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봉주 "당사자에 사과"…목함지뢰 피해 용사 "연락 못 받았다"
'DMZ(비무장지대)서 발목지뢰 밟으면 경품으로 목발 주자'는 과거 발언으로 파문을 일으킨 더불어민주당 정봉주 서울 강북을 후보가 "당사자에게 사과했다"고 해명했지만, 당사자인 북한의 목함지뢰 피해 용사들은 정 후보로부터 연락이나 사과를 받은 적이 없던 것으로 확인됐다.
2015년 8월 4일 경기도 파주시 DMZ에서 순찰 도중 북한이 매설한 목함지뢰 폭발로 다친 육군 제1보병사단 소속이었던 김정원 상사(진)는 13일 TV조선에 '(정 후보가 언급한) '당사자'가 누구인지 모르겠지만, 아무런 연락도 사과도 받은 적 없다"고 말했다. 그는 "정 후보가 어떤 의도로 그런 발언을 했는지 이해가 안 된다. DMZ에서 지뢰로 다친 장병 모두를 칭했다면 그것도 그들에 대한 명예를 훼손한 것"이라고 했다. 목함지뢰 사건의 또 다른 당사자인 하재헌 예비역 중사도 '사과를 받은 적 없다'는 입장이다.
정 후보는 2017년 6월 14일 자신이 운영하는 유튜브 채널 '정봉주의 전국구'에서 평창올림픽과 관련 북한 스키장 활용방안에 대해 대화를 하던 중, 'DMZ에 멋진 거 있잖아요? 발목지뢰 DMZ에 들어가서 경품을 내는 거야. 발목 지뢰 밟는 사람들한테 목발 하나씩 주고'라며 패널들과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2015년 8월 4일 경기 파주시 DMZ에서 발생한 '목함지뢰 폭발' 사건을 염두에 두고 한 발언으로 해석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정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서 "과거 목발 경품 발언 직후 당사자께 직접 유선상으로 사과드리고 관련 영상 등을 즉시 삭제한 바 있다"며 "그때나 지금이나 같은 마음으로 과거 제 발언에 대해 정중히 사과드린다"고 해명했다.
구체적인 당사자가 언급되진 않았지만, DMZ에서 지뢰로 다친 용사들이 '연락이나 사과를 받은 바 없다'고 나서면서 논란은 쉽게 사그라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는 이날 예정됐던 '김어준의 겸손은 힘들다 뉴스공장' 방송 출연을 돌연 취소했다. 진행자 김어준 씨는 "(정 후보가) 스튜디오까지 왔다가 '아무래도 선거를 조용히 치르는 게 맞겠다'며 돌아갔다"고 밝혔다.
정 후보는 서울 강북을 경선에서 현역 박용진 의원을 꺾고 공천장을 획득했다.
한지혜 기자 han.jee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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