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극기에 손하트까지…오타니, 팬서비스도 특급
‘이도류(二刀流)’로 유명한 야구 스타 오타니 쇼헤이(30·大谷翔平·LA 다저스)가 13일 자신의 인스타그램 스토리에 태극기와 함께 손가락으로 하트를 만든 사진을 올렸다. 오는 20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리는 메이저리그(MLB) 개막전에 출전할 예정인 오타니는 한국 방문을 앞두고 태극기 사진을 내걸면서 한국에 대한 애정을 표시했다.
뛰어난 실력뿐만 아니라 깍듯한 예절을 지키는 걸로도 유명한 ‘바른생활 사나이’ 오타니는 지난해 12월 LA 다저스와 역대 스포츠선수 최고 금액인 10년 7억 달러(약 9200억원)에 계약을 맺었다. 그러나 그가 2018년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당시만 해도 미국의 스포츠 평론가 스티븐 스미스를 비롯한 현지 언론은 “영어도 못 하는 아시아 선수가 무슨 메이저리그의 간판이 되느냐”며 심드렁한 반응을 보였다. 빅리그에 진출한 오타니는 당당히 실력으로 이런 비난이 틀렸음을 입증했다. 투수는 물론 타자로도 발군의 실력을 보이면서 “베이브 루스를 떠올리게 한다”라는 찬사를 받았다.
메이저리그에선 ‘오타니 효과’가 자리 잡은 지 오래다. NBC가 메이저리그의 통계를 분석한 바에 따르면 오타니가 투수로 등판하는 경기는 2022년엔 약 2000장, 지난해엔 약 3000장 이상의 티켓이 더 팔린 것으로 나타났다. 오타니가 출전하는 이번 메이저리그 서울 시리즈 입장권도 일찌감치 매진됐다.
지난해 12월 “메이저리그 우승이 목표”라며 LA 다저스로 이적한 뒤 최근엔 결혼 사실을 발표하면서 그의 주가는 더 올랐다. 이런 분위기 속에 남성 잡지 GQ 일본판은 최근 발행한 4월호 표지에 오타니의 사진과 함께 “독점! 오타니 쇼헤이와의 60분”이라는 제하의 기사를 게재했다. “도쿄의 신(新) 신사들의 초상”이라는 문구 아래 오타니의 야구 철학을 소개했다.
이 기사는 “오타니 선수는 모자를 쓰고 ‘안녕하세요, 오늘 잘 부탁드립니다’ 라고 말하며 등장했다”고 시작한다. 오타니는 총 6쪽에 달하는 인터뷰를 통해 향후 자신의 포부와 계획을 신중히 언급했다.
“40대엔 어떤 모습이 돼 있을까”라는 질문에 오타니는 “글쎄요, 그때도 가능하다면 현역으로 왕성히 활약하고 싶다”고 대답했다. 그는 또 “남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을 위해 기대치를 설정하고, 그 기대치에 부응하기 위해 계속 연습을 한다. 이런 자세로 계속 활동을 이어가고 싶다”고 말했다.
오타니는 이번 인터뷰에서도 사생활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았다. 최근 결혼한 부인이 누구인지도 밝히지 않았다. 대신 반려견 데코핀(‘딱밤이’라는 뜻)을 안고 미소 짓는 사진을 공개했다. 인스타그램 계정을 통해 결혼 사실을 알릴 때도 그는 데코핀의 사진을 함께 올렸다.
오타니는 “초등학교 저학년 시절 야구를 시작했을 때부터 취미와 같은 느낌으로 일관되게 운동을 해왔다”며 “처음엔 단순히 캐치볼이 재미있었다. 그래서 ‘빨리 주말이 돼서 야구를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완전히 놀이의 감각으로 야구를 접했다”고 털어놨다. 그는 또 “시합에서 승리한다든가, 홈런을 쳤을 때의 즐거움이 더해져서 더욱 열심히 연습을 하게 됐다. 훈련이 좋은 성과로 나타나면 정말 기뻤다. 그런 즐거움과 기쁨을 축적한 결과 오늘의 내가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야구를 하면서 부담감은 느끼지 않을까. 그는 “항상 책임을 완수하고 싶다”며 “하지만 야구를 하는 즐거움과 목표를 설정한 뒤 그것을 달성하는 즐거움을 느끼려고 노력한다”고 말했다.
GQ 일본은 “오타니는 아마 100년 후에도 전설로 남을 것”이라며 “그 전설과 동시대를 살았다는 것 자체가 행복이라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전수진 기자 chun.su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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