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주엽, 먹방 찍느라 농구부 소홀"…휘문고서 탄원서 나왔다
휘문고등학교에서 감독(전임 코치)을 맡고 있는 '농구 전설' 현주엽이 근무 태만 및 특혜 등의 논란에 휘말렸다.
13일 한국일보는 휘문중·고 농구부 관련자 및 학부모, 휘문고 재단 관계자들의 증언과 녹취록, 서울시 교육청 제기 민원과 탄원서 등을 근거로 현 감독이 논란에 휘말렸다고 보도했다.
한국일보 보도에 따르면 익명의 휘문고 농구부 학생 및 학부모는 서울시 교육청에 현 감독에 대한 탄원서를 냈다. 탄원서에는 ▶고등학교 농구부의 파행운영 ▶현 감독에 대한 겸직 특혜 ▶현 감독의 갑질·학생차별·따돌림·언어폭력 ▶채용 과정에서의 부적절성 등의 문제가 현 감독 부임 이후 나타났다는 주장이 담겼다.
탄원서의 핵심은 현 감독이 방송이나 유튜브 촬영 등으로 인해 훈련과 연습에 자주 불참했고 아예 훈련과 연습 경기를 거른 적도 있다는 주장이다. 실제로 지난 1월 11일 서울의 한 고교와 휘문고의 연습경기에 현 감독은 케이블 채널 방송 촬영 일정으로 불참했다고 전해졌다.
현 감독은 '먹방 요정', '먹보스' 등의 별명을 얻을 만큼 '먹방'으로 대중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다. 유튜브 채널 '먹보스 쭈엽이'도 운영하고 있는데 구독자 수가 76만 명이 넘는다.
보통 고교 농구부 감독은 지도자 업무만 전임으로 맡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물론 교장 재량 하에 겸직을 할 수는 있지만 학교운영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현 감독 선임 당일 학교 관계자가 "채용되면 학교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는데 지켜지지 않았다는 게 탄원서에 나타난 주장이다.
아울러 현 감독이 보조 코치로 자신의 고교 선배를 선임했는데 해당 코치가 과거 휘문고 농구부 면접에서 탈락한 이른바 '부적격자'라는 주장도 나왔다.
그 뿐만 아니라 현 감독이 자신의 아들 2명이 소속된 휘문중학교 농구부 지도자들에게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전국대회 우승 및 준우승을 이끌어 평가가 좋은 감독을 해임시키는 데 관여했다는 것이다. 이 밖에 현 감독 자녀들이 훈련 관련 특혜를 받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부 학부모들은 현 감독의 이런 행동들에 대해 학교와 재단도 방조하며 사실상 일조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현주엽 "방송은 쉬는 시간에 했다" 반박
현 감독은 일련의 논란에 대해 전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다.
현 감독은 한국일보에 "방송 활동을 늘리지도 않았고 촬영도 일과 시간 이후나 주말을 이용해 한 것이며, (내가 선임한) 코치가 면접에서 왜 떨어졌는지를 듣지는 못했다. 같이 운동을 했는데 능력이 있는 분이라 판단했다"고 해명했다.
휘문중 농구부에 개입하려 했다는 의혹에 대해선 "제가 보호자 차원에서 조사에 배석을 했고, 그 과정에 압력을 행사한 적은 없다"면서 "그 이후 조사부터는 학생들이 불편할 수 있어서 배석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자녀가 훈련 특혜를 받았다는 의혹에는 "주말, 일요일, 주중 야간 등 자율훈련을 할 때 중학교, 고등학교 막론하고 그냥 다 봐준다"라고 반박했다.
한편 이날 서울시교육청은 "최근 휘문고 관련 현 감독에 제기된 민원을 접수한 뒤 휘문고 측에 사실 관계 확인 및 답변을 요구한 상황"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교육청 관계자는 "이번 주 중으로 답변서를 보내겠다는 연락을 받았다"고 밝혔다. 현장조사 여부는 답변서를 검토한 후 결정할 방침이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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