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젠 ‘AI 가전’ 전쟁...세탁기로 전화받고, AI가 화질도 끌어올린다
침체에 빠진 가전업계가 인공지능(AI)으로 돌파구를 찾는다. 고물가·고금리로 소비가 위축된 데다 결혼율도 하락세라 가전 시장이 좀체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똑똑한 두뇌를 이식한 TV·세탁건조기로 새 수요를 창출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는 13일 서울 서초사옥에서 TV 신제품 론칭 행사 ‘언박스 & 디스커버 2024’를 열고 2024년형 네오 QLED TV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신제품을 출시하며 ‘AI TV’시대를 선언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VD) 사업부장(사장)은 “올해 삼성TV가 가진 최고의 기술력을 모아 본격적인 ‘AI TV 시대’를 열겠다”라며 “TV가 집안의 여러 기기를 하나로 묶는 ‘AI 홈’의 중심이 돼 제품 간 시너지를 높이고 한 차원 높은 고객 경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TV·세탁기에도 갤럭시AI
사운드 기술에도 AI를 적용, 콘텐트마다 다른 음량 차이를 감지해 배경음 등에 다른 소리에 묻히지 않고 대화 내용을 또렷하게 들려준다. 집안에서 청소기 소음이 발생하면 소리를 자동으로 키우기도 한다. 삼성의 보안 솔루션 ‘녹스’로 보안 기능을 강화했으며, AI로 전력 사용도 최적화했다.
삼성전자는 이에 앞선 지난 11일에도 세탁기와 건조기를 합친 ‘비스포크 AI콤보’ 브리핑을 개최하고 자사 신제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가 개발에만 3년을 쏟아 부었다며 올해의 야심작으로 꼽은 이 세탁건조기에도 AI 기능이 탑재돼 있다. 이무형 삼성전자 DA(가전)사업부 CX팀장(부사장)은 “AI 기능을 구현하기 위해 패밀리허브 냉장고에 쓰인 고사양 칩을 비스포크 AI콤보에 탑재했다”라며 “AI가 세탁량과 재질, 오염도를 감지해 옷감 손상을 줄이고 물도 절약한다”라고 말했다. 세탁기의 대형 터치스크린을 통해 전화나 문자를 수신하거나 날씨 확인, 영상 콘텐트를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삼성의 가전 경쟁력은?
가전사업부를 직접 이끄는 한종희 삼성전자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은 AI 기반으로 가전의 사용성을 높여 부진한 가전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AI스마트 TV시장이 2030년까지 연평균 11.5% 성장(스카이퀘스트)가 예상되는 등 AI 가전에서 만큼은 새 수요가 창출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특히 갤럭시S24로 ‘온디바이스AI 폰’ 시장을 선도한 삼성전자는 가전에서도 AI 기술을 적극 활용할 방침이다. 가전 제품에 AI 기능을 넣는 건 타 업체들도 시도하는 트랜드지만, 삼성전자는 갤럭시 AI 스마트폰과 가전의 연결성을 특장점으로 내세우겠다는 것이다. 가전업계 관계자는 “폰에 탑재된 온디바이스 AI가 여러 가전 기기 간 정보를 통합해 스스로 학습하는 능력 등은 스마트폰 사업을 함께하는 삼성 가전만의 강점일 것”이라고 설명했다.
“질 수 없다” LG전자의 맞불 작전
기존 시그니처 모델보다 가격을 250만원가량 낮춘 일반형 세탁건조기도 이날부터 판매를 시작했다. LG전자가 지난달 선보인 고급형 ‘시그티처 트롬 워시콤보’의 출하가는 690만원으로 비슷한 컨셉의 삼성전자 비스포크AI 콤보(399만9000원)와 가격 차가 컸다. LG전자는 “딥러닝 AI DD모터를 탑재해 6가지 모션으로 맞춤 세탁·건조를 해준다”라며 “‘가전은 역시 LG’란 명성에 맞게 옷감 손상은 줄이고 에너지 효율이 높은 건조를 구현했다”라고 설명했다.
박해리 기자 park.haele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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