건강 문제 뒤에 숨고 싶지 않으며 후회할 행동을 한 것에 대해 모든 책임을 지겠다"고 밝혔다.

법원은 오는 6월 가라만 전 의원에 대한 선고를 진행할 예정이다. 외신은 유죄가 인정되면 최대 7년형에 처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가라만 전 의원은 1981년 이란에서 태어났으며 이란·이라크 전쟁 직후인 1990년 가족과 함께 뉴질랜드로 정치적 망명했다. 이후 법학을 공부해 인권변호사로서 국제형사재판소에서 일하다가 2017년 뉴질랜드 국회에 입성했으며, 2020년과 2023년 국회의원 선거에서 당선됐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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