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초접전 EPL 우승 레이스…‘손’에 달렸다
20년 만에 우승을 노리는 아스널인가, 위르겐 클롭 감독이 이끄는 리버풀인가. 아니면 4년 연속 우승에 도전하는 맨체스터시티인가.
올 시즌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에선 우승 트로피를 놓고 치열한 3파전이 벌어지고 있다. 28라운드가 끝난 13일 현재 1위 아스널(승점 64, 골 득실 +46)과 2위 리버풀(승점 64, 골 득실 +39)이 치열한 승부를 펼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챔피언 맨체스터시티(맨시티·승점 63)는 승점 1점 차로 선두를 뒤쫓고 있다. 바로 다음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뒤바뀔 수 있는 ‘박빙의 레이스’다. 시즌 종료까지는 딱 10경기가 남았다.
미켈 아르테타 감독이 이끄는 아스널은 그 어느 때보다 우승이 간절하다. 아스널은 무패 우승을 달성한 2003~04시즌 이후 20년이 되도록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지 못했다. 지난 시즌엔 우승 문턱까지 갔다가 미끄러졌다. 아스널은 지난 시즌 초반부터 줄곧 1위를 달렸지만, 시즌 막판인 34라운드에서 2위 맨시티에게 선두를 뺏긴 뒤 결국 준우승에 머물렀다. 아스널은 올 시즌 20년 만에 우승의 한을 푸는 건 물론 내심 더블(리그·챔피언스리그 우승)까지 노리고 있다.
리버풀 클롭 감독은 유종의 미를 준비 중이다. 클롭 감독은 지난 1월 “에너지가 고갈됐다”며 이번 시즌을 끝으로 감독 자리에서 물러날 뜻을 밝혔다. 2015년 10월 부임한 클롭은 ‘몰락한 명가’ 리버풀을 재건했다는 평가를 받는 명장이다. 클롭 감독은 2018~19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 우승을 이끌며 ‘리버풀 전성시대’를 열었다. 2019~20시즌엔 30년 만의 EPL 우승까지 차지했다. 2021~22시즌엔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과 리그컵까지 석권했다. 클롭 감독은 마지막 시즌을 우승으로 장식한 뒤 ‘아름다운 이별’을 하겠다는 각오다.
맨시티의 펩 과르디올라 감독은 새로운 역사에 도전 중이다. 맨시티는 2020~21시즌부터 지난 시즌까지 리그 3연패를 달성했다. 만약 올 시즌에도 우승해서 4연패를 달성하면 전설의 명장 알렉스 퍼거슨이 이끌었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3연패(2회)를 넘어 역대 최다 기록을 세운다. 18골(득점 1위)을 터뜨린 ‘괴물 골잡이’ 엘링 홀란을 앞세운 맨시티는 두 시즌 연속 역전 우승을 노린다.
그런데 아스널과 리버풀, 맨시티 등이 정상에 오르기 위해선 공통으로 넘어야 할 산이 있다. 바로 ‘캡틴’ 손흥민이 이끄는 5위 토트넘(승점 53)이다. 토트넘은 3주 연속으로 우승 후보들과 차례로 맞붙는다. 4월 20일 맨시티, 4월 27일 아스널에 이어 5월 4일엔 리버풀과 맞붙는다. 더구나 이들 세 팀은 올 시즌 토트넘을 상대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토트넘은 올 시즌 맨시티와의 원정 경기에서 3-3, 아스널(원정)과는 2-2로 비겼다. 토트넘은 또 홈에서 리버풀을 2-1로 물리쳤다. 손흥민은 이 3경기에서 모두 골을 기록했다. 손흥민은 특히 아스널전에선 2골을 몰아쳤고, 맨시티를 상대로도 1골을 넣었다. 리버풀전에서도 골 맛을 봤는데, 이 골은 손흥민의 유럽 통산 200호 골이었다.
기록에서도 나타나듯 손흥민은 아스널·리버풀·맨시티 등 강팀을 만나면 ‘킬러 본능’을 발휘한다. 손흥민은 맨시티를 상대로 8골 4도움, 아스널전에선 7골 5도움, 리버풀전에선 6골 1도움을 기록 중이다. 5위 토트넘은 비록 우승 경쟁에선 멀어졌지만, 다음 시즌 챔피언스리그 진출의 마지노선인 4위를 확보하기 위해 시즌 막판 사력을 다하고 있다. 결국 올 시즌 프리미어리그에선 토트넘 손흥민이 우승의 향방을 좌우하는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셈이다.
피주영 기자 akapj@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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