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전방위 조사에…알리 “소비자 보호 조치 상향 예정”
中 알리와 핫라인 구축…국내 플랫폼 역차별 없앨 것
중국 직구 플랫폼인 알리익스프레스를 향한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다. 최근 열기로 한 기자 간담회도 갑자기 취소하면서 업계에선 다양한 추측이 나온다.
당초 알리익스프레스는 12일 개최 예정이던 간담회에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시장 진출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을 소개하고, 자사 고객 서비스 관련 내용도 공개할 예정이었다. 이에 대해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부득이한 사정으로 취소하게 됐다”고 밝히며 향후 일정은 검토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알리익스프레스 등 해외 직구 플랫폼을 겨냥한 전방위 압박에 나서자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고 있다.
알리익스프레스, 테무 등 중국 온라인 플랫폼에서 소비자 피해가 속출하자 정부는 본격 대응에 나섰다. 일정 규모 이상의 해외 사업자는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하도록 전자상거래법 개정을 추진한다.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도 국내법이 차별 없이 집행될 수 있도록 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13일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이 담긴 ‘해외 온라인 플랫폼 관련 소비자 보호대책’을 발표했다.
공정위는 우선 상반기 중 한국소비자원과 해외 플랫폼 간 핫라인을 구축해 소비자 피해 대응을 강화한다. 첫 핫라인 대상은 알리익스프레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박세민 공정위 소비자정책국장은 “소비자원과 핫라인 구축에 긴밀히 대응하고 온라인 플랫폼의 소비자 불만 전담 창구를 확대 운영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알리익스프레스 측은 “규제 당국에서 발표한 내용을 잘 인지하고 있으며, 당국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며 “소비자 보호 조치 역시 업그레이드 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공정위는 독과점 지위 형성을 위한 해외 온라인 플랫폼의 경쟁제한 행위와 국내 입점업체 대상 거래상 지위 남용 행위 등 공정거래법 위반 행위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한다.
아울러 ‘해외직구 종합 대책 TF’를 구성해 범정부 대응 체계를 구축할 예정이다. 또 소비자안전기본법 제정안을 하반기 발의하는 등 해외 위해물품 실무협의체 활동의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박 국장은 “국내 플랫폼에 대한 역차별 우려를 해소하고 해외 사업자의 국내법상 의무 준수를 강화하기 위해 신속한 대책 마련이 필요해졌다”며 “소비자 피해가 다양한 이슈와 연계돼 피해 상황의 점검 및 대응 필요성도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소비자 피해 우려가 큰 4대 주요 항목에 대해선 부처간 공동 대응에 나선다. 주요 품목은 위해 식·의약품 △가품 △청소년 유해매체물(성인용품) △개인정보 침해 등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내달부터 혈당계·혈압계·양압기, 다이어트 표방 제품, 해열진통제 등을 중심으로 불법유통·부당광고 특별점검을 실시한다. 또 불법유통·부당광고에 대해 행정 처분하고 해외 온라인 플랫폼에 광고물 등 차단을 요청하기로 했다.
특허청과 관세청은 해외직구 물품이 거치는 통관 국경 단속을 강화해 가품 해외직구를 원천 차단한다. 통관 단계의 가품 적발 근거를 명확히 하기 위해 올 하반기 중 상표법 개정을 추진한다.
한편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주요 해외 직구 업체를 대상으로 개인정보 수집·처리에 대한 조사를 진행 중에 있다. 개인정보보호법상 개인정보 처리방침, 국외이전, 안전 조치 의무 등을 적절히 준수했는지를 점검한다는 방침이다.
개인정보위 관계자는 “현재 조사가 진행 중에 있는 상황”이라며 “사회적 이슈이기도 한 만큼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중국 플랫폼을 활용한 직구 규모는 급증하고 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업체인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등에 따르면 ‘알테쉬’로 불리는 중국 쇼핑몰의 지난 1월 월간 이용자 수는 1509만명에 달한다. 이는 쿠팡(2982만명)의 51%에 육박하는 수치다.
김한나 기자 hanna7@kuk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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