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경영권 분쟁, 주총 장소·의결권 대리 권유 두고 ‘장외전’
임 형제 ‘표 대결 방해’ VS 한미 ‘정당성 확보’
한미약품그룹의 경영권을 둘러싼 형제와 모녀의 갈등이 정기 주주총회 장소를 두고 또 한 번 격화됐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 대표 형제는 오는 28일 열리는 한미사이언스의 제51기 정기 주총 개최 장소가 서울 송파구 한미약품그룹 본사가 아닌 경기도 화성시 라비돌호텔로 결정된 것에 대해 의문을 표했다.
임 형제 측은 “한미약품과 한미사이언스는 2002년 본사 옆 교육회관, 2003년 이후 줄곧 송파구 한미타워에서 주총을 진행했다”며 “상장 이후 최초로 서울에서 2시간 이상 소요되는, 법인 소재지 근처 외부 시설인 라비돌호텔에서 하는지 그 ‘저의’가 궁금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본점 소재지인 화성시 팔탄 공장 부근으로 주총 장소를 옮긴다 할지라도 스마트 플랜트 건물 식당 등 충분히 그룹 건물을 활용할 수 있는데 본점 소재지와도 멀리 떨어진 제3의 장소를 기획하게 된 배경이 몹시 의문스럽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이번 주총에는 임 형제와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임주현 한미약품 사장 간 경영권 분쟁을 일단락 시킬 수 있는 이사회 구성원 신규 선임 안건이 상정됐다. 양 측은 각자 5건, 6건의 이사 선임 안건을 올렸다. 주총에서는 이를 두고 ‘표 대결’이 펼쳐질 전망이며 이사회 정원 10명 중 과반을 차지하는 쪽이 사실상 경영권을 쥐게 된다.
이에 임 형제 측은 한미사이언스 측이 교통편이 좋지 않은 제3의 장소를 ‘일부러’ 섭외해 표 대결을 방해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주총 장소 선정 배경에 대해 ‘절차적 정당성 확보’라고 설명했다. 한미사이언스 측은 “그동안 당사는 특별한 경영상황 관련 이슈가 없어 주주 편의를 위해 서울 본사에서 주총을 진행해 왔다”며 “다만 이번 주총은 표 대결이 예정돼 있어 절차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헀다”고 말했다.
상법 제364조에서는 ‘주주총회는 정관에 다른 정함이 없으면 본점 소재지 또는 이에 인접한 지에 소집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 한미사이언스 정관에도 역시 ‘주주총회는 본점 소재지 또는 그 인접지역에서 개최한다’고 규정돼 있다.
또 팔탄 공장 내 시설 활용을 하지 않은 점에 대해서는 “이번 주총은 예년과 달리 최소 3시간 이상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팔탄공장에는 700여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는 바 팔탄공장 식당에서 주총을 개최할 경우 임직원들이 식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팔탄공장은 엄격한 기준에 의거해 운영되는 의약품 생산시설로 다수의 외부인이 공장을 방문할 경우 시설 오염에 대한 우려를 하지 않을 수 없다”며 “이번 주총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진 만큼 충분한 인원 수용과 편의 제공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이르러 쾌적한 시설을 검토했다. 인근 역과 장소간 왕복버스 운영 등을 통해 주주들의 접근성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임 형제는 주총 장소 선정에 대한 의혹 제기와 함께 의결권 대리와 관련한 사항을 언급했다.
임 형제 측은 이날 입장문에서 “예상치 않게 정해진 장소로 인해 직접 차여가 어려워진 많은 주주님들께서는 정관에 명시된 전자투표로 3월 18일부터, 형제가 제안한 의결권 대행사를 확인하신 후에는 15일부터 연락주시어 최대한 편리하게 권리와 재산을 보호받으실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여러 법무, 재무, 금융 전문가들과 논의를 통해 ‘한미의 미래 전략’을 완성했다”며 “5년 안에 순이익 1조원, 시가총액 50조원 티어 진입. 장기적으로는 제2의 현대기아차 그룹처럼 시가총액 200조 티어에 진입이 가능한 계획을 현실화할 수 있도록 소중한 의결권을 행사해 주시길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이에 한미사이언스 측은 “주총 장소 선정에 대해 ‘저의가 궁금하다’, ‘의문스럽다’ 등으로 표현하며 소액주주들에게 의결권 위임을 호소하고 의결권 대리행사 권유기간 이전에 권유행위를 간접적으로 행하는 것은 자본시장법 위반 가능성도 있는 바, 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Copyright © 데일리안.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몸에 정액 좀 닿았다고 바로…" 고통받는 여자들 '쇼크'까지
- '설마'했던 의사들…면허정지 절차 밟자 당황 "진짜 할 줄이야"
- "이재명은 와서 욕만…" 한동훈, 영등포 찾아 '철도 지하화' 실천 강조
- "란제리만 입은 일본 AV배우를…" 성인엑스포에 여성단체 발끈
- 민주당 경선 '슈퍼 수요일'…비명횡사냐 전해철 극적 생환이냐
- 날 밝은 '운명의 11월'…김혜경 '先유죄', 이재명 대권가도 타격 전망은
- 한동훈, 당원게시판 논란에 첫 입장…"분열 조장할 필요 없다"
- '공천 개입 의혹' 명태균·김영선 구속…"증거 인멸 우려"
- ‘민희진 플랜’대로 흘러가나…뉴진스, 어도어에 내용증명 초강수 [D:이슈]
- 멀티홈런에 호수비…한국야구 구한 김도영 [프리미어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